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래터 Jun 28. 2022

문제 정의를 하시나요? 데이터로 의사결정 하시나요?

당연한 질문과 당연하지 않은 질문

얼마 전에 어느 채용 담당자의 프로스펙팅 연락을 받았다. '인사 담당자분들은 무얼 물어보나' 싶은 호기심에 흔쾌히 수락을 했고, 점심시간을 빌려 잠깐 대화를 나눴는데,  아마도 담당자분께서 이런 질문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혹시 문제 정의를 통해 기획을 하고 계신가요?'

'팀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계신가요?'


내 기억엔 당시에 내가 동문서답을 했던 것 같았고, 나는 그게 단순히 점시시간에 경황이 없던 탓인 줄로 알았는데, 이제와 다시 생각해보니, 질문이 하도 의아해서 그랬던 거였다. 


조악한 비유지만 위의 두 질문은 '혹시 입과 코, 그리고 폐를 통해 호흡을 하시나요?' 내지는 '음식을 통해 열량을 얻고 계신가요?' 같은 질문인 셈이었다.  애당초 그게 아니라면 어떤 방법이 있는 걸까? 


그러니까 저 질문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라 '이걸 왜 굳이 물어보시는 걸까?' 싶어, 오히려 '혹시 다른 기발한 접근법을 기대하는 건가? 그런 게 있는데 나만 몰랐나?' 또는 '아니면 아무래도 "분석가"가 별도로 있지는 않은 조직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규모의 데이터를 어떤 툴/인프라로 구축해 접근하는지

그게 궁금하다는 건가? 근데 PM에게 그걸 왜 물어보지? 엔지니어나 사이언티스트가 아닌데?' 싶었고, 그러다 결국엔 동문서답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


여담으로 최근에 데이터 분석가 분들의 커리어와 실무에 관한 콘퍼런스나 아티클을 종종 보는데, (물론 '분석가'가 분들이 따로 계실 만큼의 훌륭한 조직과 팀, 특히 빅테크는 그 데이터라는 것이 칭하는 '결'과 깊이가 다양하고 또 깊겠지만) 귀동냥으로 얼핏 들은 수준이지만, 분석가 분들이 담당하시는 업무의 큰 맥락이 지금 담당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고도 느꼈다. (원래 보통 잘 모르는 사람이 다 안다고 생각하고, 디테일한 것들을 이렇게 환원주의적으로 '퉁치기' 마련이다ㅎㅎㅠ)


0) 제품을 비롯한 실험의 기획이나 가설이 정리되면

1)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로그 수집을 세팅하고(GTM이나 DB) + 잘 반영되었는지 확인하고 + 이를 관리하고(Taxonomy, DB Schema 등)

2) A/B 테스트를 설계하여 확인하고

3) 팀의 디자이너나 개발자분들도 확인할 수 있게 대시보드를 세팅하고, 실험 결과를 공유하는 것


여하튼 그러다 보니 '분석가가 저 일을 다 하면, 팀의 PM은 어떤 일을 하실까?' 궁금하기도 했고, 반면 paid 마케팅이 전혀 없는 프로덕트의 담당자로서 나는 마케팅과 GA는 거의 문외한인데 (쓰는 '툴'을 굳이 이야기하자면 Amplitude와 SQL이 90% 이상이다) 어떤 맥락, 어떤 조직, 어떤 팀에선 PM이 그걸 모르는 게 중대한 결격사유가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결국 조직마다, 제품마다, 그리고 시기마다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는 제각각이라서,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구성원이 가진 역량과 솔루션 역시 다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러니까 결국 누구에게 당연한 게 누구에겐 생경하고, 또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마치 새로운 이야기처럼  곱씹어보게 되는 요즘이다.



더 많은 지식과 경험, 노하우가 궁금하다면

홈페이지 방문하기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전 15화 '데이터 분석가'는 언제 필요할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