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가?
저자 전혜성
출판사 중앙북스
2023년, 다시 만난 책
이 책은 몇 년 전에 구입해 읽었지만, 다시 펼친 건 작년이 처음이다. 서른 후반에 들어서며 가끔 느끼던 공허함을 서점을 돌다 발견한 이 책을 발견했고, 제목처럼 <가치 있게, 의미 있게 나이 든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저자 전혜성 님의 확고한 소명의식을 보며 나도 조금은 그런 의미 있는 삶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러나 그 사명감이나 가치관이 쉽게 생기지는 않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다. 다만,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70-80세의 나를 상상하게 되었다. 한 해 앞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저 나이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서면서 이런 질문들이 떠올랐다.
"오늘 내가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았나? 쫓기듯이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죽을 때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 이 질문들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최소한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리고 가치 있는 삶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몸으로, 호기심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맞이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사는 것과 그냥 살아지는 것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나도 이제 시작이다.그리고, 그런 삶을 위한 나의 첫걸음은 취미 찾기다. 아직 과정 중이지만, 계속 시도하고 있다.
1.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2. 인생은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길이다.
3. 나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가장 큰 선물, 건강
4. 눈앞의 성공보다 나를 위한 보람을 좇는 삶
5. 미래를 내다보아야 두려움이 없다.
6. 가치 있게 나이 듦을 즐기는 사람들
에필로그. 묵묵히 나의 길을 마지막까지 걸을 수 있다면.
아래 글들은 모두 책 속에서 내가 밑줄 그은 문장들이다. 사람마다 경험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와닿겠지만, 그중 가끔 들여다보고 싶어 책 속에서 가져왔다.
" Prologue : 당신 인생의 값은 얼마입니까 "
청춘이 가는 것을, 나이 드는 것을, 늙는 것을 사람들은 서러워한다. 하지만 지나간 세월을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도 없다. 나이가 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만 나이을 먹는 게 아니므로. 우리는 정말 안타까워해야 할 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 삶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가치 있게 나이 드는 것이야말로 시간적 존재로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이것이 내가 학자로서, 그리고 나이 든 사람으로서 나이 드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들은 그런 소명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치 있게 나이 드는 법은 삶의 보람을 계속 키워 가는 것이다. 인생의 박물관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P.31
호기심은 가치 있는 삶의 원동력이다.
삶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궁금증이 없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있는 한 지루할 틈이 없다.
P.35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 존재를 인정하고 애정 어린 눈으로 그것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 눈을 뜬 것처럼 아침마다 눈을 뜨며 새롭게 시작된 세상에 감동할 줄 알아야 한다.
소통이란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거나 서로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무엇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감동을 주고받아야 한다.
가치 있게 살아간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면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감동과 사랑을 서로 주고받으면 인연을 만들고 지속해 나가야 한다.
P. 40
내 인생을 일으켜 세운 원칙 세 가지!
첫째는 마지막까지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정직하게 사는 것이고, 둘째는 얼마가 되었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삶에 대해 수시로 평가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인생의 단 한순간도 생각 없이, 의미 없이, 성과 없이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한 방향을 향한 것이다.
P.59
내 나이 여든 하나. 한 세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나의 인생을 반추하며 이제는 다음 세대를 위해 가치 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말해주고 싶다. 내가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가치 있는 삶은 다음의 한마디로 요약된다. "나의 존재가 세상 누군가에게 무엇인가가 되는 삶이다."
P. 61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야 한다. 가치 있는 삶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사는 삶이다. 현재를 충실하게 산다면 그것은 모두에게 기억될 만한 빛나는 과거를 남길 수 있고, 누군가의 미래를 발하는 거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가치 있게 산다는 것은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현재의 일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충실하고 일관성 있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P.132
잠시 모든 것을 덮어두는 시간 -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쉬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생전 자지 않던 낮잠을 청하면서 나는 아직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 지금은 잠시 눈을 붙여 두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P.153
사명감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개인적 야망이나 출세 욕심 대신 우리의 삶을 굳건하게 지탱해 준 것은 바로 사명감이었다. 한 집안의 맏딸로서, 한국인으로 그리고 여성으로 미국 사회에 당당히 뿌리내려야 할 유학 1세대로서의 사명감, 오랜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 피폐해진 조국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내 나라의 정체성과 문화적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할 비교문화학자로서의 사명감, 내 남편 아내로서의 사명감, 여섯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사명감 등등.
골치 아픈 사명감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하루하루를 즐겁고 편안하게 보내는 것만이 목표라고 말하는 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사명감이란 누구를 위해 갖는 것이 아니다. 사명감이야말로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이며 그것으로 인해 인생의 최종 목표가 정해지는 것이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다. 몸을 움직여하는 공부.
전혜성 님의 아버님이 공부는 반드시 움직여서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상 앞에서 이론만 되뇌는 공부는 아무런 의미도 소용도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P.209
목적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는 취미
설령 나에게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일이 아니더라도 즐겁게 몰입해서 하면 그만큼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되면 그 일을 통해 새로운 일을 모색하게 된다.
삶이 훨씬 풍요로워지고 나이가 들어 취미생활을 시작할 만큼 여유로워진 것을 감사하게 된다. (취미로 시작한 수묵 채색화 그림 그리기가 전시회를 열기도 하도 한국문화를 알리는 용도로 사용하게도 되었다.)
P.225
나의 가치가 세상의 가치를 높인다.
모든 삶에는 그 시작이 있던 것처럼 끝이 있게 마련이다. 앞으로도 10년을 지난 10년처럼 변함없이 살겠노라 다짐하지만 나에게 남은 삶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로 모른다. 하지만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그 끝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삶이 다 했을 때 '당신이 이 세상에 다녀가서 다행이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가치 있는 삶은 없을 것이다. 부디 내가 지금껏 살면서 깨달은 크고 작은 교훈들을 통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 온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237
생애 최후의 축제가 최고의 축제로.
우리의 인생은 축제로 시작해 축제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생만큼 신비한 축제는 없다... 그 수많은 축제를 경험한 끝에 맨 마지막으로 갖는 축제가 바로 장례식이 아닐까? 그렇다면 내 생애 최후의 축제를 최고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중략)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사실 인생을 정리하는 마지막 절차가 아니다. 물론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고 일단락 짓는 것도 필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 정리를 통해 아직 다 하지 못한 일을 찾아 남은 시간 동안 성실히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제가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죽음은 누구나 언젠가 겪게 될 우리 생애 최고의 축제다. 그 낭리 언제가 될지는 신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모른다. 우리는 다만 매일매일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감사하며 살아갈 뿐이다.
P.251
묵묵히 나의 길을 마지막까지 걸을 수 있다면.
이미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들이나 나이를 먹어가는 중년층이 받아들이는 삶의 무게는 다르겠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동일하다. 어떤 모습으로 살든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눈앞의 성공만을 향해 질주하는 살람이 있다면 잠시 숨을 돌리고 지금껏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보다 많은 사람이 나를 발판 삼아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에게 남은 마지막 사명이다. 나의 이런 마음을 이 책을 읽는 사람들만큼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저자소개 - 전혜성 (2010년 기준: 81세)
전혜성 박사는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2015)으로, 평생을 학자로서 사회에 기여하고자 했다. 이화여대 영문과 재학 중 미국 유학을 떠나 디킨슨대에서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보스턴대에서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이후 보스턴대, 예일대 등에서 강의하며 예일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부장을 역임했다.
1952년 남편인 故고광림 박사와 함께 한국연구소를 설립해 동양 문화를 알리는 데 힘썼으며, 6명의 자녀를 모두 미국 명문대에서 졸업시킨 교육자로도 알려져 있다. 저서로는 <엘리트보다는 사람이 되어라>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 <여자야망사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