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학부 및 대학원 수업 현장전문가 좌담회 내용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김의태 교수님의 과목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 과정에서 현장 전문가 좌담회를 통해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에 대한 의미와 현장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2024년 10월 학부생 과정, 2025년 1월 대학원생 과정 두 차례 영상촬영으로 이뤄졌으며, 교수님의 질문에 대한 참가자들의 대답 형태로 진행되었다. 현장 전문가로 참석했던 대답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기획 - 설계 - 실행 - 평가 등의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평생교육 프로그램개발의 모든 과정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다 중요합니다. 그중에 제가 실행 과정에 주목한 이유는 “해보지 않고 알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많이 강조하는 것이 창의성입니다. 창의적인 기획은 고유의 가치를 갖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평생교육사들은 창의성에 대한 압박이 심합니다. 늘 새로운 프로그램을 요구받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은 머리에서 나올까요? 발에서 나올까요? 저는 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발품을 팔지 않은 기획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발품은 조사분석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해 보는 시도의 과정입니다. 프로그램개발 과정에 “실행”이 있다는 것은 머리로 구상한 것을 발을 비롯한 온몸으로 경험한 후 – 파일럿테스트, 실험, 시범 등 - 그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가치를 담아 최종적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시도의 과정은 평생교육사가 기획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의미 있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수많은 시도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며 기획의 의도가 제대로 담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습자들에게 의미 있고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실행될 것입니다.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자로서 갖춰야 할 철학과 역량은 무엇입니까?
평생교육사의 개발 역량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은 ‘통찰력’이라 생각합니다. 개발 과제가 주어졌을 때 그 과제를 둘러싸고 있는 맥락을 잘 이해하고 목적지가 어디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그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지를 잘 이해하는 역량이죠. 그에 대한 해답은 교재에서 제시한 프로그램개발 이론들입니다. 그런데,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이론에서 제시하는 세밀한 과정을 하나씩 밟아가며 진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어떤 과정들은 생략되기도 하죠. 그렇다고 모형을 모르고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론을 알고 생략하는 것과 모르고 진행하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과 이론은 다르다고 말하는데, 사실
잘못된 관점입니다. 이론은 현실의 가치를 정리해놓은 것이기에, 결코 다를 수가 없습니다. 평생교육사는 이론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의 결과를 토대로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어내는 기획전문가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래의 프로그램개발자인 방송대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쓰셨던 유홍준 교수님께서 추사체에 대해 표현한 말씀을 매우 좋아합니다. “법도를 떠나지 않으면서 또한 법도에 구속받지 않았다” 말입니다. 이는 법도를 제대로 이해할 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론을 떠나지 않으면서 또한 이론에 구속받지 않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다는 것은 평생교육사가 이론을 자신의 관점으로 제대로 이해한 것이겠죠. 저의 모든 결론은 ‘배울 때는 기본에 충실한 공부를 해야 한다’입니다.
(요구)분석 - 기획 - 설계 -개발 - 홍보마케팅 - 실행 - 평가 등의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뭐니 뭐니 해도 첫 단추를 잘 꿰야하는 요구분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평생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마다 매번 요구분석을 하는 것은 현실적을 불가능하기에 평소 학습자들과 자주 소통을 하면서 간접적으로 요구를 파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전 프로그램이나 다른 프로그램 강의만족도 결과도 매우 유용한 요구분석 자료이니 평소에 강의만족도 결과 데이터 정리 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제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학습자 요구분석뿐만 아니라 지금 개발하려는 프로그램의 시대적 요구와 지역적 요구, 기관의 요구와 담당자의 요구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요구분석이 이뤄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씩 다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이 중 담당자의 요구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결국 개발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첫 고민은 담당자입니다. 그가 왜? 무엇을? 이루고자 이 프로그램을 고민했는지 그의 요구와 의도를 파악해야만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고, 개발 과정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 과정에서 경험한 이슈 중심으로 사례를 공유해 주십시오.
저는 최근 평생교육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성인진로개발 관련해 의정부시 평생학습원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성인학습진로상담가 양성과정”을 소개해드립니다. 전국 각지의 사례를 분석하고 네 개의 모듈 형태로 프로그램을 구상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실제 위탁 운영까지 하게 된 사례입니다. 4개의 모듈은 기본 이해, 기초 역량, 심화 역량, 실천 활동으로 각 모듈별 다양한 주제를 선정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기획할 때는 담당자로부터 프로그램의 결과, 학습자 특성, 운영 시간 등의 정보를 받은 후 그에 맞춰 재구조화했고, 전문가 자문(이소연 교수님, 박현규 대표님 등)을 통해 세부 내용을 설계했으며, 담당 팀장 피드백 과정을 거쳐 최종 계획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요소 하나를 꼽는다면, “포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착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담당자의 요구를 포착하는 것입니다. 첫 회의에서는 타 지역 사례와 프로그램 전반적인 것에 대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에 맞춰 네 개의 모듈을 만들었었고, 이후 회의부터는 제가 의정부 상황과 프로그램 목적에 대한 다양한 질문으로 방향성을 탐색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다소 모호한 목적과 짧은 교육 시간에 비해 많은 것을 담으려는 담당자의 요구가 기획의 가장 큰 제약요인이 되었으나, 그중 핵심적인 요구들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협의하였습니다. 이러는 협의 과정에서 두 번째 포착인 담당자의 요구를 기획자의 “필요”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없는 제약 상황에서, 꼭 필요한 요소들로 최대한의 효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하기에, 모든 상황과 맥락을 분석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포착하는 것이죠. 이러한 기획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이론 및 정책 – 실제 사례 – 방향성 탐색”의 단계로 프로그램을 설계하였고, 방향성 탐색 부분에서 학습자들의 요구와 저의 필요(또다른 포착)가 만나 후속 과정 및 활동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마무리하며, 담당자가 처음 고민했던 요구를 계속 이어 해소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자로서 갖추어야 할 철학과 역량은 무엇입니까?
철학은 가장 고전스러운 “인본주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 개발의 출발은 학습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요구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만든 평생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여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되어야겠죠. 저는 이것이 인본주의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