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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섭 Mar 30. 2022

02. 키워드 분석을 통한 장사 아이템 정하기

파주 위스키바 '써드플레이스' 창업기 

내가 좋아하는 걸 팔아보자 


장사를 결심했으니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즐겁게, 오래 일할 수 있을 테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고민을 시작해본다. 고민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하나의 아이템이 머릿속에 떡 하니 떠오른다. 내가 좋아하는.. 술! 

20살이 됐을 때는 가성비 좋게 취할 수 있는 소주를 찾았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동네 편의점에 앉아 시원하게 들이켜는 맥주를 좋아했다. 한 때는 다양한 맛과 디자인이 재미있는 수제 맥주에 빠졌었고,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퇴근 후에 홀짝이는 와인의 맛을 알게 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랫동안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위스키에 푹 빠졌다. 

너무 멋있어..

'위스키'가 주는 느낌은 내가 만들고자 하는 공간과 닮아있다. 천천히 오래 즐길 수 있고, 그 여운이 길게 남는 공간. 생각해보니, 최근에 나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도 위스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직장 동료들 중에서도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위스키, 남들도 좋아할까? 


어렴풋이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진짜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건지 궁금했다. 단순히 내가 위스키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키워드사운드'라는 검색량 분석 사이트를 활용해 '위스키' 혹은 '위스키바'에 대한 검색량을 분석했다. 


우선적으로 시간에 따른 검색량의 변화를 파악했다. 검색량 그래프를 보니, '위스키'와 '위스키바'라는 키워드에 대한 검색량이 모두 상승하는 추세로 보인다. 

검색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위스키'와 비교적 검색량이 적은 '위스키바'가 한 축 안에 들어가서 위스키바의 검색량 증가 추이는 비교적 낮아 보이지만, 상대적인 수치로 비교해보면 그렇지 않다. '위스키' 검색량은 5년 전에 비해 4배가량 상승(2016년 1월 21,840건에서 2022년 1월 86,050건으로 증가)했고, '위스키바'에 대한 검색량은 6배가량 상승('위스키바'는 2016년 초에 비해 5배가량 상승(2016년 1월 630건에서 2021년 3620건으로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위스키'와 '위스키바'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어느 나이대의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지도 궁금했다. 나와 비슷한 나이대를 주 고객층으로 잡는 게 운영하기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심 '2030의 검색량이 많았으면..' 하는 기대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검색량의 절반 이상(위스키의 경우 65.8%, 키바의 경우 71.4%)이 2030으로부터 비롯됐다. 최근 들어 주변 친구들, 지인들이 위스키바에 갔던 이야기를 해주곤 했는데, 실제로 데이터로 확인을 하니 "내 친구들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확신이 생겼다. 


이제는 성별이 궁금해졌다. 고도수의 술인 위스키는 중년층의 남성들이 과거부터 주 소비층이었는데, 최근의 검색량은 어떨지가 궁금했다. 확인해보니, 여전히 남성층의 검색량이 더 많았으나 여성층의 검색량도 40% 이상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제 위스키에 대한 관심은 중년층의 남성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2-30대, 여성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위스키바" 


엄밀히 따지자면 아주 제한적이고 불완전한 정보들이긴 하다. 20대와 30대 안에서도 수많은 층이 분화될 수 있기 때문에, '2030'을 하나의 대상으로 뭉뚱그려 생각하는 건 상당히 위험하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출발지점을 생각하고, '큰 줄기'를 설정하기 위함이므로 최대한 거칠게 방향을 잡아보기로 했다. 


위스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증대는 '실제로' 존재했고, 그 관심의 중심에는 '2030'이 있었으며, 여성들의 비중도 적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2030, 여성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위스키바'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가닥을 잡았으니 이제는 컨셉을 구체화하고 실제로 만들어 낼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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