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영의 일상에 대한 전지적 평생학습 시점
2022년 ChatGPT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넘어 두려움마저 엄습했었다. AI 기술의 발달의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이다. 너도나도 ChatGPT 사용기를 공유하며 딴 세상 이야기처럼 무용담 또한 쏟아져 나왔다. 계속되는 업그레이드로 인해 인간사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 개인적으로 연구를 하는 나에게도 ChatGPT는 매력적인 도구가 되었다. 정보와 지식의 격차가 더욱 커지는 현대사회에서 ChatGPT 마저 무료와 유료로 나뉘며 그 격차에 한몫하고 있다는 느낌에 소심한 반기(?)를 들기도 했지만, 익숙해져서 그런지 여타의 인공지능 서비스에 비해 더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여러 비교 글들을 찾아봤지만 여전히 ChatGPT가 편하다.
올해 ChatGPT에 새로운 광풍이 불었다. ChatGPT와 지브리의 만남으로, 소위 지브리 스타일 혹은 지브리 풍의 그림 그리기는 광풍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랄 정도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서로 공유하는 지브리 스타일 그림들을 보면 디지털 포식자 ChatGPT의 위용과 아날로그 감성 끝판왕 미야자키 하야오 감성의 절묘한 컬러버레이션 향연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데뷔작인 '미래소년 코난'은 나의 어린 시절 감성의 길라잡이이자 이상향이었다. 향수에 빠져들어서 인지 나 또한 수차례 ChatGPT의 힘을 빌어 지브리 풍의 그림을 만들어냈고 공유를 주도하기도 했다. 참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이 나이에도 만화적 감수정을 품고 있었다니 ChatGPT 덕분에 나를 새롭게 발견하기 계기가 되기도 했으니, 이참에 ChatGPT와 좀 더 친해져 볼까 한다.
갑자기 몰아친 광풍은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이 광풍에 대한 분석 기사, 저작권에 대한 갑론을박, 부작용을 우려하는 비판적인 기사 등 어쩌면 별거 아닐 수 있는 바람이겠지만 AI에 끊임없이 잠식당하고 있는 우리들의 삶에 큰 우환의 징조일지도 모르니깐. 이와 관련한 기사들을 꼼꼼하게 챙겨 보면서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는 것 또한 예측하기 쉽지 않게 변화하는 세상의 모습 중 하나다.
평생학습은 세상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유행과 트렌드를 반영하기도 한다. 시대를 반영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평생교육사는 늘 세상사에 관심을 두고 두루두루 살펴봐야 한다. ChatGPT의 유용성과 유해성, 지브리 스타일의 감성과 저작권 문제, 무수히 많은 사진들이 업로드되어 어딘가 한 곳에 저장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등 이 모든 것들이 평생학습의 주요 이슈가 될 수 있다. 비단 ChatGPT와 지브리의 문제만은 아니다. 디지털 격차 및 디지털 리터러시, 지적재산권 & 초상권 & 저작권, 정보의 오남용 등 현대사회에 겪고 있는 수많은 사회적 문제와 이슈 모두 평생학습의 중요한 주제다.
여러 가지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코 베이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ChatGPT가 그려주는 지브리 풍의 그림이 무척 좋은 건 어쩔 수 없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