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경영자가 되고 싶다

by Sam의 기억 궁전


좋은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은 단순히 성과를 내고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넘어선다. 그것은 한 사람의 직업적 정체성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 사람과 조직, 그리고 사회를 대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자 다짐이다. 과거에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끝없는 경쟁을 벌이는 전장으로 비유되었지만, 이제는 살아남기보다 살아가야 하는 유기체로 이해된다. 이 변화 속에서 좋은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곧 시대적 요청과 맞닿아 있다.


한국의 선배 경영인들을 떠올려보면, 그들의 강점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추진력에 있었다. 자원이 부족하고, 시장은 좁았으며, 세계와의 격차는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했고,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돌파력과 결단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속도와 성과 중심의 문화는 구성원의 삶을 소진시키는 그림자도 남겼다. 좋은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것은 이러한 역사에서 배울 것은 배우되, 반복해서는 안 될 부분을 분명히 구분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일본의 선배 경영인들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은 철저히 ‘현장’을 중시했고, 장인정신에 가까운 품질 관리와 고객 신뢰 구축으로 세계 시장을 감동시켰다. 도요타의 카이젠, 소니의 창의성은 일본식 경영의 자랑이었다. 그러나 변화에 둔감해진 일본 기업들이 장기간 침체를 겪으면서, 전통만으로는 새로운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없다는 교훈도 함께 남겼다. 좋은 경영자는 이러한 양쪽의 모습을 모두 바라보며,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경영의 가치관은 이해관계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오늘날의 MBA 교육에서 강조되는 개념은 ‘Stakeholder Capitalism(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이다. 기업은 더 이상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계가 아니라, 직원, 고객, 협력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이는 곧 경영자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과거에는 리더가 해답을 주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리더가 질문을 던지고, 구성원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질문의 힘이 답의 힘보다 중요해지고, 경영자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자리 잡는다.


따라서 기업의 목표 역시 단순히 위기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억지로 버티는 조직은 구성원의 창의성과 열정을 잃게 마련이다. 반대로 살아가는 조직은 스스로 의미와 방향을 만들며, 그 안에서 자발적인 동력이 생겨난다. 좋은 경영자는 이 흐름을 억지로 조작하려 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고 북돋아주는 사람이다.


조직을 유기체로 본다면, 정보는 혈관처럼 흐르고, 관계는 신경망처럼 연결되며, 비전은 심장처럼 뛰어야 한다. 경영자는 그 유기체의 의사이자 조율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문제를 진단하고, 회복력을 키우며, 각 부분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 본질이다. 이는 효율과 성과를 위해 단순히 부품을 교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가 건강하게 살아 움직이도록 만드는 일이다.


앞으로의 경영자는 이러한 유기적 관점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포용하고 불확실성을 함께 살아내야 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데이터가 경영을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감정과 문화, 그리고 가치의 중요성이 커진다. 한국의 결단력, 일본의 현장 정신, 그리고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인간 중심 경영은 서로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얽혀야 하는 요소들이다. 좋은 경영자는 이 다양함을 모순이 아니라 살아 있는 유기체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결국 좋은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말은 완벽한 답을 가진 리더가 되겠다는 다짐이 아니다. 변화 속에서 균형을 찾아내고, 구성원과 함께 길을 만들어 가며, 조직이 살아가는 힘을 잃지 않도록 지켜내겠다는 약속이다. 성과만으로 평가되지 않는 의미, 경쟁에서만 증명되지 않는 가치, 그리고 살아남기만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남기는 흔적.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좋은 경영자가 품어야 할 철학이며, 되고 싶은 경영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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