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준비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이민.
여러분들은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 나도 이민 가고 싶다."
"무슨 이민이야. 내가 나가서 살아 봤는데, 한국이 제일 살기 좋더라."
"한국은 희망이 없어. 내 자식은 더 좋은 곳에서 살아야지. 내가 고생하더라도, 꼭 떠날 거야."
"이민 뭐... 아무나 가나. 돈 없이 가면 고생만 하는 거야. 부자들이나 가서 편하게 사는 거지."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과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반응들이 나올 법한 주제이다. 어쨌든 삶이 고단하고 팍팍할 때 새로운 돌파구를 꿈꾸는 것은 살아 있는 생명체가 갖는 너무나 당연한 본능이다. 그중에서도 '날 때부터 정해진 국가'라는 삶의 터전을 바꾸는 이민은 가장 파격적인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삶을 새롭게 셋팅할 수 있다는 희망! 그것이 우리가 이민을 낭만적이고 매력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이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이민만 떠나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는 걸까?"
중요한 것은 이민을 떠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달리 표현하면, 중요한 것은 '어떤 대안이냐'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새로운 방법으로 현재의 방법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가?'이다.
옛말에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새로운 대안이 기존의 것보다 낫기는 쉽지 않다. 기존의 것만큼의 결과를 내는 데에도 몇 배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오랫동안 살아남은 것들은 살아남을 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어 살아 남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노하우 역시 쌓였기 때문이다.
이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힘들게만 보이는 현실'과 '그것만 해결되면 더 나아질 것 같은 미래'만을 보며 이민을 꿈꾼다. 하지만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보지 못한다. 이민을 떠나고 난 뒤, 그제서야 우리는 그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게 된다.
세계 어디를 가든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고, 그곳만의 문제가 있다. 새로운 곳에서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꾼다면, 지금의 삶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새로운 터전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기본 중의 기본을 꼽으라면 필자는 언어라고 말하고 싶다. 새로운 터전에서 적응한다는 것은 낯선 사람과 친해지고 교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나라 말을 얼마나 빠르게 익히느냐'가 성공적 정착을 결정한다.
실제로 매년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필자가 운영하는 학원에는 이미 이민을 떠났던 분들이 연말 휴가겸 한국에 돌아와 기초 영어를 배우곤 한다. 그분들께 정중히 "왜 원어민이 있는 그곳에서 영어를 배우지 않고, 여기서 다시 기초를 배우세요?"라고 물으니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성인이 되어서 배우는 언어는 어릴 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아이와 달리 어른의 서투름을 사람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친구처럼 살갑게 구는 외국인 여행객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민을 떠난 곳은 현실의 공간이다. 여행자가 아닌 곳에서 이민자에게 애써 관심을 주는 착한 사람을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도 알려주지도 고쳐주지도 않는 차가운 곳. 그곳에서 스스로 언어를 배워야 한다면, 원어민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영어를 배우기 더 어려웠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
이민을 가려면 반드시 언어의 기본을 잡고 가야 한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야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갖춰져야, 부족한 부분을 부딪히며 채워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홀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힘이야 말로 한국 밖에서 살고 싶은 모든 사람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이다.
그렇다면 그 원리란 무엇인가? 단어가 나열되는 원리. 즉 우리가 우리말을 편하게 하듯 원어민이 그들의 말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언어는 생각의 표현물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그들의 방식으로 바꿔야지만 영어로 말이 되고, 영어로 들을 수 있다. 디테일한 문법, 새로운 어휘와 표현은 그 다음에 조금씩 익히고 더해 가면 된다.
영어가 가진 원리를 이해하고 부딪히면, 배움의 속도는 빨라진다. 하나의 경험이 주는 효과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영어 실력이 좋아지겠지'하면서 온갖 수모를 참지 말자. 좌절의 시간은 짧아야 한다.
이제 현명하게 적응하자!
어렵지 않다.
by 애로우 잉글리시 최재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