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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웅 Nov 27. 2024

애써 회피했던 브랜드 페르소나와 시장 규모

10억짜리 오답노트


#10억짜리오답노트 #망하지않는스몰브랜드방법론

네이버와 언더독스가 함께 하는 지원사업이 벌써 2주차를 지났다.


업자로서 업계 밥을 먹은지 10년이 훌쩍 지났기에 나름 브랜드를 차곡차곡 잘 쌓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돌아보니 빈틈이 제법 보이더라.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시장 규모에 대한 냉정한 이해. 태리타운이 볼캡 브랜드로 사업을 축소 및 집중하면서 시장 규모 산정을 애써 회피했다. 줄어들 것이 뻔한 지라 괜히 확인하면 포기해야한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으니 마냥 불안했던 것.


그것도 그렇지만 뭣보다 고객에 대한 막연한 예상만으로 시장 규모를 그리고 싶지도 않았다. 이건 진짜 현실적인 데이터라기 보다는 투자자를 현혹하기 위한 상상화 같은 데이터일테니. 그러나 이제 두 번의 시즌을 돌았고 태리타운에도 제법 인사이트를 뽑아낼 고객 데이터가 쌓였기에 SME 런처 프로그램 과제도 할겸 현재 데이터를 중심으로 시장 규모를 분석해봤다.


태리타운의 브랜드 페르소나는 22년 처음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슬의생의 이익준 교수(조정석 분)로 설정되어 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전문직 남성으로 특유의 위트와 상대에 대한 존중을 가진 사람. 그래서 선배와 후배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그런 사람. 이런 사람들은 선배 시대의 문화도 존중하면서 동시에 변화된 시대에 맞게 후배들의 인식도 인정한다.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렇다고 자신만의 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의 원칙과 마찰이 생기면 타협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에는 위계에 의한 강압은 없다.


태리타운이 지향하는 브랜드 메시지가 여기에서 나온다. 그리고 여기에서 고객 페르소나가 나온다. 이 이익준 교수(태리타운 페르소나)와 친한 선후배, 동료이거나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 그렇기에 태리타운이 그동안 쌓아온 고객도 이 페르소나와 크게 다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객 데이터를 본다.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어렵지만 너무 다행히도 30대 중반의 남성과 여성이 각각 30% 이상을 차지하며 메인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라이프 스타일이 일치하는 고객을 데려오는 게 지금부터의 과제란 걸 다시 한번 확인한 것도 수확!) 다만 신기한 것은 예전에는 5% 정도로 머물던 20대 중후반의 남성들이 대거 유입이 되면서 20% 가까이 치고 올라왔다. (아마 사이즈 캡의 변화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디테일하게 시장 규모를 따져 봤다. 우리의 가설이기도 했던 페르소나를 중심으로 통계청 데이터를 황학동 재래시장에서 보물을 찾는 심정으로 파헤쳤다.


일단 조금 냉정하지만 정확한 규모 분석을 위해 3040 남녀 중 대졸 이상 연봉 6천만원 이상의 인구수를 찾아봤다. (이제는 연령대 구별이 크게 의미 없는 다양한 개인의 시대로 왔지만) 이 인구가 가장 태리타운의 메시지를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구매해줄 것이란 판단이기에. 물론 태리타운을 아껴주시는 많은 50대 형님들 존경합니다!


23년 기준으로 대졸 이상 연봉 6천만원 이상의 남녀 인구수는 263만명! 거기에 여가 활동 중 스포츠와 같이 야외 활동을 즐기는 인구는 모수 중 35%를 차지했다. 92만명 정도가 목표 시장이 된다. 또 그들의 빈도를 봤더니 계절마다 볼캡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리 입장에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시즌당 1장을 구입한다고 했을 때 1800억원 정도의 파이가 생긴다. 물론 이는 느슨한 추산이기에 정확한 값은 아니지만 대충 이 정도로 계산된다.


아니면 조금 더 다른 접근을 한다면, 페이즈 2는 편견 타파라는 큰 슬로건 아래 '손해보지 않는 기부'를 진행할 예정으로, 루프우프 프로젝트 같은 케이스를 확장해 나가려고 한다. 그 경우를 계산해보니-


여전히 263만명 중에 현금 기부를 하는 대졸 이상은 33% 정도로 그들이 연 1회만 볼캡을 구매한다고 해도 430억은 넘는 매출이 만들어진다. 정말 보수적으로 잡아서. 


아,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게 실제 볼캡 시장 규모는 더 클 것이고, 이것이 그대로 우리 매출이 될 것이란 게 아니다. 대충 시장의 사이즈가 이 정도이니 이걸 머릿속에 넣고 일을 하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기에, 모자 메이커로서 늘 가방에 줄자를 넣고 다니는 것처럼 이 숫자를 머릿속에 둘 예정이다.


갈 길은 여전히 멀지만 이래저래 우리 고객 데이터와 통계청 수치를 보면서 내가 놓쳤던 부분과 비워져 있던 부분에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단순히 저 금액을 추산한 것보다 더 의미 있는 발견이었던 셈. (발견한 내용이 궁금한 분은 제 트레바리 클럽을 신청하시면 함께 나눌 수 있답니다 ㅋㅋ) 

신청 링크: https://m.trevari.co.kr/product/991b3c8c-ed1a-4114-83f4-70154ad0506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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