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발표를 자주 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번 MGS25 무대는 달랐다. 단순히 전략과 데이터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시장을 바라보는 철학과 접근 방식을 정리하고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발표는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데이터와 AI의 힘을 단순히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그 자체로 분석과 실행의 성과를 배가시킨다고 믿는다. 특히 일본처럼 문화적 뿌리가 깊고 소비자의 가치관이 뚜렷한 시장에서는, 정량적 데이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일본 유저가 광고 문구나 크리에이티브에서 느끼는 정서적 반응은 단순한 클릭률이나 전환율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 속에는 오랜 역사와 공동체 의식, 세대별 문화 코드가 켜켜이 쌓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 문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전략의 출발점이자 해석의 열쇠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나는 KANO 모델을 전략의 중심 축으로 삼았다. 1980년대 일본에서 탄생한 이 고객 만족 이론은 단순히 기능적 개선의 도구가 아니라, 고객이 제품·서비스에서 느끼는 가치를 구조적으로 구분해내는 틀이다. 기본 품질은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이 폭발하는 영역이고, 성능 품질은 만족과 불만이 선형적으로 반응하는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매력 품질은 충족되지 않아도 불만이 생기지 않지만, 제공되면 강력한 차별화와 감동을 만들어낸다.
데이터와 AI가 전략의 중심으로 부상한 지금, KANO 모델은 다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데이터 분석이 보여주는 숫자는 보통 성능 품질의 영역에 머무른다. 그러나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매력 품질, 즉 ‘예상치 못한 즐거움’과 ‘문화적 공감’을 설계해야 한다. 이는 데이터만으로는 절대 포착할 수 없는 지점이며, 문화 이해를 토대로 해석하고 실행해야 하는 영역이다.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한 자료 정리의 차원을 넘어서 나 자신의 사고를 검증하고 심화하는 시간이 되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본질적인 경쟁력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나의 결론은 명확하다. 문화 이해와 KANO 모델, 그리고 데이터와 AI의 결합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는 전략적 기반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일본 시장만이 아니라, 문화적 맥락이 뚜렷한 모든 글로벌 시장에서 적용 가능한 원칙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