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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Jan 25. 2022

넌 커서 뭐가 될래?

우리 아기 꿈 찾기 프로젝트

전형적인 공부쟁이 A형 남자와 소싯적 좀 놀아본 B형 여자 사이에서 AB형 아기가 태어났다.


아빠는 진지하고 소심한 듯 신중한 편이다. 엄마는 흥이 많고 대범하며 매사에 적극적이다. 아기는 아빠와 엄마 둘 중에 어떤 사람의 기질을 지녔을까.




전문직 아빠와 월급쟁이 엄마


남편은 흔히 말하는 '사'자 직업, 전문직 회계사다. 국가 회계 공인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했고 내로라하는 회계법인에 들어갔다. 일반 회사로 따지는 부장님, 3년 후엔 파트너 회계사가 될 수 있다.

나는 경제신문 취재기자다. 적당히 놀고 적당히 공부하다가 미국에 유학을 갔고 국내 대학원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해 기자가 됐다.


펜을 잡은 지 13년 차, 회사에선 차장급 기자지만 세상을 흔들어 놓을 영향력 있는 언론인은 아니다. 스스로 글 쓰는 게 좋아서 시작한 월급쟁이 기자라고 부른다.


삶의 결이 다른 부부에게 아이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아이러니하게 우리는 아이에게 스스로를 닮지 말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삶이 너무 고단하거나. 해보니까 별거 아니 더라 하는 슬픈 이유에서다.


쥬쥬야, 아빠가 살아보니까 공부를 너무 많이 할 필요는 없어. 적당히 놀면서 하고 싶은 일해.


엄마는 쥬쥬가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어. 한 가지 목적을 갖고 열심히 공부해야 가능성이 열리겠지.


의사? 운동선수? 자연인?


대화는 아이의 미래 직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쥬쥬가 어른이 되면 세상이 더 많이 달라질 텐데 그때 주목받는 직업은 무엇일까.


의사는 어때. 흰 가운을 입은 사람이 주변에 한 명 있으면 가족 건강은 안심이라는데 아빠 엄마가 문과 출신이라 이과 재능은 없으려나.

아니야, 재미없게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 말고 전 세계를 뛰어다니는 운동선수가 되면 어떨까. 요즘 쥬쥬가 점퍼루에서 폴짝폴짝 뛰는 걸 보면 운동 센스는 있을 거야.


엄지 손가락을 쪽쪽 팔며 순수한 표정으로 떡뻥을 먹는 아기를 두고 우리의 대화는 제법 진지하다.


우리는 알고 있는 수많은 직업이 입 밖으로 나온 후에는 자연에서 행복하게 사는 자연인이 최고라며 웃어버렸다.




아이가 어떤 직업을 갖든지 부모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남편과 나 역시 그렇게 자랐다. 그래서 하는 일이 고단하고 힘들 때 이 직업을 선택한 자신을 달래고 다그쳤는지 모른다.


잊지 말자. 직업은 나 자신을 보여주는 방법일 뿐이니까. 한 사람이 태어나 스스로를 나타내고 사랑하는 방법은 직업 말고도 너무 많다.


쥬쥬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잘할  있는 달란트를 달라고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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