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유례 Sep 28. 2023

그래서 눈물이 나는 걸지도 몰라요

요가 6개월차 초보자의 9월 수련 일기


종종 사바아사나에 들어갈 때 울컥하고 슬퍼진다는 내게 해솔이가 말했다. “요가엔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과정이 담겼대요. 사바아사나를 ‘송장 자세’라고 하잖아요. 마치 죽음의 순간 같아서 눈물이 나는 걸지도 몰라요. 저도 가끔 그러거든요.”


긴긴 세월이 주마등같이 지나간다는 게 이런 뜻일까. 걸음마를 내디뎠다가, 청춘의 한가운데에서 열열하도록 에너지를 뿜어내다가, 잠들어버린 듯 고요히 숨만 이어가는 일. 삶의 핵심만 짚어둔 정답지를 온몸으로 습득하며 밤마다 죽음을 맛보고 있었나 보다.


9월 한 달간 요가를 하며 마주한 고통과 희열과 기쁨 등의 복잡한 감정들. 허물어 사라질 종말이더라도 살아내야 할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요가와 삶 사이 수억만 개의 연결고리 중 하나를 발견한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영 시차라는 단어를 잊게 될지도 모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