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긴장 상태 늘리기
어제 만난 친한 지인이 내게 이런 말을 건넸다.
"지훈님은, 되게 분석적 사고를 하는 것 같은데 결국 사랑이나 에코 시스템 같은 이상적인 모습의 조직이 이야기의 종착지로 끝나는 걸 보면 되게 신기해요. 뭔가 어울리지 않은 두 개의 상반된 개념이 같이 공존하는 느낌?!"
그 말을 듣고,
"현실적으로 설득해야 하니 그렇죠. 어쨌든 조직에서 변화를 이야기하는 사람으로서 이상적인 모습으로 끌고 가려고 노력하다 보니 그런가 봐요."
라는 뉘앙스로 지인에게 이야길 했었는데,
책을 뒤적이다 만난 피터센게가 이야기한 '창조적 긴장'이라는 개념으로 더 멋있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ㅎㅎ
열정과 에너지는 미래에 대한 열망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창출되는데, 마치 N극과 S극의 두 극성이 살아있을 때 자기장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미래에 대한 담대한 열망이 N극이라면, S극은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이다. N극이 강한데 S극이 약하면 막연한 바람과 꿈을 갖고 있지만, 미래를 방치하여 아무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반대로 S극은 강한데 N극이 약하다면 염려와 두려움으로 변명만을 반복하고 체념하거나 냉소를 거듭하게 된다. 따라서 변화와 성장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면 두 개의 극성이 살아있어 팽팽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여 에너지가 발생되도록 해야 한다.
창조적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과업을 수행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불안전 지대를 만나는 일은 그저 혼란스럽고 불편한 공간이 아니라 깨달음과 변혁이 일어나는 성장의 공간이기도 하다. '잘못되면 어쩌지?',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지 않을까?'와 같은 사사로운 공포에서 벗어나 '내 소중한 꿈을 포기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덧없이 인생을 소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와 같은 건강한 공포로 진입하여, 현실을 모험과 실험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항상 창조적 긴장 상태에 놓여있으면 좋겠지만, 나의 부족함과 취약성을 발견하게 되거나 외부의 시선이 신경 쓰이고 앞에 놓여있는 벽이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느껴질 때 나의 자기장은 그 세기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나의 취약성을 수용하고 사사로운 공포보다 건강한 공포를 마주하며 내 스스로를 객관화시켜 지금보다 조금씩 더 창조적 긴장 상태를 늘려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