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covid-19 속의 일상 기록
Covid-19로 인한 작 격리 생활이 한 달을 채워 가던 2020년 4월 13일의 저녁,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다. 도시 락다운과 자가 격리 시간은 5월 11일까지 이어질 것이며 7월까지 대형 콘서트나 축제 집회는 모두 취소될 것이라는. 격리 기간을 이르게 해제해서 재발 상황이 심각해지는 상황은 확실히 피하겠다는 프랑스 정부의 입장이 느껴졌는데 봉쇄된 국경이 언제 열리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뒤죽박죽 한 일상 속에서 늦잠을 자고 일어나 모니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하루의 가장 큰 이벤트가 되어 버린 점심 식사를 위한 요리에 공을 들이고, 봄 햇살로 가득 찬 창문 앞의 바질 화분에 물을 주거나, 이미 초여름이 온 것처럼 다사로운 뒤뜰에 책을 들고나가 독서를 하며 녹색 식물처럼 광합성을 한다.
달팽이 움직임보다 느릿하게 살아가고 있어도 시간은 참 빠르게 흐르는 듯하며, 더할 수 없이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점점 불편하고 미안해진다.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분들에게 모든 것들을 내어 맡긴 채, 나는 그저 지켜보고 기다리고만 있을 뿐이니 그럴 수밖에.
기다리면서 한 달을 보내는 건 쉬웠다. 정부의 지침에 따라서 이탈 없이 나의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 되는 거였으니까.
Covid-19가 모두 지나갈 때까지 함께 잘 버티어 보자는 위로를 받을 때도 종종 있었지만, '견딘다'라는 그 표현이 내겐 너무 송구하고 사치스러울 만큼 평온할 수 있었던 까닭 또한 잊지 않고 있다.
도시가 봉쇄되고 락다운 되는 상황에서도 논스톱 상태로 헌신하고 달리셔야 했던 의료진들과 여러 가려진 자리에서도 수고하셨던 모든 분들의 노고로 인한 것임을.
<2020년 4월13일 월요일의 기록>
Paris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