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함 100선 중 후보 1번
첫 번째 후보는 저입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겨울이 왔는데 미처 떨어지지 못하고 말라비틀어져 버린 나뭇잎이 나무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가 그 나무 밑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바싹 말라버린 나뭇잎도, 쓰레기도 평소에는 추해 보였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것보다도 제가 더 추했기 때문입니다.
씻긴 했지만 화장하지 않은 얼굴, 아는 사람을 만나면 부끄러울 정도로 대충 입은 옷, 정리되지 않아 모자로 가려버린 머리. 겉모습이 추했습니다.
하지만 더 추한 것은 저의 내면이었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상황만 보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구직을 다시 하는 과정에서 단기 일자리가 들어왔고, 그래서 금전적인 문제를 잠시 접어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애가 끝나긴 했지만 아주 힘든 것도 아닙니다. 혼자 지내는 일상이 적적하긴 해도 많이 외롭진 않습니다.
그런데 마음에는 자기혐오, 자기 비난, 불안함, 공포감만이 가득합니다.
언제부턴가 마음에 빈자리가 생기면, 혹은 빈자리가 생기지 않더라도 꾸역꾸역 이런 감정들을 채워 넣기 시작했습니다. 혐오와 불안은 모든 일의 초점과 원인과 잘못을 저에게 두도록 만들었고, 이건 무한의 굴레였습니다.
어떤 날은 이 감정들에 압도당해서 온몸이 긴장하고, 긴장은 실제 통증으로 이어집니다. 이번에도 그 통증이 찾아왔고 일주일쯤 지나니 조금 벗어나고 있습니다.
신호등을 기다릴 때, 버스를 기다릴 때 생각할 틈만 생기면 스스로 욕하기 때문에 최대한 저에게 시간의 틈을 주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언제쯤 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제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들키지 않도록 애쓸 수 있는 에너지가 항상 남아있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나를 사랑해서 나를 보호하지 않고는 못 베기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