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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꾸 Dec 11. 2018

참이슬vs처음처럼, 2018년 마케팅 승자는?

YOMA Vo.8_2018년 12월호_주제 "소주"

 일 년에 한 번뿐인 송년회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대학생들은 곧 다가올 겨울방학 동안 친구들을 더 자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서, 직장인들은 바쁜 일상에 치여서 만남을 미뤄온 반가운 얼굴들이 그리워서 송년회 약속으로 캘린더를 채워나가곤 하는데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리고 꼭 그러라는 법은 없지만, 송년회 자리에서는 평소보다 더욱 자주 ‘초록색 병’을 목격하게 됩니다. 마치 관계를 더욱 깊게 해주는 주문이라도 되는 양, ‘여기 소주 한 병 더요!’라는 주문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곤 하죠. 이러한 송년회 시즌을 기념(?)하여, 오늘은 소주계의 영원한 쌍두마차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2018년에 어떤 마케팅을 펼쳤는지 되짚어볼까 합니다.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참이슬과 처음처럼 [출처 : 조선비즈 "지난해 소주 36억병 팔려...1인당 70병 마신셈"]


왕좌를 지키기 위한 마케팅, 참이슬!


 참이슬은 자타공인 초록병 소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좌를 지키기 위해, 참이슬은 2018년에 어떤 마케팅을 선보였을까요? 올해 참이슬이 진행한 가장 큰 마케팅 행사는 5월 12일에 자라섬에서 선보인 2018 이슬라이브 페스티벌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주 브랜드 최초의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 아래 아이유, B1A4, 어반자카파, EXID, 버즈, 존박 등 화려한 라인업을 구성하였는데요. 이러한 무대와 함께 술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안주 포차’, 참이슬로 만든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이슬라이브 포차’, 나만의 소주잔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단 돈 만 원에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 덕분에 티켓은 순조롭게 완판되었습니다. 


영롱한 초록색 조명과 그보다 더 영롱한 아이유! 하지만...


 하지만 행사 당일 날 퍼부은 비와 미흡한 행사 준비 때문에 행사에 대한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비 때문에 생긴 진흙탕에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신발을 몽땅 버렸다는 사람, 줄 관리가 원활하지 않아 입장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꼭 보려고 했던 가수의 무대를 놓쳐버린 사람, 푸드트럭의 숫자가 부족하여 음식 하나를 먹기 위해 1시간을 기다렸다는 사람 등등… 저렴한 가격에 비해 라인업의 퀄리티가 높았다는 점을 내세우기에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 같아 어쩐지 아쉬운 모양새입니다. 게다가 ‘이슬라이브’ 콘텐츠의 성공을 등에 업고 가기에 참 좋았던 이벤트였으나,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더욱 진하게 남습니다. 내년에도 같은 이름으로 페스티벌이 이어질지, 그렇다면 페스티벌의 퀄리티는 얼마나 개선될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단 한 마디로 행사의 아쉬움을 꼬집는 첫 번째 리뷰 [출처 : 인터파크] 


 야심차게 준비한 이슬라이브 페스티벌이 실패로 끝났지만, 참이슬에게는 회심의 일격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올해 가장 핫했던 마케팅 이벤트였던 한방울잔인데요. 손바닥만한 크기의 ‘한방울잔’은 소주 한 병이 통째로 들어가는 대형 소주잔입니다. 올해 만우절 이벤트로 출시된 이 아이템은 만우절이 지난 후에도 구매 문의가 뜨겁게 이어졌고, 이에 옥션에서 6월 11일 하루 동안 4000개의 수량만 한정적으로 판매하였습니다. 하지만 판매 시작 1분만에 서버가 마비되었고,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원래 2개에 2천원인 제품이 중고시장에서 2만원에 거래되기도 하였습니다. ‘딱 한 잔’에 소주 1병이 들어간다는 재미있는 메시지와 일반적인 소주잔 크기와는 다른 유니크한 소주잔이라는 컨셉 덕분에 꽤나 쏠쏠한 효과를 본 마케팅이었습니다.


만우절은 마케터들을 위한 좋은 테스트 베드입니다!


 또한 참이슬은 현대백화점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브랜드의 상징인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티셔츠, 야구모자, 에코백, 슬리퍼, 휴대용 위스키 병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소주 브랜드와 패션 아이템의 만남이라니, 컨셉 자체가 꽤나 신선하기도 하고, 충성 고객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덕질’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나름 의미있는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지난 7월부터 참이슬의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이슬기행’이라는 컨셉의 콘텐츠를 기획하여 기존보다 훨씬 많은 좋아요를 얻고 있는데요. ‘참이슬과 함께 깨끗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여행지의 풍경과 참이슬이 여행지와 어우러지는 순간, 그리고 참이슬과 어울리는 여행지의 음식과 같이 3가지 컨셉의 사진을 업로드하는 이 콘텐츠는 게시물 당 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기존에 게시물은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좋아요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콘텐츠 컨셉은 유효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좌) 두꺼비 캐릭터와 패션 아이템의 콜라보 제품 (우) 참이슬 인스타그램의 '이슬기행' 콘텐츠


왕좌를 뺏어보려는 마케팅, 처음처럼!


 참이슬로부터 왕좌를 빼앗기 위해 처음처럼 또한 분주한 한해를 보냈습니다. 처음처럼은 ‘마이라벨’ 이벤트를 통해 이번에 2018년 대한민국 광고대상의 프로모션 부분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사실 이 이벤트는 작년 말에 처음 선보였는데요. 당시 수지가 해당 이벤트를 설명하는 바이럴 영상은 유튜브에서 662만의 조회수를 기록하였으며, 이후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올해 9월에는 내용을 더욱 업그레이드를 하여 이벤트를 진행하였는데요. 마이라벨 이벤트는 참가자들이 처음처럼 소주병에 붙어있는 기존의 라벨 대신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넣을 수 있는 이벤트인데, 이번에는 더욱 문구 뿐만 아니라 라벨의 디자인까지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하여 큰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덕분에 고객들은 소주병 라벨에 자신의 이름이나 연인, 친구, 지인의 이름을 넣기도 하고, ‘아빠처럼’, ‘연인처럼’, ‘유럽처럼’, ‘오늘처럼’ 등 자신에게 의미있는 문구를 넣기도 하며 마이라벨 이벤트에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자연스러운 바이럴을 유도했다는 점, 그리고 반응이 좋았던 이벤트를 더욱 강화해서 또 한 번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꽤나 효과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 가장 대표적인 마케팅 사례였던 처음처럼 '마이라벨' 이벤트


 또한 처음처럼은 자사의 캐릭터 ‘처음돌이’를 활용한 ‘꿀알바’를 선보이며 오프라인 홍보와 바이럴을 동시에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20~40명을 뽑는 아르바이트에 수백 명의 신청자가 몰려들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데요. 수십 명이 단체로 처음돌이 인형탈을 쓰고 거리 홍보를 다니는 것은 그 자체로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였고, 무엇보다 5시간을 근무하고 10만원을 일급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주, 광주, 대구, 대전 등 상대적으로 처음처럼의 점유율이 낮은 수도권 이외의 지역을 중심으로 해당 아르바이트를 진행하여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넓혀가고자 했던 의도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마케팅 행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젊은 고객들을 제대로 겨냥한 B급 갬성의 꿀알바, 처음돌이 인형탈!


 콘텐츠 마케팅 쪽에서도 젊은 층을 타겟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처럼은 지난 10월부터 방영되고 있는 일반인 소개팅 예능 프로그램 ‘낮술남녀’의 메인 스폰서인데요. 카카오의 모바일 영상 제작소 ‘크리스피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이 콘텐츠는 젊은 남녀가 낮에 술을 마시며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컨셉의 소개팅 프로그램입니다. 출연자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에는 처음처럼이 놓여있고, 출연자들은 중간중간 처음처럼을 마시며 소개팅을 이어나갑니다. 총 5회까지 방영된 해당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평균 조회수 19만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올해 초부터 B급 감성을 토대로 음주문화를 장려하는 콘텐츠의 포맷을 통일하여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젊은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역시나 젊은 고객들을 노린 처음처럼의 콘텐츠들


 지금까지 소주계의 양대산맥,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2018년에 진행한 마케팅 사례들을 살펴보았는데요. 부동의 1위답게 묵직함이 느껴지는 참이슬의 마케팅과 젊은 세대들을 겨냥한 처음처럼의 톡톡튀는 마케팅, 어느 편에 손을 들어주고 싶으신가요? 어느 쪽이든 여러분의 마케팅 인사이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줄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초록색 병들과 함께하든 아니든, 모두 즐거운 송년회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라꾸


 * 본 콘텐츠는 요즘 마케터들의 매거진, <YOMA>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를 <YOMA> 매거진에서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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