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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필드 Nov 01. 2024

10월, 설악산 단풍 여행기

초급코스: 비선대와 비룡폭포를 다녀오다.

2024년 10월 중순, 설악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신흥사에서 템플스테이를 갔다. 어릴 때 이후 처음 방문한 설악산은 웅장한 대자연 그 자체였다. 이때 단풍이 많이 들지는 않았었지만, 충분히 가을가을한 느낌이 들어 힐링하기에도 좋았고, 템플스테이 일정에 맞춰 2시간 이내로 다녀올 수 있는 초급코스를 다녀왔다.


설악산은 단풍 성지답게 평일에도 내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았지만, 외국인들이 단체뿐 아니라 개별로도 많이 찾아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르신들이나 어린이, 가족 단위 관광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는데 단풍 계절이구나 싶었다. 

 



이번 설악선 여행에서는 비선대, 비룡폭포, 권금성만을 다녀왔다.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코스인데,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다면 2시간 30분 정도는 계획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참고. 초보자도 갈 수 있는 등산 코스  

초급: 비선대(2.3km), 비룡폭포 (2시간), 권금성(케이블카 이용)

중급: 토왕성 폭포 전망대, 흔들바위 (3시간)

상급: 금강굴, 울산바위 (3시간 이상)



설악산 소공원

설악산 국립공원을 입구를 지나면 아래와 같이 바닥에 그려진 지도를 볼 수 있는데, 이곳이 소공원이다. 왼편을 바라보면 케이블카로 연결된 권금성이 보인다.

소공원에서 바라본 설악산



신흥사 입구 (일주문 > 통일대불)

설악산의 주요 명소 대부분 신흥사에서 출발하기에 늘 등산객들로 붐빈다. 소공원에서 주변 맛집들을 지나 걷다 보면 신흥사 입구를 알려주는 일주문(一柱門)이 보인다. 이 문은 세속의 번뇌를 떨치고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진리와 깨달음으로 향하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한다.


신흥사는 속초 설악동에 위치한 대한 불교 조계종 제3 교구 본사로, 신라 진덕여왕 7년 (653년) 자장율사가 창건하여 처음엔 '향상사'라고 불렸고, 지금은 '신흥사'로 불린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걸으면 통일대불(청동불좌상)이 우측에 보인다.


통일대불 (청동불좌상)은 1987년에 제작하여 10년 후인 1997년에 완성된 통일대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남북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조성된 불상이다. 통일대불은 108톤의 청동으로 제작되었으며, 미간 백호(白毫)에는 지름 10cm의 인조 큐빅 1개와 8cm 큐빅 8개가 박혀 있어 밤에는 찬란한 광채를 발하여 신비함을 더한다. 좌대 둘레에는 지극정성으로 통일을 발원하는 16 나한상이 조각되어 있다.
일주문(一柱門)과 청동불좌상(통일대불)


신흥사 통일대불 광장에서 걷다 보면 시냇물을 건너는 돌다리가 나타난다. 이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가면 비선대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첫 번째 코스 : 비선대 (2.3km)

코스: 입구 > 무장애 탐방로 (휴게쉼터> 무명용사의 비): 1.4km > 설원교(돌다리) > 와선대 > 비선대


1. 무장애탐방로 (1.4km)

비선대 입구에 들어서면 시원하게 하늘로 뻗은 나무들을 보면 누가보다 숲 속 산책로임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서 약 1.4km 구간은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도 걸을 수 있는 무장애탐방로로 조성되어 있으며, 평지가 잘 되어 있어 휠체어 이용객들도 볼 수 있다. 왕복으로 걸으면 약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무장애탐방로 표지판
비선대 가는길


2. 설원교 (돌다리)

무장애탐방로를 걷다 보면 중간쯤에 설원교라는 돌다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설악산의 풍경이 멋져서, 많은 사람들이 포토존처럼 사진을 찍곤 한다. 가끔 한 줄로 서서 사진을 찍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학생들처럼 귀엽기도 하다.


3. 화장실 

그 이후로도 평지 같은 길이 이어지며, 중간에 돌로 지어진 화장실이 보인다. 여기뿐 아니라 설악산 곳곳에는 이런 돌이나 나무로 지어진 화장실들이 종종 보인다.

비선대 가는 길에 있는 화장실


4. 와선대 

평지가 지나면 평평하지만 돌길이 이어진다. 다시 걸어가다 보면 누구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장소가 있다. 단풍나무 아래 펼쳐진 초록빛 시냇물이 아름다운 이곳이 바로 와선대 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옛날 마고선이라는 신선이 너럭바위에 누워 바둑과 거문고를 즐기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했던 곳이라고 하여 '와선대'라 불린다고 한다. 그만큼 자연 경치가 아름답다. 

와선대 근처 영상
와선대
와선대

4. 비선대 도착

비선대는 와선대에서 경치를 감상하던 신선 마고선(麻姑仙)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에서 명칭이 유래되었다. 이곳은 천불동계곡의 입구에 위치한 커다란 바위로, 하늘로 우뚝 솟은 바위 아래 초록빛 계곡물과 암반이 어우러져있다.


비선대에 도착했을 때, 거대한 바위산도 눈길을 끌었지만 암반에 새겨진 한자들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오랜 세월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비선대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다리가 보이는데, 이곳에서 금강굴과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시작된다.

천불동계곡의 입구에 위치한 비선대
암반에 쓰여진 한자와 비선대 안내문


비천대 앞에는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식사를 즐기는 어르신들도 보인다. 일부에게는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지만, 어르신들이 자연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그리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만, 산에서 술을 드시는 모습이 걱정되기는 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남녀의 먹거리 차이도 눈에 띄는데, 할머니들은 믹스커피 한 잔을, 할아버지들은 막걸리와 함께 식사를 하신다. 공공장소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식사하는 것이 규칙에 어긋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적인 풍경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비선대 앞 쉼터
비선대에서 바라본 설악산과 비선대 탐방로 안내문



두 번째 코스 : 비룡폭포(2.4km)

소공원 > 비룡폭포 입구 > 화장실 2개 (토왕성 화장실을 지나면 돌길 시작) > 육담폭포 > 비룡폭포 > 토왕성 폭포 전망대 


이 코스는 초보자도 쉽게 갈 수 있는 등산로로,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다리들이 있어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 비룡폭포를 지나면 토왕성 폭포 전망대까지 900 계단을 올라야하는데, 왕복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토왕성 폭포 전망대는 40년 만에 개방된 곳이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코스라고도 하는데, 비가 온 후에 가야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1. 소공원에서 비룡폭포 입구 가는 길

소공원 곳곳에 위치 지시판이 있다. 지시판을 따라 걷다 보면 넓은 시냇물을 지나는 다리가 보인다. 이곳을 지나 좌측으로 걷다 보면 입구에 도착한다.


2. 토왕성 폭포 전망대, 마지막 화장실 (여기서 0.8km)

숲 속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에 화장실이 2개가 있다. 이중 마지막 화장실인 토왕골 화장실이 보이면 거의 후반에 들어선 것이다. 이곳부터 약 0.8km 구간은 평지길이 이어지다가 본격적으로 돌길로 접어든다. 돌길은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오르막 길이기 때문에 다소 힘이 들고 땀이 난다. 낙엽들도 있어 가끔 미끄럽기도 하니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좋다.

화장실


3. 숲 속 곳곳에 다리들이 놓여있다.

비룡폭포로 가는 등산길에는 유독 여러 개의 다리들이 있다. 돌길을 오르느라 힘들다 싶을 때 나타나는 이 다리에서 중간중간 쉬어가는 재미가 있다. 대부분의 다리는 아래가 보이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흔들 다리도 있어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혼자 걸을 때는 심하지 않았지만, 다른 등산객들과 함께 걸을 때면 다리의 흔들림이 더 크게 크게 느껴졌다. 

곳곳에 보이는 다리들
흔들다리


4. 비룡폭포

드디어 도착한 비룡폭포. 비가 온 다음날이라 물이 많고 힘차게 흘렀다. 비룡폭포는 떨어지는 물줄기가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상류에는 토왕성 폭포가, 하류에는 육담폭포가 흐르며, 이 두 폭포 사이에 비룡폭포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포토존으로도 유명한데 특히 물을 받아먹는 모습의 사진들을 블로그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비록 거대한 폭포는 아니지만, 그 힘찬 모습과 소리가 인상적이다.

비룡폭포 영상
흔들다리와 비룡폭포


5. 토왕성 폭포 전망대 가는 길

비룡폭포에서 토왕성폭포 전망대까지는 약 900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약 3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끝까지 올라가지는 못하고 10여분 정도만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정말이지 계속 아래 사진과 같이 계단의 연속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사진을 촬영하며 올라가는 모습도 보았는데, 아쉽지만 나는 돌아서야 했다.



 


하산길에 머물 수 있는, 설다원 

하산할 때는 일주문 옆에 위치한 설다원에서 따뜻한 정혈차 한잔을 마시면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설다원은 기념품가게 이면서 따뜻한 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연꽃빵과 함께 차 한잔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다. 

설다원 (기념품 가게, 무료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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