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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닉 Nov 21. 2017

미스테리어스 스킨 - 상처받은 사람들의 특징과 치유법

영화 미스테리어스 스킨(2004)




영화 <미스테리어스 스킨>은 닐(조셉 고든 레빗)과 브라이언(브래디 코베)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상처에 대한 영화입니다. 그 상처는 트라우마가 돼서 성인이 된 지금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죠. 영화는 상처를 가진 두 남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유년시절의 어떤 기억은 성인이 된 뒤에도 심지어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쫓아다닙니다. 성인들에게는 별 일 아닌 것도 소년의 마음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어른이 된 뒤에도 머릿속에서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두려움에 떨기도 합니다.


8살의 닐(체이스 엘리슨)과 야구 코치(빌 세이지)

몸에 생긴 상처는 즉각 알아챌 수 있지만, 마음의 상처는 눈으로 보이지 않죠. 특히 어린아이의 마음에 생긴 상처를 모른 채 지나가면 아물지 않고 계속 마음에 남게 됩니다.


영화 <미스테리어스 스킨>의 닐(조셉 고든 레빗)과 브라이언(브래디 코베)은 어린 소년일 때 야구 코치에게 성적학대를 당했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사람에게서였죠. 하지만 브라이언은 그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닐은 시간이 지나도 그날 있었던 일을 기억에서 지울 수 없었고요. 


상처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게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닐과 브라이언의 상반된 태도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두 가지 특징을 보여줍니다. 망각과 각성입니다. 보통은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경우 그 사람과의 기억들이 떠올라 미칠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나도 모르게 잊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요.


물론 영화 <미스테리어스 스킨>의 닐과 브라이언이 겪은 상처는 연애 중 사랑하는 사람과의 상처와는 그 결이 다릅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는 성인이 된 후의 연애 문제에도 크게 작용을 합니다. 어린 시절 예방접종을 하는 것처럼 어린 시절에 제대로 된 사랑을 주고받아야 성인이 된 후에도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으니까요.


닐(조셉 고든 레빗)과 브라이언(브래디 코베)

닐과 브라이언이 상처를 받아들이는 태도와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특징과 치유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 상처받은 사람들의 특징(망각과 각성)

8살의 브라이언(조지 웹스터) 

상처는 잊고 덮어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지만 본질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브라이언처럼 어린 나이에 기억을 덮어 둔 경우가 그러합니다.


브라이언은 자신의 상처를 전혀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합니다. 어린아이의 상상 속에서 외계인과 UFO를 만들어내고 그것 때문에 지금까지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브라이언은 어린 시절 야구 코치에 성적학대를 받고 상처받은 순간을 외계인에게 납치당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브라이언(브래디 코베)과 에이블린(메리 린 라즈스쿠브)

외계인에게 자신이 납치당했었다고 주장하는 여자에게 찾아가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녀와는 어떤 것도 공유할 수 없었죠. 


상처를 마음에 묻게 되면 잊을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처 때문에 괴롭게 됩니다. 괴로운 마음에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납득조차 할 수 없는 곳에서 이유를 찾으려는 까닭은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 볼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브라이언처럼 망각하면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하진 않지만 전혀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게 됩니다. 그로 인해 생각도 못한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도 있고요.


8살의 웬디(릴리 맥과이어)와 닐(체이스 엘리슨)

상처를 매일 떠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상처로 인해 내 인생이 변한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경우죠. 영화 속 닐(조셉 고든 레빗)은 그날의 기억을 잊지 않습니다. 닐은 어린 시절 야구 코치에 성적학대를 받고 상처받지만 그가 나를 사랑해서 그랬다고 믿습니다.


그 기억을 매일 떠올리는 이유가 절대 좋아서는 아닙니다. 영화 속 닐 역시 과거로 돌아가서 그 날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었죠. 그가 선명하게 기억하는 까닭은 그것이 상처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8살의 닐은 단짝 웬디가 지켜보는 가운데 지나가는 남자아이에게 아무렇지 않게 폭력을 행사합니다. 그리고 닐은 그 남자아이에게 유사성행위를 해서 입막음하려 하죠. 야구 코치에게 배운 행동이었죠. 닐은 그것이 비밀스러운 사랑의 행동이라고 믿었습니다. 

 

닐(조셉 고든 레빗), 에릭(제프리 리콘), 웬디(미셸 트라첸버그) 

닐은 성인이 돼서도 왜곡된 방식으로 사랑을 하게 됩니다. 닐은 남자들에게 몸을 파는 일을 하다가 몸과 마음이 망가져 버립니다.  


닐은 자신의 몸과 마음이 망가진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잊을 수 없던 그 날의 상처 때문이었죠. 그에게 그날의 기억은 잊을 수도 왜곡할 수도 없는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으니까요. 다만 아무리 그 날의 기억을 정면으로 응시한다고 해도 극복하긴 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더 망가뜨리게 되는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2.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닐(조셉 고든 레빗)과 브라이언(브래디 코베)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닐과 브라이언이 만납니다. 그 날의 상처를 공유하고 이야기하며 치유합니다. 브라이언에게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닐에겐 브라이언에게 그날의 기억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었고요.


똑같은 사건에도 사람마다 상처의 크기와 관점이 다릅니다. 닉과 브라이언처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받은 사람이 겪어야 하는 심적 고통은 어떤 면에서 같습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 위로하고 공감할 때 상처는 치료되기 시작합니다. 같은 정서 안에서 위로가 되기 때문이죠. 


과거의 상처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입니다. 유사한 경험과 기억이 있는 사람과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상처를 받아들이는 마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정서적 유대감 없이는 함께 나누기 힘들기 때문이죠.



3. 에필로그

닐(조셉 고든 레빗)

영화 <미스테리어스 스킨>의 닉이 담담하게 지난날의 기억과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상처를 받지 않고 살아갈 방법은 없겠죠. 작던 크던 마음의 상처가 생길 거고 받아들여야 하겠죠. 


그 순간 모두가 의연해 지길 바라며...



※ 이 매거진의 모든 글을 보려면 #영화처럼연애하기 를 검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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