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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Sep 08. 2023

나는 취미가 없어

일본에서 거주하면서 일을 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받다 보면 종종 "취미가 없어서 휴일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때마다 친구에게 주변에 나가서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서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라고 말한다. 굳이 특별한 곳을 가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하나를 들고 산책을 하는 영상만으로도 좋은 콘텐츠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는 "그런 건 예쁜 여자들이 해야 사람들이 본다."라며 한사코 부정적으로 말했다. 물론, 같은 소재를 가지고 유튜브 영상을 찍는다면 수수한 남자가 말하는 영상보다 예쁜 여자가 말하는 영상이 소위 말하는 떡상할 확률이 높다. 만약 유튜브를 통해 많은 사람이 내 영상을 보기를 바라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먹고살 수 있는 전업 유튜브를 노린다면 주눅이 들 수 있다.


목표가 유튜브 수익화를 빠르게 달성해서 먹고사는 일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나는 유튜브 수익화를 빠르게 달성해 생계에 보탬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취미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무료한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더하라는 뜻이었다. 어떤 취미 활동을 하는 데에 높은 목표가 있으면 그 취미를 생산적인 일로 만들어가면서 값진 가치를 얻을 수도 있지만, 굳이 높은 목표가 없더라도 그 취미를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각보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 아무래도 한국은 어릴 때부터 무엇을 하더라도 '공부에 도움이 되는 걸 해야 된다', '장기적으로 너한테 도움이 되는 걸 해야 한다', '그게 네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는 거지?'라며 결과에 대한 집착이 심하다 보니 단순히 내가 즐기기 위한 취미 활동을 하는 게 낯선 것 같다. 취미로 어떤 활동을 하는 데에 꼭 결과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그렇다 보니 유튜브나 개인 방송,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본다면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에 크게 집착한 사람보다 하고 싶을 걸 하면서 잘 노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블로그를 하면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소위 말하는 '인플루언서'라는 딱지를 네이버에서 받아 소소하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것도 평범히 블로그를 하는 걸 취미로 즐겼던 결과였다.


이제부터 나는 한동안 여기서 취미로 시작한 블로그를 어떻게 오랫동안 꾸준히 운영할 수 있었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경계해야 할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글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빠르고 크게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라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매일의 작은 성취감을 느끼면서 즐거운 취미 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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