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보고 따라한 카케이 시로의 레시피
내가 즐기는 '덕질' 중에는 미디어 속 요리 따라해 보기가 있다. 최애 만화가인 '서양골동양과자점'의 요시나가 후미 작가는 말 그대로 '식(食)에 죽고 식에 사는' 사람인 듯 한데 가정식을 소재로 한 BL만화 '어제 뭐 먹었어?'에는 본인 오리지널 레시피인 듯한 메뉴가 꽤 많다. 그 중 하나가 연어우엉밥인데 마침 가을을 맞아 오랜만에 다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짠돌이 변호사 카케이 시로는 매일 칼퇴 사수가 원칙인데 바로 애인인 미용사 켄지와 함께 밥을 먹기 위해서다. 냉미남 독신귀족 같은 이미지와 달리 정말 뼛속까지 아줌마인 그는 오늘도 매의 눈으로 저가 쇼핑을 마치고 연어솥밥을 만든다. (개인적으로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연기한게 넘넘 좋았다는~)
아무튼, 이 만화가 한국에서도 꽤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지라 레시피를 직접 시도하고 간증 후기를 남긴 사람들이 많다. 다만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은근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자반 연어와 잎새버섯. 특히 잎새버섯은 포기하고 표고나 느타리로 대체하면 편하긴 하지만...오리지널에 집착하는 나는 쿠팡 새벽배송을 통해 잎새버섯을 구매했다. (나중에 한 블로거를 보니 비교적 흔한 건잎새버섯을 불려서 요리했는데, 풍미에는 큰 차이가 없을 듯 하다...)
구이용 연어토막을 우선 준비했다. 레시피대로 쌀을 씻어 밥물을 맞춘 후 다시마 한 장을 올리고 청주+간장 약간으로 간을 한다. 자반이 없으니 마트에서 파는 구이용 연어 필레를 사용했다.
연어를 얹은 후 우엉채 투하. 직접 우엉을 손질할 경우 식초 탄 물을 떠 놓고 얇게 깎아낸다. 갈변을 막기 위한 조치...아니면 드라마에 묘사된 것처럼 밥솥에 직접 넣어도 된다.
얘가 바로 문제의 잎새버섯이다. 일본에서 본 버섯은 색이 훨씬 진했는데, 맛에는 큰 차이가 없다. 솥밥에 넣어 먹기도 하지만 얇게 밀가루 옷을 입혀서 튀김으로 먹는 게 가장 맛있다.
버섯도 아낌없이 투하해준다. 완성된 솥밥을 먹을 때 버섯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면 밥의 열기로 금방 익으니 따로 추가해도 된다.
솥밥 짓는 요령에 따라 20분 조리한다. 강불->중불->약불->뜸들이기 순. 이 과정이 어렵다면 전기밥솥의 영양밥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마무리로 깨를 듬뿍 뿌린다.
짜잔~ 연어 자체의 기름기와 감칠맛이 배어 그대로도 맛있지만 심심하게 느껴지다면 장아찌 반찬을 곁들이거나 양념장을 조금 넣어도 된다. 그럼, 잘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