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태국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현 Oct 28. 2018

방콕의 야시장 아시아티크

#방콕일기 5. 점심은 방끄라짜오에서, 저녁은 아시아티크에서


방끄라짜오 호텔의 레스토랑
<트리하우스>


정신 놓고 달려 처음 자전거를 대여했던 곳으로 돌아왔다. 슬슬 방콕 시내로 나가야 할 때가 되어 그전에 빠르게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리가 고른 곳은 방끄라짜오 내 레스토랑 중 가장 유명한 듯한 <트리하우스>. 원래는 호텔을 찾다 발견한 곳으로, 호텔 겸 레스토랑인가 보더라. 선착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tip. 방끄라짜오 트리하우스 가는 법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좌회전, 자전거 대여소를 지나 길이 끝날 때까지 걸어간다. 그래 봤자 1-2분 걸리나? 길이 끝나면 우회전. 역시 얼마 안 걸으면 왼쪽으로 아주 좁은 샛길이 나오는데 그 샛길로 5분 정도 가면 트리하우스가 나온다. 샛길에서 여러 번 꺾어야 하지만 길은 하나이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음식 사진 두 장만 다르게 보정해봤는데, 죄다 이 보정으로 하면 금방 질리겠지.


레스토랑은 1층, 2층에 모두 자리가 있었는데 자전거 타느라 땀을 흘려서 시원한 1층에 자리 잡았다. 1층은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 실외가 다 있었고 2층은 야외석만 있었다. 어떤 메뉴가 좋을까 고민하다 직원분이 추천해주는 베스트 메뉴와 P가 고른 돼지 튀김을 시켰다. 베스트 메뉴와 돼지 튀김 둘 다 맛있었으나 이 중 최고는 베스트 메뉴! 괜히 베스트 메뉴가 아니네. 푸팟퐁커리 맛이 나는데 게살 대신 새우가 들어있었다. 새우는 항상 옳지. 먹고 나서도 하나 더 먹고 싶을 만큼 좋았다.


유명한 식당을 가면 으레 가장 유명한 메뉴가 있기 마련인데, 트리하우스는 딱히 검색해도 나오는 게 없었다. 그렇다면 메뉴판에서 아는 메뉴를 찾거나 아는 재료를 찾아 주문하는 게 안정적이지만 가장 안정적인 방법은 직원에게 묻는 것. 우리는 가리는 것이 별로 없었으므로 (고수만 안 들어가면 된다) 직원에게 베스트 메뉴를 추천받았다. 그리고 이는 어느 곳을 가든 다 통하는 맛있는 음식 먹는 방법으로 아직까지 실패한 적이 없다.



샴페인 잔에 담겨 나온 땡모반. 땡모반은 시원해야 제맛인데 미지근했다. 방콕에서 마신 땡모반 중 가장 비쌌지만 가장 맛없었다.



선착장으로 되돌아가는 길. 우린 이곳을 걸어서 오갔지만,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된다. 트리하우스에 자전거를 세워둘 수 있으니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다. 우린 그 생각을 못하고, 또 마침 자전거 대여소를 지나가서 겸사겸사 반납했지만.



방콕이란 도시 자체가 초록색이 넘실대지만 방콕의 그 어느 곳보다 더 푸르렀던 방끄라짜오. 거기에 자전거까지, 이 날 너무 좋았던 기억에 결국 우리는 마지막 날 한 번 더 방끄라짜오에 오게 된다.



방콕 트리하우스에서 방끄라짜오 선착장으로 수상버스를 타러 갈 때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선착장 바로 코앞에서 쏟아지기 시작해서 죽어라 뛰었더니 많이 젖지는 않았다. 무사히 수상보트를 타고 다시 방나 선착장으로.



방나 선착장에서 방나역까지는 툭툭을 타보기로 했다. 때마침 단체 툭툭이 호객 행위를 하고 있길래 단체 툭툭 탑승, 한 사람당 10바트로 가격도 저렴했다. 타고 보니 저렴할만하다. P와 인간 시장에 팔리러 가는 기분이라고 이야기했다. 닭장 속의 닭이 된 기분. 신기한 게 돈을 내릴 때 냈는데 기사님이 직접 걷지 않고 승객들이 알아서 운전석 쪽으로 가서 내야 했다.




방콕 야시장 <아시아티크>


보통 '방콕의 야시장' 하면 <아시아티크>나 <딸랏롯파이2>를 떠올린다. 이때의 우리는 방콕에 처음 간 것이라 더 많이 들어본 아시아티크에 가보기로 했다. 아시아티크에는 대관람차도 있다잖아. 이왕 가는 거 빛나는 대관람차와 함께 멋진 야경을 보고 싶었다.


2018년 7월, 두 번째 여행에서는 딸랏롯파이2에 갔는데 경치를 따지자면 딸랏롯파이2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우리가 일찍 왔던 것인지 시간이 조금 흐르자 사진 속 장소의 모든 곳이 사람으로 가득찼다.


BTS를 타고 방나역에서 시암역까지 이동, 그리고 한 번 갈아탄 후 사판탁신역까지 갔다. 사판탁신역 2번 출구로 나와 선착장에서 아시아티크까지 가는 무료 수상 버스를 탔다. 선착장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꺾으면 보이는 빨간 간판 아래로 들어가면 무료 수상 버스를 탈 수 있다.


 

5분에서 10분 남짓 수상 버스를 탄 것 같다. 같은 수상 버스지만 방끄라짜오를 갈 때와 전혀 다른 분위기. 나무가 가득한 숲 대신 (조금 낮은) 빌딩 숲을 보았다. 이도 나쁘지 않네.



강 위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아시아티크에 내리자마자 뛰듯이 화장실로 직행했다. 땡모반을 세 잔이나 마셔서 그런 건지 배가 계속 아팠는데 (그러나 땡모반을 탓할 수 없는 나는 냉방병이라 우겼다) 아시아티크에 도착했을 때 최고조에 다다랐다. 그런데 또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은 공사 중인지 임시 칸으로 보이는 한 칸만 사용 가능해서 죽기 직전까지 갔다. 이렇게까지 배 아파서 화장실을 애타게 찾아본 건 처음이네 또.



화장실에 다녀오니 한층 편해져서 여유롭게 아시아티크를 돌아봤다. 우선은 이곳에서 가장 보고 싶던 대관람차부터.



가까이에서 본 스카이 대관람차. 관람차는 오사카의 우메다에서 햅파이브를 탄 것으로 만족해서 타지 않았다. 사실 그때 시시하게 생각하고 무시하며 탔다가 후들거리는 다리를 잡고 내렸던 기억이 있어 나와 P 둘 다 매표소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관람차는 이렇게 밖에서 보는 게 최고야.


관람차를 보고 쇼핑센터를 돌아다니며 코끼리 바지를 구경했다. 짜뚜짝 시장보다 확실히 가격이 비싸다. 그렇다고 질이 좋아 보이는 것도 아니고 아예 같은 상품 같던데. 그렇지만 짜뚜짝 시장보다 훨씬 시원하고 (야시장이니 그렇다고 하기에는 방콕은 낮이나 밤이나 덥다) 훨씬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을 무시한다면 확실히 쇼핑하기에는 더 편해 보인다.



슬슬 배가 고파져서 저녁으로 푸팟퐁커리를 먹기로 했다. 네이버에 '아시아티크 푸팟퐁커리'를 검색하니 딱 이 곳만 계속 나오길래 홍보 같아 다른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렇지만 돌아보니 그곳 말고 마땅한 곳이 없어 결국 우리도 이곳으로. 홍보가 아니라 진짜 여기밖에 없구나.



푸팟퐁커리는 맛있었으나 생각보다 가격이 더 세서 놀랐다. 이게 바로 상권인가! 배고파서 먹긴 했으나 만족스러운 식사는 아니었다.



더 이상 아시아티크에서 할 것이 없어 무료 수상 버스를 타고 사판탁신역으로.





사판탁신역에서 분명 방향을 확인하고 BTS를 탔는데 정신 차려보니 우리 목적지의 정 반대 방향, 그것도 종점까지 고작 한 정거장 전이었다. 우리 둘 다 분명히 확인하고 탔는데! 종점까지는 가지 않고 알아채서 다행이다. 한 정거장이지만.


겨우겨우 호텔로 돌아와 수영장에서 몸만 담그고 있다가 나왔다. 수영을 배우긴 해야겠어.


2017년 11월 19일

캐논 EOS 6D

매거진의 이전글 방콕에서 꼭 가야 할 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