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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Jan 13. 2022

두 살과 세 살 사이

선택 장애가 여기서 올 줄이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인생의 문제들은 불현듯 어리숙한 나를 선택의 기로에 세워둔다.


엄마가 되고 가장 어려운 건 아이를 둘러싼 선택에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내 결정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니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육아휴직의 2/3가 지난 시점, 가장 큰 고민은 복직에 대한 선택이다. 복직 후 일어날 버라이어티 한 사회생활과 육아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을지 물음표다. 그렇다고 '전업주부의 생활에 만족할까'라는 질문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일도 선택이다. 복직을 하면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점이 앞당겨진다. 부모와 아이가 떨어지는 연습, 아이가 어린이집 생활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전업주부가 돼도 언젠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 텐데 시점은 언제가 좋을까. 다들 말하는 세 살까지 아이를 곁에 둬야 할까.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 엄마가 돌봐주는 게 좋다'는 이른바 '3세 신화'는 워킹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아이가 세 살까지 엄마와 애착관계를 형성해야 영아기에 발생하는 사회적 발달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반대의 경우 모성적인 양육 결핍이 문제란 연구결과도 있다.


정말 엄마와의 애착을 형성하는지에 따라 아이의 학습능력과 문제행동이 달라질까. 세 살 전에, 두 살에 아이를 어린집을 보내면 결핍이 생길까.


여전히 선택 장애를 겪고 있는 나에게 육아 고수들은 '어린이집에 아기를 보내지 않아도 신청하라'고 독촉한다.


만약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으면 복직 후에 아기를 봐주실 부모님과 이모님을 알아봐야 할 텐데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해진다.


그래도 딱 한 가지 생긴 기준이 있다. 아기가 '아파요, 싫어요'란 말을 배우기 전까진 내 곁에 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가야 너에게 집착하지 않을 거야. 나중에 때가 되면 저만치 거리를 두고 같은 보폭으로 걸을게! 우리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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