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공개하기 아까운 내 맛집 디깅 노하우
나는 여행 가서 현지인들이 찾는 핫플이나 로컬의 삶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관광객 위주의 tourist trap은 피하되 찐맛집을 찾는 방법을 갈고닦게 되었다.
물론 구글맵의 검색창 하단에 ‘음식점’, ‘커피’ 등을 찾는 간단한 버튼들이 있지만 식당이 다른 식으로 본인을 등록해두면 잘 안 뜬다. (예를 들면 음식점이라고 검색하면 이자카야나 라멘집은 안 뜰 수 있다). 또 뜨는 식당들도 로컬이 아닌 나와 같은 나라 사람들이 주로 서치하고 찾아간 곳들이 대부분이다.
주변 애들, 한국인들이 다 간 곳 가고 싶은 유형이면 그것도 좋다. 백종원의 스푸파 도장 깨고 싶으면 그것도 좋지. (그중 몇 개는 진짜 맛나고 로컬함)
찐로컬의 분위기와 맛을 원한다면 팔로우미!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진짜 이걸로 내가 가는 현지 맛집들 다 찾아낸 거임. 내가 가는 곳들은 거의 다 현지인들만 있음. 하이튼 수년간의 노하우를 대공개한다.
일본에서 술집을 찾는다면 居酒屋(이자카야)를 검색하고 해산물 식당을 찾는다면 海鮮을 검색하는 식. 스페인 가면 스페인어로, 이탈리아 가면 이탈리아어로.
이탈리아에서는 주로 좀 격식 있고 가격대 있는 곳 가고 싶으면 ristorante 검색하고 작고 시끌벅적 싼 데 가고 싶으면 trattoria, osteria 검색하고 피자 먹고 싶으면 pizzeria 검색하고 와인바 가고 싶으면 enoteca 검색함. 현지 식문화 알아야 검색도 더 잘할 수 있음.
한글로 검색하면 한국어로 부연되어 있거나 한국인들이 주로 리뷰를 쓰고 찾아간 곳이 뜬다. 이미 거기서 관광객 조낸 바글바글임. 한국말이 마구 들리는 제2의 고향을 찾고 싶다면 고고.
아이폰의 경우 쉽게 설정에 들어가서 키보드에 일본어 로마지를 설치할 수 있다. 알파벳 식으로 일본어를 발음 나는 대로 쓰면 돼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이게 어려우면 파파고가 구글 번역보다 아시아 쪽 언어 번역을 잘하니(특히 일본어) 파파고에서 한글->일본어 번역 기능을 써보자. 유럽 쪽 언어는 구글 번역 추천. 아이폰은 메인화면 위젯에 구글맵이랑 파파고나 구글 번역 넣어두면 여행 시 1초 실행돼서 개편함.
당연하지만 매우 중요. 우리 정보가 구글에 한국인으로 등록되어 있어서(아마 폰 메인 언어나 심이나 구글 아이디 등 정보에서 기인한 듯) 구글맵이 한국인 리뷰가 많은 곳을 우선적으로 보여줌. “너네 나라 애들이 여기 좋아하던데? 헤헿” 이런 느낌.
심지어 어떤 곳은 한국인이 너무 많이 가서 한국어로 가게 이름 검색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고 뜸. 이치란 라멘 이런 곳..?
구글맵 리뷰의 기본 정렬인 ‘관련성’이기에 자국민 리뷰가 우선 뜨는 거임. 리뷰탭에서 한글 리뷰가 없거나 적은 곳을 되도록 선택하면 로컬한 곳일 확률이 크다. 최신성 기준 정렬 해서 최근 리얼 현지인 리뷰를 체크하는 것도 필수.
그럼에도 현지인들만 리뷰를 쓴 곳들은 우리에게 잘 안 뜰 수도 있다..^^ 샤밤 그러면 일단 그날 방문하고픈 지역이나 동선을 구글맵으로 확대해서 하나하나 가게들을 클릭해서 원하는 느낌의 로컬 식당을 찾아낸다.
그다음 구글맵에서 가게를 누르면 처음 뜨는 기본 탭인 개요탭에서 아래로 스크롤해서 ‘함께 검색한 항목’을 파도타기로 찾아낸다.
주로 비슷한 가격대와 위치, 고객층을 가진 곳들이 아래에 다섯 개 나와 있어서 하나 괜찮은 곳 물꼬를 트면 줄줄이 찾을 수 있다. 품은 들지만 이 방법이 정통법인 듯. 네이버도 이 기능 도입하면 좋겠음.
가게 사진이 폰카로 대충 찍은 게 아니라 ‘누가 각 잡고 카메라로 찍은 것 같은 것들‘이 우선적으로 뜬다면 광고 리뷰나 업체가 직접 올린 사진들이니 ’유기적으로 원래 인기 있어서 찐 리뷰가 올라온 곳‘이 아닐 확률이 높다. 이런 곳은 거른다.
이걸 보는 눈이 없다면 한국에서 네이버나 인스타에 압구정 맛집, 분당 맛집 이런 식으로 광고 검색어 몇 개 돌리면서 어떤 사진들이 연출된 광고 사진인지 학습 고고 ^.^ 학습 자료는 매우 무궁무진할 것이고 인스타는 같은 사진을 돌려쓰는 경우가 많아서 더 알아보기 쉽다.
일본인들은 구글맵보다 タベログ(타베로그) 같은 현지 앱으로 맛집을 서치하고 예약하고 평가하기에, 구글 맵에 타베로그 페이지 링크가 있다면 들어가서 평점을 보자. 타베로그는 구글보다 평점이 평균적으로 낮아서, 3.5가 넘거나 이에 가까우면 대충 엄청 맛집임.
사실 더 부지런하자면 타베로그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해당 식당을 검색해 보면 제일 좋다. 말은 못 알아들어도 평점은 체크 가능하니까.
당연히 리뷰수가 늘수록 보통은 평점이 낮아진다. 감안해서 반영함. 예를 들면 홋카이도에 초인기 라멘 집은 몇 천 명이 리뷰를 써서 평점이 3.9거나 4.0 등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반대로 아직은 인지도가 낮은 곳은 리뷰가 몇십 개인 대신 평점이 4점 중후반 대일 수도 있다. 아래가 예시.
리뷰가 몇십 개에 불과하다면 모수가 적으니 해당 평점에 대한 신뢰도를 몇천 개 리뷰 있는 곳보다는 낮게 본다.
또 일본인은 타베로그에 익숙해서 구글맵에서도 웬만한 눈물 나오는 감동 서비스와 맛이 아니면 한국 기준보다 짜게 평점을 줄 수 있으니 일본인만 평점을 쓴 곳이라면 참고해서 반영한다.
일본이든 어디든 가격이 싸다면 평가가 후해지고 평점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경험과 가진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현지 가격대를 보면서 결정하자. 가격이 싸면서 품질이 좀 낮은 편이 좋은지 조금 더 비싸도 품질이 더 높은 편이 좋은지의 스펙트럼에서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하자.
그다음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에 해당하는 식당을 찾아가면 만족도가 확실히 올라감. 나의 경우 일본 시내에서 2인 기준 원 없이 마시고 먹고 15000엔 정도면 현지인들이 바글바글한 이자카야에서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다. 내가 브런치에서 소개한 곳들이 주로 그런 곳들이다.
메뉴판 사진이 구글에 있는 경우 그게 칠판이나 종이에 수기로 적은 것인지 체크하자.
특히 해산물 위주의 식당이나 이자카야는 그때그때 선도 높은 재료에 따라 오늘의 메뉴가 자주 바뀌는데 그런 곳이라면 아무래도 가서 성공할 확률이 높음.
뭐 온라인 쇼핑할 때랑 비슷하다. 리뷰를 최신성으로 정렬해서 낮은 리뷰들이 주로 어떤 것 때문인지 파악하자. 몇 개 없다면 그냥 고객 놈이 이상한 트집 잡은 걸 수도 있고 아니면 서비스나 맛에서 치명적인 문제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일본은 조금이라도 격식이 생기는 순간(주먹밥집, 라멘집 같은 데 빼면 사실상 거의 다) 오토시라고 기본 안주나 반찬을 제공하면서 몇 백 엔을 받는다.
이건 그냥 미국 가서 내는 팁이나 이탈리아 가서 내는 coperto 두당 자릿세 같은 거다. 기본으로 발생하는 문화니까 거기 가서 안 시킨 거 나왔는데 덤탱이 썼다고 우기거나 당황하지 말자. 또 기본 반찬이나 국을 리필해도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 주의.
독일이나 일부 유럽은 팁을 5~10프로 낸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을 미리 파악해서 적당히 대세를 따르자. 미국은 요즘 팁 장난 아니라는데(막 25%..?) 최근 정보 체크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