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 필요악!

2001년부터 시작된 평생학습도시 지정 사업은 2024년까지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98개 도시가 평생학습학습도시로 지정되어 빠른 속도로 양적 성장을 해왔다. 평생교육은 교육부 주관의 국가 정책이지만 평생학습도시는 지방자치단체 사업이기에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에 대한 지적이 2010년대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었으며,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숙제처럼 남아 있다.

이에, 평생교육법 개정 등 국가차원에서의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가 2020년부터 시행되었다.

평생교육법 제15조(평생학습도시)
①국가는 지역사회의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하여 특별자치시, 시(「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10조 제2항에 따른 행정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및 제15조의 2에서 같다)·군 및 자치구를 대상으로 평생학습도시를 지정 및 지원할 수 있다. 이 경우 이미 지정된 평생학습도시에 대하여 평가를 거쳐 재지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는 1그룹 - 특광역시의 구군청, 2그룹 - 도 산하의 시, 3그룹 - 도 산하의 군이 해마다 순환 평가를 받아, 3년 주기로 재지정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다. 2020년 1그룹을 시작으로 2021년 2그룹, 2022년 3그룹까지 1주기 재지정 평가를 받았고, 2023년부터 다시 시작해 올해 2025년 2주기 평가가 마무리된다.

재지정 평가는 서면평가와 대면평가로 이뤄지며, 평가지표는 추진체계, 사업운영, 사업성과 3개 영역에 세부평가분야와 지표를 통해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촘촘하게 이뤄진다. 평가결과에 따라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며, 이중 우수도시는 인센티브(1주기 - 사업비 지원, 2주기 - 차기 평가 면제)가 주어지고 유예받은 도시는 컨설팅을 통한 보완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후 차기 평가에서 연속으로 유예판정을 받게 되면 탈락하게 된다.

추진체계 : 사업계획, 조직 및 인력관리, 평생교육 예산, 평생교육 접근성

사업운영 :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 평생학습동아리 지원, 평생학습 네트워크 활성화

사업성과 : 평생학습 성과, 평생학습의 사회적 가치 창출, 평생교육 우수사례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가 실시된다는 말이 돌기 시작할 때부터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지표 연구 발표 및 공청회 등 현장과의 소통의 자리는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통보의 자리가 되는 등 형식적인 절차로만 작동되었다. 평가 시기가 도래하는 도시들은 하나같이 "도대체, 왜?"라는 물음표를 던진다. 이에,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에 대한 긍정과 부정적 요소를 찾아본다.

재지정 평가의 긍정적 요소

딱 하나, 기존 실적 정리와 방향성 설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됨(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정도)

재지정 평가의 부정적 요소

국가 및 교육부의 제대로 된 투입 없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산출을 요구하는 줄 세우기 평가로 인해 결과의 책임은 고스란히 해당 지자체의 몫이자 평생교육사의 책임으로 떠넘겨짐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선정에 대한 절대 지표(재지정 여부 하한선) 없이 평가가 이뤄지기에 상대평가가 될 수밖에 없어 현장에서는 소위 영혼을 갈아 넣는 서류 지옥에 빠져버림

우수도시에 대한 미미한 인센티브와 유예도시 선정의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평생학습도시들 간의 제로섬 게임 같은 결과들을 만들어 냄

기타 등등

현장의 수고로움만 가중시키면서 효과는 미미한 현재의 재지정평가는 반드시 재정리되어야 한다. 평생학습도시로써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정량지표만으로 충분히 평가를 할 수 있다. 우수도시 인센티브 제도는 별도로 시행해 정말 우수한 도시에 걸맞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면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의 본질적인 목적인 평생학습도시의 지속적인 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현실적인 국가 정책과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매년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 컨설팅을 다니면서 현장의 수고로움에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남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들고 와서는 반찬투정하는 꼴을 언제까지 더 봐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