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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곶사슴 Sep 04. 2023

확 하고 팍! 느낌 오는 이미지 있잖아요

설명하기 어려운 이미지의 세계

이미지가 별로면 보이지 않아요

정보를 전달하거나 광고를 할 때 이미지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면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이제는 텍스트의 중요성이 매우 낮아져서, 노래를 들어도 가사 전달이 거의 되지 않지만 멜로디 괜찮고 가수가 예쁘고 잘생기면 만사 오케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느낌은 진실입니다. 

첫 느낌이 좋지 않다면 그 안의 콘텐츠가 아무리 대단하고 위대한 것이라고 해도 그 누구도 보지 않는 콘텐츠가 됩니다. 반대로 내용물이 엉망진창일지라도 비주얼 하나 잘 뽑는 것 만으로도 성공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죠.


원래 그런 것이라며 한탄만 하다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비단 마케팅 영역 뿐만 아니라 사람을 만날 때에도 첫인상을 비롯한 외모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내가 부족하다면 조금 더 관리를 해야 나를 좋게 봐주는 사람이 조금이나마 늘어납니다. 흑흑


마케터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포장이 잘 되어있지 않다면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없습니다.

시선을 끌고 메시지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이미지’를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미지는 공간을 데려온다 : 그때, 그곳, 그맛

모든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입니다. 아무리 파격적인 개념과 이미지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다면 무의미한 활동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제를 모르고 미술관의 ‘무제’ 그림들을 보고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죠.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 한 장이 되겠죠.


여러 요소 중 이미지가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공간감’입니다.


지나가다 찍은 고양이 사진입니다. 글로 표현한다면 [앉아있는 고양이] 정도로 쓸 수 있겠는데요. 그 텍스트만으로는 이 공간의 특징을 전부 담을 수가 없습니다.


고양이는 출처가 모호한 발매트 위에 반쯤 걸쳐있습니다.

늦여름인지 화단에 라벤더가 피어있습니다.

햇볕이 드문드문 들어오는 것을 보았을 때 나무 그늘인 것 같습니다.

화단 뒤로 보이는 벽을 보니 아파트 화단같군요.

바닥의 보도블럭에 쓰인 벽돌의 종류는 대략 4종류입니다.


무슨 토익 리스닝 지문 같기도 한데, 제가 위에서 설명한 것 말고도 다양한 설명이 다양한 방식으로 쓰여질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생김새 등등… 사진은 한 장에서 끝나는데 말이죠.


이처럼 이미지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공간적인 요소들이 담길 수 있습니다. 텍스트로 설명하면 한오백년 걸리거나 듣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적절한 이미지 한 장이면 관객들을 내가 의도한 현장으로 불러올 수 있습니다.


길게 설명했지만, 여행사진을 볼 때를 생각하면 돼요. 시간이 지나서 까먹고 있던 여행지의 기억도 사진을 보면 그 때 그곳에 있었던 것들을 순간 떠올리고 그날의 날씨, 함께 있던 사람들 등등을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효과를 광고와 콘텐츠에서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이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얀 도화지를 보면 패닉상태에 빠집니다. 이건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군요. 머릿속에 떠올린 것이 아무리 멋지고 대단하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기술은 또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내가 아니라 기술을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위에서 이미지를 글로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말했듯, 내가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듣는 사람이 잘못 이해하거나 들을 생각이 없다면 원하는 이미지를 절대로 얻어낼 수 없습니다.



답답해서 내가 만들려고 해도 쉽지 않죠. 포토샵으로 대표되는 디자인 툴들은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정말 어려운 툴입니다. 레이어 개념, 픽셀 개념을 익히는 것 부터가 고난과 역경입니다. 타고난 센스의 문제도 어느정도 있구요.


그래서 마케터는 맨날 디자이너랑 싸웁니다.


디자이너도 사람바이 사람인지라 어떤 테마나 목표, 원하는 이미지를 주었을 때 자신이 생각하는 개선점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마니 앉아 레퍼런스 가져와라, 무슨 말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라면서 일단 프로젝트의 문제를 카피라이터나 마케터의 잘못으로 만들고 시작하는 기술이 패시브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같이 지쳐서 되대로 되란 식으로 던져놓으면 최악의 결과물을 받아들게 됩니다.

디자이너는 이미 자신의 결과물이 망한 이유에 마케터를 적어놓고 있습니다. 파국입니다.


디자이너도 헛다리를 짚기 싫은 겁니다.


제작 업무 종사자들이 일하면서 가장 듣고싶지 않은 말은 ‘아 제가 말한건 이게 아닌데…’ 일 거예요. 콘텐츠가 한 번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수정을 하는 것은 때로는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일이 되는데 명확하게 말해주지도 않으면서 이 일이 계속 반복되면 사람이 지치고 신경질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마찰없는 관계는 발전이 없습니다.

맨날 비슷한 크리에이티브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싸우지 않을 수 있다면 - 그 시간동안 차라리 작업을 한다면 그보다 좋을 것은 없기 때문에, ‘레퍼런스’라는 다른사람의 창작물을 가지고 와서 머릿속의 그림을 맞추는 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우리의 에너지는 소중하니까요.



레퍼런스를 찾는 이유

레퍼런스를 찾는다는 것은 꼭 디자이너와의 소통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레퍼런스를 찾으면서 나의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A프로젝트를 위한 레퍼런스를 찾다가 B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고, 진행하던 프로젝트 자체를 처음으로 되돌릴 발견을 하기도 합니다! 생각한 아이디어가 이미 사용한 아이디어라던가…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의사결정권자의 허락을 받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기도 해요.

MBTI의 두 번째 자리가 S인 사람들은 이성적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상상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트월킹을 하며 관악산을 오르기’ 라고 했을 때 N인 사람들은 그 광경과 쪽팔리는 감정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S들은 ‘그걸 왜 해?’라는 생각을 한 뒤 이미지조차 상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회사 중역들 - 특히 의사결정권자들 중에서는 S가 많습니다.

잡생각 안하고 이성적인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을 확률이 높거든요.

그래서 어떤 상황이나 말만 던졌을 때 이해를 못 해서 (할 생각이 없어서) 안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망상의 즐거움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


따라서 레퍼런스는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치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레퍼런스 고대로 만들면 표절이 되기 때문에 이 레퍼런스의 어떤 부분을 따오자며 설명도 하나하나 붙여줘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레퍼런스

문제는 머릿속에 떠올린 어떤 이미지의 각 요소를 찾아낸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떠올렸으나 정확히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날 수도 있고, 그런 기법을 뭐라고 부르는지 몰라서 검색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죠.


구글이라는 강력한 검색 툴은 이미지를 통해 이미지를 찾아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지만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고품질의 이미지’를 잘 찾아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레퍼런스를 좀 뒤적이는 사람들은 다양한 곳에서 이미지를 수집하기 위해 이런저런 플랫폼들을 기웃거리게 됩니다.


제가 쓰는 플랫폼은 대표적으로 이것들이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 여기서 검색을 많이 한답니다.


일러스트 - 핀터레스트

https://www.pinterest.co.kr/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자신의 작품을 올리며 포트폴리오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그리하여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걸쳐있는 사람들이라면 레퍼런스를 찾을 때 일단 이곳부터 두들기게 됩니다.


사진 - 언스플래시

https://unsplash.com/ko

사진 레퍼런스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 사이트를 소개하는 이유는 여기서 찾는 이미지들은 바로 광고에 사용해도 되는 이미지들이기 때문입니다! 저작권 걱정 없이 찾은 사진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미지들의 퀄리티도 제법 괜찮습니다.


문제점은 외국 사이트이기 때문에 사람이 나오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어색해진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손만 나와도 외국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며, 실제 우리네 환경에서 사용하는 그림이 아니게 되면 아무래도 공감요소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단일민족 성격이 강한 나라니까요…


그 외의 스톡 사이트들

셔터스톡같은 스톡 이미지를 파는 곳들이 있습니다. ‘레퍼런스’를 찾는다면 이런 곳도 찾아보면 좋습니다. 이미지만 따서 뜨려면 워터마크가 붙게 되는데요. 참조용으로만 사용한다면 크게 게의치 않아도 됩니다! 여차하면 사면 됩니다. 그렇게 안 비쌉니다. 아무거나 막 살 수는 없겠지만 이정도 제작지원도 해주지 않는다면 회사를 나와야 합니다!

자주 사용하게 된다면 월정액제같은 가격대도 있으니 진지하게 고려해봄직 하답니다.



가안 만들기

좋은 레퍼런스를 찾았다고 레퍼런스만 보여주면 So What? 한 상태가 됩니다.


찾은 이미지에 얼기설기 텍스트를 얹어서 보여주세요. 그나마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치까지 표현해서 전달한다면 만들어질 결과물이 내 생각과 크게 빗나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만든다고 해서 꼭 포토샵같이 어려운 툴을 이용할 필요는 없어요. 포토샵은 정식으로 사용한다면 매우 비싼 툴이기 때문에 마케터한테 사주지도 않는답니다. 그래서 저는 사비로 써요…


자신이 사용하기에 가장 편한 툴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파워포인트나 구글시트도 가능해요. 오히려 이미지 옆에 텍스트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허섭하게 만드는 것 보다 더 원하는 방향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요즘 힙한 이미지 도구는 피그마입니다.

https://www.figma.com/



프로그램 설치할 필요 없이 웹상에서 편집이 가능하며, 오피스 툴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다양한 편집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어서 더 나은 가안을 만들 수 있거든요. 웹 기반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작업하거나 공유하기도 편리합니다.


다 만든 다음에 ‘아 이거 아닌데’ 소리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입니다. 추가로 디자이너들에게도 최-신 툴을 다루고 있다는 약간의 만족감을 줄 수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툴을 다룬다는 것은 직무적으로도 발전한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이직에도 유리하고…



많이 보세요

광고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 - 무엇이든 많이 보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시길 바랍니다. 집에서 봤던 TV프로 또 보고 있지 말고 책이라도 읽고 나가서 미술관같은 곳도 구경가고 요즘 힙하다는 문화를 향유하세요. 하다못해 새로운 TV프로라도 시청해보세요. 레퍼런스 찾는 셈 치고 개인적인 스크랩도 해보시구요.


인풋이 없다면 새롭고 놀라운 아웃풋은 절대로 나올 수 없습니다.

다양한 문화체험은 당신의 콘텐츠를, 나아가 삶의 질도 향상시킬거예요.

꼰대같은 소리지만 진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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