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머니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 되세요
나는 토요일 아침에 kbs1 텔레비전에서 하는 황금연못을 즐겨본다. 시어머님과 살고 있고 tv는 어머님 살림이기에 우리집 고정채널은 kbs1이다. 황금연못을 보다보면 60~70년 인생을 살아온 분들의 지혜가 느껴지는데 마치 한 사람을 인터뷰하듯 짧은 시간에 그 분들의 생의 단면을 볼수 있다. 그 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참, 인생이 소설보다 더하다. 라는 생각을 한다.
인천의 한 오지 섬에서 굴을 따는 79세의 아주머니.
자신의 집에 30개국을 여행한 사진을 붙여놓고 자랑스럽게 자랑을 한다. 매직으로 굵게 쓴 궁서체로 영국, 싱가폴, 네팔….. 이 쓰여있고 아주 멋진 배경으로 아주머니가 활짝 웃는 사진이 있다. 배경은 이국적인데 아주머니는 너무 익숙한 우리네 아줌마여서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다만은 말이다.
아주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한사람으로 딸을 꼽았다. 술주정뱅이 남편을 만나 고생고생했다. 삶에서 남편이 힘들게 할때마다 든든한 딸을 의지했다고 한다.
어느날 딸과 함께 간 해외여행에서 ‘이게 사는 거구나! 이게 살아있는거구나!’ 를 느낀 아주머니.
그 이후로 해외여행을 자주 가야겠다 마음을 먹으셨단다.무슨 연유인지 딸은 10년전에 죽었고 딸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회한을 안나프루나를 등반하며 그렇기 해외여정에서 본인을 힘들게 하며, 도전을 하며, 자신을 괴롭게하며 극복했다는 아주머니.
그렇게 조금씩 떨쳐내서 였을까. 아주머니의 표정은 힘차고 밝고 누군가에게 에너지를 줄수 있는 그런 밝음이 느껴졌다.
이달말 또 서부 아프리카로 떠나서 바쁜데 나와달라고 졸라서 방송에
나왔다며 아줌마 특유의 수다스러움과 분주함이 느껴졌다. 항상 바쁜 한국 아줌마.
아마 해외여행도 모든걸 다해주는 패키지가 아니라 자유여행, 험지코스로 다니시는 모양이다.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해외에 가냐는 질문에는 본인만의 언어가 있다면서 유창하고 간결한 바디랭귀지를 선보이신다.
가슴아픈 상처를 소설보다 더 훌륭하게 극복해내신 아주머니. 비록 방송으로 짧게 만났지만 존경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