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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an 24. 2021

베티 블루 37.2

우리 사랑의 온도는 몇 도일까.


'베티와 처음 만난 1주일, 우린 매일 밤 섹스를 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한 커플은 어떤 결말일까.

우린 때론 뜨거운 사랑을 꿈꾸니까, 혹은 특별한 시작에 더 마음을 두기도 하니까. 베티의 37.2도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지 자주 궁금해진다.


서른 살의 작가 지망생인 남자 주인공 조그와, 매력적이지만 광기 어린 여자 주인공 베티는 운명적으로 만난다.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 남녀의 체온, 혹은 임산부의 적정 온도인 37.2도에서 사랑하는 그들.


베티는 조그의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조그는 베티의 광기 어린 매력을 알아봤으리.

그리고 이를 그저 지나칠 수 없었던, 어쩌면 이미 예술가였던 두 남녀.

내가 만약 조그였다면 베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으로 나를 봐준 사람. 나의 글을 읽어준 사람,그리고 작가로서의 능력을 알아본 사람. 그 사람이 미쳐버린다 해도, 나를 조금 해한다 해도, 나 역시 버리지 못할 것...

내가 만약 베티였다면 조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으로 나의 아픔을 이해해준 사람. 나의 광기를 품어준 사람, 그리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준 사람. 그 사람이 나를 버린다 해도 혹은 포기한다 해도... 나 역시 결국은 이해할 사람....


그 둘은 서로 사랑할 수밖에 없던 두 사람이 아니었나.

사랑이란 게 정말 어렵다고 느낄 때는 그 사람을 진실되게 알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다.

적어도 조그와 베티는 서로를 깊게, 진실되게 알았기 때문에 그 결말조차도 그들답다는 생각.


수많은 악플 중에서도 나는 베티와 조그의 사랑을 조금 알겠다는 댓글을 남겨본다.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

나는 그 둘의 만남과 사랑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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