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0월 9일. 날씨 맑음.
한글날이다.
주말이나 공휴일이 되면 고민이다. 오늘은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야 하나.
멀리 가진 않지만 고민이다. 오늘은 백화점에 갔다. 아이들을 위해서?
아니다. 내가 입을 옷을 사기 위해서 갔다.
나는 오랫동안 봄, 가을에 입는 아우터가 있다.
외투? 재킷? 코트? 인가… 형태를 보아 재킷의 두께감에 코트의 형태를 갖추었는데
길이가 허리춤에 온다. 이런 스타일을 무엇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브랜드는 BOSS다. 물론 내가 사지 않았다. 20년 전에 사촌누나의 신랑.
그러니까 대충 매형이라고 치자. 매형이 물려줬다. 이유는 살이 쪄서 안 맞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나도 뚱뚱하지는 않았지만 형이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었다.
나는 처음 가져보는 명품 (내 기준)이라 매년 세탁소에 맡겨가며 잘 입고 있었다.
재작년부터 단추는 떨어지고 다시 구해 달아도 떨어지고, 혹은 잘 세탁해서 다려도 금세 흐물흐물 해지고
볼품이 없어졌다. 입고 있으면 거적때기를 걸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옷을 따지진 않지만 옷을 이제는 바꿔도 되겠다 싶었다.
검색하다가 내 눈에 들어온 H&M 사에 얇은 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9만 9천 원. 베이지와 진한 남색? 두 종류가 있는데 유행을 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사려고 할 때마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보스를 한 해 더 입을 수 있을까. 아까운데 하다가 햇수로 2년을 넘겼다.
지난주 토요일 친척 결혼식에 보스를 입고 갔는데 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아니 각오를 다졌다.
사이즈표를 보아도 라지를 입어야 할지, 엑스라지를 입어야 할지. 온라인으로 산다는 것이 좀 불안했다.
백화점에 갔고 매장을 찾았고 직원에게 위의 스샷을 보여주며 찾아 주십사 부탁을 했고
(매장을 두서너 바퀴 돌았는데 보이지 않았다)
직원이 창고에 짱 박힌 미디엄과 라지 두 개의 사이즈를 찾아왔다.
나는 라지를 입었다. 혹시 몰라 안에 후드도 즉석에서 껴입어보고
더 추워지는 시기에 대한 범용성도 고려했다. 잘 맞았다.
사실 최근에 11킬로나 감량한 것이 주요했다. 이건 자랑이다.
옷은 결제하자마자 입고 왔고 마음에 들었다. 심플하고 가볍고 길이도 좋았다.
(모바일 앱 최초가입으로 1만 원 할인받았다)
이번주 일요일에 친한 동생 결혼식이 있는데 이걸 입고 갈 것이다.
그렇게 2년 만의 쪼음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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