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1-2 안암 외전. ANAM ANAM?
우리는 팝업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성공의 기준은 다양하지만 그 다양함을 다양하게 충족시키고 끝냈다.
나의 장점은 복기이므로, 그 내용 기록을 위해 팝업을 차곡차곡 정리해 본다. (긴 에피소드 예상)
기획의 내용은 이렇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선, 안암을 찾는 분들을 정의해야 했다.
안암을 왜 오는지, 누가 오는지, 어떤 채널을 통해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이해하고, 무엇이 재방문을 하도록 하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그렇게 오시는 분들을 정의해 보니 손님들의 시선에 비친 북촌의 안암이 정의되었다.
처음 안암을 기획하면서 생각했던 것과 많은 부분이 부합했다.
좀 더 속도감 있는 느낌에 모던하면서도, 기존의 음식점들과 구분 지어져 있는 경계에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음식이 있는.
일반적을 우리 음식을 이미지로 인식하는 방식도 이해해 봤다.
초록색 국밥, 고수가 들어간 국밥, 맑은 국밥.
이것도 우리가 기획한 내용에 들어맞았다.
여기에 +제육 역시 그 트위스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
제육 역시 익숙하지만 특별하다는 이미지를 강화해 주는 것에 도움이 된다.
올해는 몰에서 MD 분들이 많이 접근하셨는데, 우리의 피지컬이 몰의 인지도를 최대한 흡수할 없다면 몰에 입점하는 게 우리에게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을 한다. 중의 1이 되어 이득을 보기 위해선 인지도 흡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힘들 거라는 것. 그리고 그 흡수할 타이밍에 그 수요를 받아낼 수 있어야 의미가 생기는데, 우리의 아이템은 거기 부합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전부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안암 스스로를 메타인지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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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아무리 유명한 것이래도 자신이 소속된 사회에 점유율이 높은 이슈에 지배당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므로, 북촌 밖에서 안암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또 미슐랭 가이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슐랭이 가진 인지도가 과연 우리의 인지도일까?
과연 북촌 밖에서 안암은 제 역할을 할 것인가? 그 의문에 답이 필요했다.
설령 우리가 로컬의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이 전부라면, 우리는 문제에 당면했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에 대한 경험치도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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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리스크를 작게 짊어질 필요가 있었다.
가게를 하나 더 낼 건 아니잖아. 그리고 공사 중인 원래 가게에서 뭔가를 더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야. 그렇다면 기회로 생각해 보자. 인원은 있고, 시간도 있고, 장소만 섭외하면 되겠네. 그럼 우리 본점이 가지고 있는 제약을 풀어낼 수 있을지 몰라. 그렇다면, 팝업을 시도하자.
그래서 팝업을 시도하게 된다면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1) 작게 라도 우리를 알리고, 호감도를 쌓을 것(팝업->북촌으로 이미지를 흡수할 것)
2) 이번 팝업을 통해 다음이 있음을 알릴 것.(생각하는 집단으로 남고, 인지 시킬 것)
3) 트렌드를 흡수하고, 팝업 콘텐츠를 본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마케팅 채널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할 것.
4) 우리 모두의 경험치를 쌓을 것
5) 즐거울 것
6) 실제 우리를 정확히 인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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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 중요한 것은 메시지.
그렇다면 우리는 이 메시지를 무엇으로 정하고, 어디서 효율적으로 적합하게, 어떻게 알릴 것인가?
안암은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지는지 정의했고, 거기에 따라 부각할 것을 정했다면,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를 정해야 했다.
당시 우리가 정한 방식은 경동시장 푸드트럭과 안암동, 그리고 신촌이었다.
안암동에서의 Come Back Home 팝업은 우리의 태생과 관련이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는 팝업이라,
팝업 이후의 재미를 부여할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적합했다.
신촌은 그 재미의 연장선에서, 연대 앞에서 안암을 아는지 묻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여전히 가능한 기획들이다.)
경동시장 푸드트럭 팝업은 기획 단계에서 여러 가지 방향성을 찾아봤지만 가능하지 않았다.
푸드트럭의 행정규제도 심했고, 아무래도 운영 단계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할 것과 타깃에 집중하기로 했다.
과연 우리 타깃은 어디서 반응할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할 예정인가?
그래서 가장 핫한 성수에서, 그 지역에 가장 강세인 팝업을 통해, 북촌 방문자로 흡수할 수 있는 우리 타깃을 발견하기로 했다. 저변을 넓혀 간다는 건 우리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으나 발견하지 못한 사람에게 발견하도록 꾸준히 노출시키는 것이니까. 노출시키기 위한 질문이 필요했다.
그래서 진심으로 물었다.
"안암을 아세요?"
서동요는 아이를 통해 불러졌다. 이유는 그 아기 상어의 조회수를 보면 쉽게 알겠지만, "누구나"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테다. 그런 쉬운 단어로, 쉽게 이어진, 자극적인 방향성 때문이겠지만 자극은 우리에게 없으므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쉽게 주제가 눈에 띄는 이야기로 슬로건을 정한다.
우리의 이름이 두 번 반복되고, 질문으로 느껴지는.
그렇게 ANAM ANAM?으로 슬로건은 정해졌다.
알아도 좋고, 몰라도 알게 될만한, 그리고 무의식에 기록되어 있다 언젠가 북촌에 방문하면 끄집어낼 수 있는, 언젠가 안암을 떠올리면, 또는 고대를 떠올렸을 때 떠올릴 수 있는 한 가지로 기억될지도 모르는.
콘셉트는 서문시장, 홍콩의 음식점 중 일부를 모티브로 했다.
안암을 정의했을 때 느껴지는 "말없이 먹어야 할지도 모르는"음식점의 분위기만 뒤집어 보기로 했다.
또 "고급스러운"의 느낌을 뒤집어 보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질문은, "안암"이 분식을 하면 어떤 느낌이야?
그래서 국수와 곁들여 먹을 음식들로 정리되었다.
사람들이 우리를 인지하는 방식을 강조하고, 인지 시켜보기로 했다.
그러면 그 팝업의 이미지를 상기하여 본점에 흡수될지도 모르니까.
초록색을 강조하자. 색깔을 인식해서 우리를 인지하게 해 보자.
그래서 우리는 서문시장+ 홍콩의 느낌을 모티브로 한 콘셉트와, 초록색을 강조한 팝업을 기획하게 되었다.
무엇을 알릴 것인지 정했다.
어디서 알릴지도 정했다.
어떻게 알릴지만 정하면 된다.
이게 사실 어렵다. 워낙 프로들이 많은 세계가 마케팅업이니.
반짝하고 인지도를 늘려 팝업을 시도하고, 그 인지도를 북촌으로 흡수해야 마케팅 비용이 의미가 생긴다.
오신 분들에게 소소한 재미도 드려야 인식할 수 있고, 인식할 내용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그 모든 것에 의미가 담기는 건 결국 손님이 방문해야 한다는 것.
그 이후에야 의미가 생기는 거니까, 우리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겠다.
인스타그램을 기본값으로 하고, 결국 직관적으로 반응이 오도록 할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 하면
오프라인 마케팅뿐이다. 그러니까, 전단지를 돌려야 한다는 결론.
성수 채널을 통해 북촌에 있는 음식점을 알린다. 그건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성수를 방문하는 분들은 안국-북촌에서도 같은 경험을 공유할 것이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우리가 성수에서 팝업을 하게 된다는 건 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우리는 일주일 간, 성수에서 팝업을 하는 브랜드들이 가지는 특수한 인지도를 흡수할 수 있을까?
이 많은 의도를 전부 다양하게 흡수하는 방법.
그게 우리의 메시지를 한 가지로 정하고, 그걸 다양하게 경험하도록 하고, 그 무의식에 우리를 남겨두고, 언젠가 불현듯 떠올리게 하는 콘텐츠가 필요한 이유다.
내가 안암에 대해 한 수많은 질문들을 답할 수 있을까?
이번 팝업에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까?
그건 다음 기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