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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혜린 Jan 31. 2021

HaaS, 주택도 서비스로 바뀌어 가는 중

부동산 정책과 거시 경제 현황을 통해 본 주거용 부동산의 방향과 전망

전 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


출처: KB부동산시장 리뷰 2021년 1월호


KB부동산의 주택매매전망지수와 주택전망지수는 전국 4,000여 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가격 전망을 조사하여 0~200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KB부동산시장 리뷰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전망지수는 202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으며, 주택전세전망지수는 다소 하락하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 2020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실제로 주택매매 가격과 주택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2020년 12월 10일에 발표한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 전국 주택매매 가격 상승률은 0.5%로, 5월 0.1%, 6월 0.4%, 7월 0.6%, 8월 0.5%, 9월 0.4%에 비하여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국 주택 전세 가격 또한 상승세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지속 등으로 가계대출이 당분간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택 관련 대출의 경우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 우려, 완화적 금융 여건 지속 기대 등으로 주택 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은 데다 전세자금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통화신용정책보고서」, 한국은행, 2020년 12월호, pp. 64-65)"고 밝혔다.




월세 전환 가속화


계속해서 주택 매매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중위소득 가구의 주택 취득은 점차 어려워질 것이다. 주택 구매가 어려워진 수요자들은 매매 시장에서 임차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그러나 전세 가격도 상승하고 있으며, 임대차 3 법(전·월세 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을 포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저금리로 인한 임대인의 목돈 보유 기피 현상으로 인하여 전세 시장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월세뿐이다. 주택 정책뿐만 아니라 저성장 시대 돌입, 경기 침체, 1인 가구 증가, 도심 밀집 등 인구·경제·사회학적 요인 또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2019년 기준 1인 가구는 614만 8,000가구로 전체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인 30.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의 연령이 만 20세에서 만 34세인 청년 가구의 59.2%는 1인 가구이고, 77.4%가 임차로 거주하고 있다. 청년 임차가구 중 전세의 비중은 35.1%, 월세의 비중은 64.9%이다.



출처: 조선비즈




HaaS(House-as-a-Service), 서비스로서의 주거


HaaS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등장했던 단어인 SaaS(Software as a Service)라는 단어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SaaS는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SaaS가 등장하기 이전의 소프트웨어는 고객이 제품에 대한 소유권을 구매하고, 구매한 제품을 자신의 장비에 저장하여 이용하는 라이선스 모델이었다. 그러나 SaaS는 소프트웨어를 구독하는 방식으로 기존 모델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SaaS는 제품보다는 서비스에 가깝다. 


출처: CLOUDFLARE


“Rather than selling multimillion-dollar CD-ROM software packages that took six to eighteen months for companies to install and required hefty investments in hardware and net­working, we would sell Software-as-a-Service through a model known as cloud computing. Companies could pay per-user, per-month fees for the services they used, and those services would be delivered to them immediately via the Internet, in the cloud.”
— Marc Benioff, Salesforce CEO

"우리는 기업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CD-ROM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판매하는 대신,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모델을 통해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를 판매할 것이다. 기업들은 CD-ROM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설치하는 데에 몇 달이 걸리고 하드웨어와 네트워킹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했으나, 이제는 사용자별로, 월별로 이용한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지불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서 즉시 사용자에게 제공될 것이다."
—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CEO



월세 형태의 임대주택은 SaaS의 구독 모델과 닮아 있다. 다달이 비용을 지불하며 주거 공간을 소비해야 한다면, 소비자는 같은 값에 더 편리하고 많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할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는 건설 시장의 침체로 인한 기업의 임대주택 사업 진출, 즉 공급자의 니즈와도 맞물리는 지점이다. 우리에게 SaaS라는 단어가 생소하다 하더라도 알고보면 이미 SaaS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것처럼, 부동산 분야에서도 서비스로서의 주거, HaaS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모두에게 익숙한 대표적인 해외 사례가 에어비앤비(AIRBNB)이다. 에어비앤비는 여행 중에 머무를 곳을 구하는 플랫폼 서비스로 주거용 부동산과는 목적이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현장답사나 임대차 계약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겪지 않아도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기간 동안 원하는 공간에 살아볼 수 있다. 해외의 임대주택 형태의 사례로는 스타시티(Starcity)올리(Ollie), 더 콜렉티브(The Collective), 커먼(Common) 등이 있다. 



출처: Dror Poleg




국내 사례



출처: 우주


국내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임대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주(WOOZOO)와 같이 개인 공간과 공유 공간이 혼재되어 있던 셰어하우스(Sharehouse) 형태를 시작으로 시작한 국내의 임대주택은 현재는 코리빙(Co-living)이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주거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출처: 에피소드


대기업 또한 임대주택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SK D&D는 테이블(t’able)을 통하여 임대주택 사업을 실험해본 뒤, 2020년 1월 에피소드(episode) 브랜드를 론칭하였다.

 


출처: 맹그로브


MGRV는 현대그룹 오너의 3세인 정경선 대표가 이끄는 HGI에서 분리한 자회사로, 맹그로브(Mangrove)라는 코리빙 브랜드로 2020년에는 약 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 최근에는 약 150억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출처: 커먼타운


코오롱 글로벌의 자회사인 리베토는 강남, 서래마을, 반포, 이태원 등 서울의 주요 지역에서 커먼타운(COMMON TOWN)을 운영하다가, 최근 등촌역 청년 주택을 시작으로 부동산 자산관리 사업에 진출하였다. 



출처: 홈즈

홈즈(HOMES)를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 회사로 시작한 홈즈 컴퍼니(Homes Company) 또한 최근 신세계건설이 시공한 빌리브 아카이브 남산 건물의 위탁 운영을 맡았다. 



출처: 지웰홈스, 라이프온투게더, 슬로우밀리

이 외에도 신영 주식회사의 소형 주거 브랜드 지웰홈스(G-well homes),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패스트파이브(FASTFIVE)의 라이프온투게더(Life on 2.gather), 테라랩스(Teralabs)의 슬로우밀리(Slow-milly) 등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가 임대주택을 준비하거나 시작하여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요약

○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과 1인 가구 증가 등의 경제·사회 변화로 인한 월세 전환 가속화
○ HaaS(House-as-a-Service) 형태의 주거용 부동산이 많이 등장할 것임
○ 국내에서도 이미 다양한 기업들이 임대주택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고 있음




마무리하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뿐만 아니라 저성장 시대와 제로금리 시대 돌입, 1인 가구 증가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하여 임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HaaS(House-as-a-Service) 형태의 주거용 부동산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집을 고를 때의 기준 또한 가격, 위치 등의 핵심적이고 단순한 요소들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스타일, 운영사, 부가 서비스, 커뮤니티 등 부수적이고 복잡한 요소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2030 1인 가구는 다양한 선택지를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지평이 열리고 있는 시장인 만큼 다양한 운영사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2030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들만이 등장하고 있으나, 시장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에게도 주거에 대하여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운영사와 브랜드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부동산 정책과 거시 경제 현황을 통해 본 주거용 부동산의 방향과 전망 (2) 최종화 마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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