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수 있을까요?

by 한수

그맘때는 이상하게도 기분이 들쑥날쑥합니다. 이유를 찾는 것도 힘들어요. 나의 마음이라고 해서 모두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때는 특히 더 심합니다. 이유를 알아야 어떤 노력이라도 해 볼 텐데 그걸 모르니 시작도 못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계속 불편하니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어 다른 곳에 덮어씌우는 일도 있지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데 그러는 걸 보면 마음도 가면을 쓸 수 있는가 봅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특히 확고한 목표를 가진 사람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걸어갈 방향을 정해 놓은 사람 말입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아주 필사적이거든요. 물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정말 고된 일이지만 매듭을 풀기 위해 노력합니다. 해결되지 않는다 해도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방법 또는 다른 길을 모색합니다. 목적지에 갈 수 있는 길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귀를 열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견들을 참고해서 돌아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말했다시피 가고자 하는 곳을 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선택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견딜 의지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 목표가 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드시 아주 먼 미래를 봐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매 순간 목표를 정하고 있어서 그리 낯선 것도 아닙니다.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고 ‘중간고사를 잘 보기 위해’ 시험공부를 합니다. ‘이번엔 반드시 게임에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기술을 연습합니다. 그 시간만큼은 장애물에 굴하지 않고 집중합니다. 전보다 조금 더 힘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요. 하지만 포기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포기하고 싶지도 않고요.


그래서 목표가 중요하다고 하는가 봅니다. 목표가 생기면 전에는 힘들어서 받아들이지 않았던 과정을 기꺼이 안고 가거든요. 평소대로라면 ‘그것 때문에’ 못 하겠지만 목표 앞에서는 ‘그것이 가로막는 한이 있더라도’ 넘어가기 위해 힘을 내게 되지요. 내가 생각하는 더 큰 행복을 위해 현재의 힘든 상황을 참는 거라고 말들을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자체로 안도감이나 즐거움 혹은 기대감을 얻게 되고, 그것이 지금의 어려움을 가볍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그 과정이 즐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정한 사람만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잘 살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려 노력합니다. 여러분이 세상에 대한 파악을 이제 막 시작했으니 조금 더 놀라고 조금 더 방황하는 것이지, 어른이라고 크게 다를 것도 없습니다.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살아가야 하는 건 같습니다. 조금 일찍 시작한 것뿐이지요. 여러분도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실수하고 넘어지더라도 결국 일어서서 다시 앞으로 나가게 될 거라고 말입니다. 삶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할 테니까요.


물론 많은 문젯거리와 마주하게 될 겁니다. 지금 안고 있는 그것들을 포함해서요. 지금의 문제는 분명 언젠가 해결될 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거예요. 아무런 문제 혹은 고민이 없는 날은 절대 오지 않을 겁니다. 삶이 그렇습니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모든 문제가 중요하지만, 그중에는 가벼운 문제도 있습니다. 급하지 않은 것도 있어요. 하지만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거나 모른 척한다면 그 하나하나가 나를 주저앉게 할 만큼의 힘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더 적극적으로 대항해야 합니다. 싸워야 해요. 우리의 목표는 삶이고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가끔 모든 다짐을 잠식시킬 만큼의 힘으로 나를 한없이 끌어내립니다. 심한 날은 세상의 전부가 나를 훼방 놓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나와 세상이 싸우는 것처럼 말입니다. 뭘 해도 안 될 것 같아서 도저히 진정되지 않습니다. 자신감이 사라져서 그 무엇도 시도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 상황을 반드시 혼자 버틸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찾아도 됩니다.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도 됩니다. 힘들다고, 나 혼자서는 이겨낼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창피한 일이 아니에요. 그 누구도 여러분을 향해 약하다고 조롱하거나 비난하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의외로 손을 잘 잡아준답니다.


지금이 굉장히 당황스럽고 힘들 겁니다. 중요한 건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입니다. 힘들면 잠깐 쉬어도 좋습니다. 세상을 욕해도 좋고 눈물을 흘려도 괜찮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도 답답함을 풀어내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세상은 원래 그렇습니다. 다양한 사건과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뜻하지 않은 문제와 낯선 감정들이 생길 거예요. 이해하고 잘 버무려서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게 삶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고민하는 자체가 잘하겠다는 의지이고, 모든 건 그 의지로부터 시작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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