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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씨네 Feb 27. 2019

'더 페이버릿 ' &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여왕은 무엇으로 사는가? 위기의 여왕들.

※두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는 아직 미개봉이니 더더욱 주의 부탁드립니다. (현재로써는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는 극장개봉없이 바로 2차 직행으로 향할 확률이 높다고 하는 군요. CGV나 메가박스에서의 특별전외에는 아직 소식이 없군요.)





여왕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 나라를 다스린다는 장점과 품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여왕은 외로운 존재인 것 같습니다. 여기 두 명, 혹은 세 명의 여왕이 있습니다. 그들은 품위를 지켜야 했고 수많은 남성들과 싸워야 했습니다.

오늘은 슬픈 여왕들을 만나러 가보려고 합니다.
18세기 영국의 앤 여왕과 16세기 스코틀랜드 & 영국의 여왕을 만나러 가보려고 합니다.
파란만장한 여왕들의 이야기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The Favourite/2018/이하 '더 페이버릿') &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Mary Queen of Scots/2018/이하 '메리, 퀸') 입니다.









16세기...  잉글랜드(영국)는 두 개로 쪼개진 상황입니다.
잉글랜드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스코틀랜드는 메리 스튜어트가 나라를 다스리는 상황입니다. 프랑스 출신이었지만 스코틀랜드의 왕비인 메리와 전통적인 왕국을 거느리는 엘리자베스... 운명의 장난처럼 메리와 엘리자베스는 사촌관계입니다.
쫓기는 몸이지만 개방적이고 유쾌했던 메리에 비해 엘리자베스는 전통 왕국임에도 무언가에 계속 쫓기는 느낌입니다. 두 사람 모두 쫓기고 있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죠. 스코틀랜드와 메리가 신경 쓰이지만 한 편으로 메리가 부럽기만 합니다. 스코틀랜드를 무너뜨리려는 계략은 끊임없이 다가왔고 단리 경은 그에게 다가와 새 출발을 제안합니다. 두 번째 결혼 이후 왕국에 소홀해지면서 이북 오빠인 모레이 백작과의 관계도 멀어집니다. 끊임없는 이간질과 음모가 어어지고 급기야 종교인들의 계략과 음모로 메리 스튜어트는 창녀라 국민들에게 비아냥 취급을 당하게 됩니다.   









시대는 지나 18세기로 흘러갑니다. 또 영국입니다. 앤 여왕이 지배하던 시절.

스페인 왕위 계승 문제로 스페인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까지 쑥대밭이 된 시기입니다. 모든 게 불안했지만 왕족들은 오리 경주나 무도회 잔치를 벌일 정도로 정신 차리지 못했고 잇따른 세금 인상안 발표에 나라는 뒤숭숭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믿을만한 사람은 그의 충신인 사라 처칠(말버러 공작부인) 뿐입니다. 하지만 말이 충신이고 말이 친한 사이이지 마치 말버러 공작부인에 의해 앤 여왕은 꼭두각시처럼 조종당하는 느낌이죠. 한편 시궁창으로 범벅이 된 땅을 밟고 지나가는 마차 한 대. 귀족 출신이던 애비게일 매셤은 한 순간 하녀로 전략해 사라의 소개로 이곳에 옵니다. 앤 여왕이 위중한 상태가 되고 이를 극복하게 도와준 덕분에 신임을 얻게 된 애비게일은 앤 여왕의 사랑을 받게 되고 반대로 사라와의 관계는 멀어집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사라의 반격이 시작되고 애비게일도 호락호락당하지만 않습니다.









역사를 모르는 '역알못'인 저에게 사실 이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은 힘듭니다. 세계사 공부하려면 오늘 하루 안에 못 끝나죠. 기본적인 지식을 아시면 좋겠지만 도입부의 자막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죠.

'더 페이버릿'과 '메리, 퀸'은 같은 영국을 배경으로 여왕들이 등장하지만 극과 극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한쪽에서는 여성들이 끊임없이 싸우고 한쪽은 나라가 어디로 팔리냐의 일종의 쟁탈전의 느낌이 강합니다. 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지만 극적인 재미를 위해 가상의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때는 갱스터 무비, 막장 드라마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기록이 남겨져 있기도 합니다. 가령 메리의 충신이자 궁중 악사인 다비드 리치오는 반대세력에 죽임을 당하는데 칼에 56차례나 찔려 죽게 됩니다. 앤 여왕 시절의 사라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동성애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마치 이 두 사람의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국정농단의 주인공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를 떠오르게 만듭니다. 거짓말 같은 막장 역사가 영국 사회에 있었다는 부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죠.

배우들의 역할들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더 페이버릿'에서는 앤 여왕의 올리비아 콜맨, 애비게일에는 엠마 스톤, 사라 역에는 레이첼 와이즈가 열연했는데 올해(2019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으로 올리비아 콜맨이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지요. '메리, 퀸'에서 메리 여왕에는 시얼사 로넌이, 엘리자베스 1세는 마고 로비가 맡아 열연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실존인물들의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은 것(물론 사진이 아니라 초상화라 실제 모습은 알 수 없으나)으로 생각됩니다.

'메리, 퀸'의 조시 루크 감독은 첫 감독 데뷔작이며, '더 페이버릿'의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더 랍스터' 등의 작품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두 작품 모두 사극이지만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려낸 부분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뭐든지 적당히 해야 옮다고 봅니다.
여성의 질투는 영국 문화를 후퇴시켰고, 남성들의 이간질은 가족 같은 사람들을 죽임에 이르게 만들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일까요? 결론은 여러분의 선택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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