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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Jan 21. 2022

코로나 백신을 맞고 단유를 결정했다

쥬쥬야 이제 쭈쭈 없어

단유를 결정했다. 쥬쥬가 태어난 지 8개월 만이다.


쥬쥬는 이유식을 시작한 6개월부터 모유수유를 거의 하지 않았다. 이유식과 과일 떡뻥에 눈을 뜬 건지 잠자기 전, 자다가 깼을 때 등 잠결에만 쭈쭈를 찾았다.


그것도 잠깐이었다. 쥬쥬가 젖을 먹는 시간이 줄면서 모유가 많이 줄었고 언제든 단유를 해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




자율적 선택 아닌 선택


그래도 아이에게 필요한 순간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모유수유를 계속했다. 쥬쥬가 감기에 걸렸거나 예방접종으로 몸이 힘들 때 가슴에 얼굴을 부비부비 하면 언제든 젖을 물렸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단유를 결정했다. 코로나 시대에 백신 접종은 자율적 선택 아닌 선택이다.


앞으로 내가 회사에 복직하거나, 복직하지 않아도 출근하는 남편과 집에 오는 가족 등을 만나려면 마냥 백신 접종을 미룰 수 없다.


쥬쥬를 낳고 집콕 생활을 했지만 남편의 회사에서 확진자가 생기면 나와 아기가 감염된 건 아닌지 불안함에 떨어야 했다.


주말에 쥬쥬와 잠시 외출하는 것도 걱정됐다. 백신항체가 없는 우리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어떡하지. 더 치명적일 텐데. 발을 동동거렸다.


백신 항체 생긴 모유, 정말 괜찮나


문제는 백신과 모유수유의 안전성이다. 백신을 맞고 꼭 단유를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코로나, 백신 문제를 굳이 모유수유란 행위로 겪고 싶지 않다.


국내외에서 백신은 엄마의 모유가 아이에게 해롭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실제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선 백신을 접종받은 엄마의 모유를 먹은 아기에게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발견됐다.


국내에서도 모유가 아기의 위산에서 대부분 파괴되기 때문에 백신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주사를 맞아서 아기가 바이러스를 이길 힘이 생긴다면 열 번도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백만 분의 하나, 천만 분의 하나, 항체가 아닌 또 다른 바이러스를 경험하게 하면 어쩌나.


이제 고민은 아기의 백신 접종으로 넘어간다. 미국에 사는 6살 조카는 벌써 백신을 두 번이나 맞았던데, 나는 쥬쥬에게 백신 주사를 맞게 할까.


코로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빼앗고 또 하게 한다. 제발 이런 고민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백신 인간이 되는  어른들로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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