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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디자인 Sep 05. 2020

'카와이'해지는 프로덕트 디자인

The Kawaiization of product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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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해외 디자인 아티클을 번역하며, 추가 정보와 링크를 덧붙인 글입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나는 브랜드와 프로덕트 디자인에서 어떠한 스타일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아티클은 원래 DESK 매거진에 실렸다.)


아래 그래픽들을 보면 당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색상은 연한 편이고 부드럽게 처리되어 있고, 형태는 둥글고 타이포그래피도 얌전한 편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정확할 것 같다. 접근이 쉽고, 공격적이지 않고, 거의… 귀엽다.

한발짝 떨어져 개괄적으로 본다면, 이런 미감을 요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신은 이 현상에 대해 디자이너로서 의견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테크 분야에서 이 스타일이 확산되었는 걸 보고, 독창성이 없다고 할 지도 모른다. 어떤 이는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으로 보는 것 같다. 여기에 이 현상의 진실에 대한 단서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독창성을 희생하더라도 최근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전략적인 디자인이 아닐까 한다.


이 스타일의 장점에 대해 고려해야 할 게 있는데 — 우리 분야의 비판은 부족한 점을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 더 궁금하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뭐가 이런 현상을 촉진시키는 걸까? 기존 트렌드에 대한 반발인지 아니면 심층적으로 심리 방면에서 기인한 것인가? 최근 디자인 트렌드로 쉽게 일축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프로덕트 디자인의 카와이화(化)

‘카와이’라는 단어는 일본 문화에서 현저하다. 영어에서 가장 근접한 단어는 ‘cute’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이 단어는 옷에서부터 음식, 오락, 행동까지 모든 곳에 두루 사용되며 매력, 연약함, 아이 같거나 사랑스러움 등을 묘사한다. 내가 ‘카와이’를 이해하기로는 이는 형용사라기보다는 거의 느낌, 즉 단어 자체로서 하나의 완전한 의미를 가진다.


아기의 얼굴을 보고 미소 짓게 된다거나,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 깨물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바로 ‘카와이’다. 이런 긍정적인 느낌은 “귀엽다”라는 기존의 관점과 경험으로 변환된다. 일본에서는 그 효과를 건설현장의 소음과 불편을 줄이는 데에도 사용한다. 항공사와 일본의 경찰 권력으로 자본화되어 인식을 완화하거나 호소력을 높인다.


카와이는 디자인의 목적을 충족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아름다움이 곧 기능인 것과 같이, 카와이 또한 하나의 기능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상호 작용을 고무시키는 긍정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카와이’ 효과가 어떻게 행동을 차분하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는지에 대한 실험 연구는 수없이 많다. 심지어 치유력이 있다는 이론도 있다.


최근 트렌드를 보면, 일부 양식에서 카와이는 서구 사회에서까지 우리가 디지털 제품을 디자인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미니멀리즘이라는 명확하고 냉정한 미학으로부터 벗어나, 귀여움에 대한 심리적인 힘을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날 앱 디자인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순해진다. 은행은 파스텔톤, 둥근 모서리, 부드러운 그림자를 인터페이스에 사용함으로써 재미 없고, 기쁘지 않은 업무들을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애니모지는 온라인 대화에 사용되어 왔고, 우리의 생산적인 툴은 <동물의 숲(*닌텐도 게임. 영문판: Animal Crossing)> 같아지기 시작했다.

*애니모지: animal+emoji

우리는 ‘카와이’함으로 제품을 더욱 구미 당기게 만들거나 덜 업무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클레이메이션 스타일의 3D 손 그래픽은 디자인 툴을 우리의 친구처럼 느끼게 한다. 동그라미와 구불구불한 선은 우리의 크리에이티브 앱이 마치 파티를 위해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차분한 과 덜 날카로운 모서리는 안전함을 뜻한다. 그래서 다가가기 쉽게 느껴지고 매력적이다. 이게 카와이다.

*클레이메이션: 클레이를 이용해 만든 애니메이션


우리가 제품 디자인에서 보고 있는 것은 진화하는 미니멀리즘일 수도 있고, 이전 트렌드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 혹은 우리가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방식일 수도 있다. 연구들은 카와이에 대해 논하거나, 그것에서 비롯된 서브컬쳐의 파생물 스타일이나, 사회적 압박과 걱정을 대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단순한 트렌드에 그칠 수도 있고, 혹은 우리가 어른이 되는 것에 지쳤기 때문에 더 인간적이고, 더 어린아이처럼 되어가는 것일 수도 있다. 주어진 맥락에서 볼 때, 우리는 긍정적이고 편안한 것을 찾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가 스프레드 시트에서 이모지를 추가하는 이유일 지도 모른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cliche-cliche/85



번역 후기


다시 본격적으로 디자인 작업해보고자 마음 먹은 요즘.

어떻게 디자인을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레퍼런스를 찾아보며 한두 가지 스타일에만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유행하는 스타일을 이해하고자 아티클도 많이 찾아보고 있다.

이 글은 귀여워지는 그래픽 디자인 스타일을 일본어 '카와이'에 빗대어 'Kawaiization'이라 표현했다. '카와이'는 귀엽다, 예쁘다 라는 형용사적 의미를 넘어 문화적인 면까지 포괄하는 단어로 이해할 수 있다.


번역하며 유의했던 단어 및 표현

emerge 모습을 드러내다

unobtrusive 불필요하게 관심을 끌지 않는, 지나치게 야단스럽지 않은

proliferate 급증하다, (빠르게) 확산되다

dismiss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하다, (생각, 느낌을) 떨쳐 버리다

agitation 불안, 동요, (정치적) 소요, 시위

elicit (정보, 반응을 어렵게) 끌어내다

mundane 재미없는, 일상적인

palatable 마음에 드는, 구미에 맞는

transactional 업무적인

squiggle 구불구불한 선

muted color 차분한 색상

off-shooting 파생물, 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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