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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 Sep 01. 2020

이모지가 팀 문화에 끼치는 영향

비대면 시대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한 연구에 따르면 업무에 이모지를 활용할 경우, 팀원 간 친밀도가 향상된다고 합니다. 이모지는 텍스트와 달리 그림으로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웃는 이모지와 실제 사람의 웃는 얼굴이 뇌의 동일 부분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웹서핑 중 많은 정보가 한 번에 주어질 경우 사람들은 텍스트보다 이미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내용의 소화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기 위해 이모지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림 1] 이모지는 소셜미디어와 함께 발전했다


가장 보편적 언어, 이모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언어는 영어나 스페인어가 아닙니다. 이모지입니다. 페이스북 엄지손가락은 '좋아요'로 번역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과도 쉽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모지는 국가를 뛰어넘는 보편성을 통해 물리적 거리를 단축시켜 버렸습니다.

    타인과 소통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치 않습니다. 감정은 셀 수 없이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mojipedia'에 의하면 공식 *유니코드에 등록된 이모지 수는 2,800개가 넘습니다. 세상에 이모지가 그렇게 많은 이유는 우리의 소통체계가 그만큼 복잡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림 2] 유니코드에 등록된 이모지 수는 2,800개가 넘는다


이모지는 언어와 달리 하나의 목적만을 가지고 탄생했습니다. 바로 '소통'입니다.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도 언어보다 이모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국가의 언어 역시 소통을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기원을 거슬러보면 많은 언어들이 기득권의 권위나 계급을 대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오늘날 자국어를 모른다는 것은 시스템에서 배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대국 언어는 약소국 언어보다 무역에 유리합니다. 이모지에는 이러한 속성들이 배제되어 있습니다.


*유니코드 : 전 세계 모든 문자를 컴퓨터에서 일관되게 표현하고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된 산업 표준이다. 유니코드 협회가 제정한다. 또한 이 표준에는 ISO 10646 문자 집합, 문자 인코딩, 문자 정보 데이터베이스, 문자들을 다루기 위한 알고리즘 등을 포함하고 있다. (출처 : 위키백과)



이모지에 관한 흥미로운 통계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모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입니다.(텍스트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라 인기 있는 게 아닐까요?)

2~4위는 모두 '사랑'과 관계된 이모지입니다.

Facebook Messenger에는 매일 50억 개의 이모지가 전송됩니다.

Facebook 사용자 9억 명이 매일 이모지를 사용합니다.

미국 직장 내 매니저의 61%만이 업무 중 이모지 사용을 승인합니다.

미국 직장 내 업무에서 이모지가 사용되는 비율은 67%입니다.

온라인 사용자 95%가 하루 동안 어느 시점에 이모지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림 3] 한 해동안 가장 많이 사용된 이모지 순위



이모지가 증가시킨 채팅량

현재 재직 중인 픽소는 COVID-19로 인해 올해 초 첫 장기 리모트에 들어갔습니다. 갑자기 닥친 상황으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고, 얼마 안 가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면 업무 대비 커뮤니케이션 빈도의 급격한 감소였습니다. 분위기는 점점 사무적으로 변했습니다. 누군가와 1:1로 말할 기회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픽소는 올해 중순 장기 리모트를 끝냈습니다. 이후 회고를 통해 리모트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결과로 리모트 매뉴얼이 마련됐습니다. 내용에는 각 팀별 아침 스탠드업 미팅, 대면 업무 대비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기, 내용과 관련된 사람 태그 하기, 태그 당한 사람은 확인했다고 체크하기, 1:1 줌 미팅 활용하기 등이 있습니다. 더 많은 사항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모지의 적극적 활용입니다.(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현재 COVID-19의 위험도가 다시 상승해 픽소는 2차 리모트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1차 때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우리는 동료의 채팅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모지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필요하면 누구라도 1:1 줌 미팅을 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전체 채팅량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높아진 활기는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림 4] 비대면 업무 시 픽소에서 이모지를 적극 사용하는 모습



이모지를 통한 부정성 감소

픽소에는 입사 지원자에 대한 의견을 채팅으로 팀원들에게 묻는 문화가 있습니다. 팀원들은 솔직한 의견을 'O'나 'X'같은 이모지로 전달합니다. 이모지는 말이나 텍스트가 가진 비판의 강도를 감소시켜줍니다. 심리적 쿠셔닝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코카콜라의 'Share a Feeling'

코카콜라는 'Share a Feeling' 캠페인을 통해 이모지가 가진 세대적 감수성을 잘 표현했습니다. 영상 초반 한 10대 남학생은 여학생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끝내 남학생은 이모지를 통해 여학생의 마음을 얻습니다. 코카콜라는 이모지의 보편성을 이용해 각국 10대를 연결시켰습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약 40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https://youtu.be/2dAM0NklFdg



이모지와 다양성

과거 애플은 '세계 이모지의 날'을 맞아 70종 이상의 새로운 이모지를 업로드했습니다. 이모지에는 빨간 머리, 어두운 피부, 머리카락이 없는 사람, 백발, 곱슬머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서양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자신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양성 이모지는 유머를 통해 관습을 흐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유년 시절부터 이모지를 사용하며 자란 아이는 텍스트가 아닌 정서로 다양성을 체득하는 셈입니다. 이는 진보적이며, 어떤 면에서 교과서보다 더 교육적입니다.


[그림 5] 애플이 발표한 다양성 이모지


'이모지가 팀 문화에 끼치는 영향' 끝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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