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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문수 Mar 16. 2022

맨큐의 거시경제학을 덮으며

문재인 정부를 보낸다

지난 한 달, 대학 때 펼쳤던 거시경제학을 다시 읽었다. 글로벌화된 세계 경제 아래서, 복잡한 국내외 경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은... 결국 작은 정부나, 큰 정부냐의 역할 논쟁으로 이어졌다. 물론 시장경제를 살고 있는 대다수의 나라에서 여전히 유효한 논쟁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만큼은 적극적인 통제자를 자처했던, 문정부 5년이 끝나간다. 공공개발의 공급자로,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세 등의 개혁적 집행자로, 임대차법 개정과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 등 주택임대 사업에서의 개입자로, 그 밖에도 국토 전역에 대한 세세한 투기지역 지정의 행정정책 등으로... 그야말로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시장, 정확히 말해서는 시장 참여자들과의 대결! 을 벌였던 5년이었다.



정책의 타이밍과 강도의 적절성, 연계성과 상충성, 대국민 설득의 방법적 문제, 등등... 아쉬움과 한심함을 말하자면 입 아프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망쳤으니 이것이 실력이다. 물론 코로나 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넘쳐나는 돈 물결에 휩쓸렸다고 항변한대도 그것도 실력이다. (소득주도성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정부에서, 자산 불평등의 끝을 맛보다니... 대체 이삿짐을 몇 번 더 싸야하는거야;)


결과는? 대통령 선거로 입증되었다.   

주택시장의 교란자로 지목되었던 다주택자들에게나, 주거안정의 혼란을 겪던 무주택자들, 모두에게 낙제점을 받았다.



하지만, 언제나 표를 구걸하는 정치가들의 입 발린 공약에서, 1순위로 거론되곤 하는 주택정책이... 한 번이라도 집권자로 떠올려진 한 정부의 경제 정책의 1순위로 집행될 수 있었던가... 국내 성장률, 수출, 내수(건설) 경기, 물가, 취업률, 최저임금 등 과 연계된 정부가 할 수 있는 재정, 금융정책의 복잡한 계산법 속에서... 주택 문제는, 복지의 문제였다가, 자유경제체제의 사유재산 자유의 문제였다가, 지방재정을 위한 세금의 문제였다가... 그렇게 떠돌다가 흩어지기 일수였다. 어떤 정부이건, 글로벌 연계된 금융환경 속에서 거품기에 자산시장의 폭등을 맞다가...  꺼질 시기에 하락을 겪었다. 정부가 무엇을 했건 안 했건 세계 경제가 더 강했다.



큰 정부를 표방하던 케인지안들의 정책이 딱 들어맞았던 것은, 불황기였다. 대외 영향력이 적을수록 좋았다. 다만... 지난 5년은... 적어도 금융시장에서 만큼은  역사적인 호황이었고 자산시장의 거품이 커지던 시간이었다. 수출주도의 성장 경제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은 대내외 시장환경으로부터 엄청나게! 자유롭지 않다!



오늘인가, 내일이면... 미연준에서 이제야,  돈잔치를 끝내고 금리를 올린다는데...  대한민국의 행정부는, 5년 전, 10년 전 정부에서의 학자들과 관료들이 소환되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는! 작은 정부를 표방하는 시장주의자들에게 넘겨졌다. 



대학생들이 경제학 원론 시간에나 배우는 것들을 읽었다고 무엇이 더 보일까. 나는 모른다. 그저 시장에 떠맡겨지는 작은 일개미로서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을 뿐... 다만, 우리나라가 더 잘되고, 성실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덜 억울하며, 노동이 존중받고 상식적인 삶이 존중되기를 바라는데...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모두 다른 곳을 바라보는 건 아닐지..


두꺼운 책을 덮으며 떠오르는 한 가지. 케인지안과 시장주의자들의 사사 꼼꼼한 논쟁 속에서 정부의 그 역할이 크건 작건, 그 효과가 크건 작건..  정부 역시 시장 참여자 중 하나로 여겼다는 거다. 

정부가 만능키가 아니듯, 시장도 절대선이 아니다. 겸손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snD9Kz6YxSw

넥스트 레벨... 업.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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