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알로하링 Jan 28. 2019

5.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

마음이 쓰였던 나의 축하 


오늘 또 누군가의 임신소식이 들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하게 결혼을 한 친구, 지인들이 자연스레 시간이 지나면서 생겨나는 일이다. 


'우와 정말 축하해'라고 대답했다. 축하해라는 단어를 쓰고 있을 때의 나의 표정을 관찰할 수 없겠지만 

아마도 나는 환하게 웃으며 축하했을 것이다. 하지만 '축하해'라는 단어를 전달하고 나면 한쪽 마음이 쓰리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입으로는 축하하고 있는데 마음으로는 진심을 다해 축하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2년이 지나고 있을 무렵 누군가의 임신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여전히 축하해라는 말을 전하고 나면 그 후에는 내가 주체가 되어 쿵 하고 내려앉은 마음을 최대한 쓸어내리며 어딘가 묵직한 느낌으로 몇 시간이고 우울했다. 누군가의 기쁨을 함께 공감해 주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린 게 아닐까 하고 혼란스러워하기도 하고 진심을 다해 전하지 못하는 축하에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분명 축하를 전했지만 며칠이고 진심을 전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오랫동안 마음이 쓰이고 불편했다.



'내 온 힘을 다해 있는 힘껏 축하해' 


나는 표현하기를 좋아하고 그 표현이 다소 과장되었을지라도 진심을 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어려운 방법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그리고 최소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좋은 소식에 함께 기뻐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못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한편에 쿵 하고 내려앉아 묵직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기분이었다. 


그저 본래의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나 처럼  있는 그대로를 축하하면 그만 인 것을.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내가 지금 난임을 겪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의 진심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전하지 못한 진심이 나의 모든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며 

항상 온 힘을 다해 축하해 줄 수 있는 내가 되기를. 


정말 축하해 ! 


7년 연애 후 결혼 3년 차, 신혼의 기준이 아이가 있고 없고 라면 우리는 아직 신혼부부.
원인 모를 난임으로 스트레스도 받지만 뭐든 써내려 가다 보면 조금 위안이 됩니다. 
내려놓기가 어려워 우리만의 방식으로 감당해보는 시간. ㅣ 일복 wait for you <난임 일기>
매거진의 이전글 4. 2년이 지날 무렵, 남편이 전한 그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