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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안 Sep 20. 2023

책 출간 후 달라진 점

일반인이  책을 낸다면?

<어쭈구리 식물 좀 하네>를 출간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책이 출간된 날이 제일 행복했던 것 같고 그날 이후로 나는 더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책이 출간되기 전이 더 편했다고 말하면 좀 과장이겠지만 지금은 '좋겠다', '너무 멋있다' '이제 작가님이네. 부러워'라는 말을 들으면 속으로 '허허허, 그럼 너도 책 낼래?'라는 말을 내뱉는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만 할 때는 책이 나오면 앞날이 술술 풀릴 것 같았다. 물론 책을 쓰는 동안은 '책 낸 사람들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책을 다 채웠지?'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다. 원고를 다 채워서 출판사에 보낸 후에는 '오. 나 쫌 하네.'라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쭈구리 발견

현실 무명작가인 나는 '아, 책 홍보 어떻게 하지?' 이 생각뿐이다. 그래서 다른 출판사나 작가가 어떻게 홍보하는지 SNS로 눈팅을 한다. 사실 특별한 게 있어 보이진 않고 내가 성실히 실행에 옮기면 되는 부분이다. 그게 제일 어렵다. 방법이야 다 알지만 실천하는 게 제일 어려운 건 누가나 다 아는 사실.


그럼 나는 무엇을 했냐. 책이 나오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출간 기념 팝업 전시를 했다. 책 출간 2주일 전에 팝업 전시가 가능한 곳을 알아보다 마음에 드는 공간이 있어서 연락을 드려 적극적으로 호소를 했다. 그림 작업실이자 카페인 공간이었다. 팝업 전시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때라 일정이 날까 싶었는데 운이 좋았던 건지 8월 중순에 일정이 잡혀 있던 다른 작가 분이 취소가 되면서 나에게 기회가 왔다.


팝업 전시를 위해 책에 실린 사진들 중 일부로 식물 굿즈를 만들었다. 포스터, 스티커, 디자인 식물 등 여러 가지를 준비하다 보니 팝업 전시 전날까지 열일을 해야 했다. 팝업 전시는 거의 지인들과 가족들의 방문으로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 속에 마무리가 되었다. 덕분에 내 인스타그램도 바삐 돌아갔다.







그래도 오프라인에서 운영하다 보니 랜덤으로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책과 내 식물을 사는 분들을 보니 신기했다. 준비해 간 디자인 식물들은 완판이 되었다. 온라인으로 그렇게 홍보를 해도 매출이 좋지 않았는데 오프라인에 나온 내 식물들은 조용히 끝까지 매출을 일으켰다.


'역시 오프라인에 나가야 될 것 같네.'


아주 중요한 경험을 했다. 온라인으로 구매자나 독자를 만나는 것에 답답함이 느껴지던 차였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켓 셀러를 모집한다는 공지가 보이면 바로바로 신청을 했다. 마켓에서는 또 어떤 사람들과 네트워크가 생길지 기대가 된다.


요즘 시대에 무명작가가 책을 판다는 건 너무 어렵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끝까지 가고 싶다. 그래서 포기를 멀리 하겠다고 마음먹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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