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에서 환경재앙으로, 목화 산업의 명암
-면화 생산량(2024) 약 100만 톤(섬유 기준)
-세계 순위 생산 8위, 수출 상위 10위권
-섬유 산업 고용 약 60만 명 (2024년 기준)
-강제노동 종식 선언 2022년 3월 (ILO)
-BCI 로드맵 체결 2024년 11월 (타슈켄트)
-2026/2027 목표 생산량 원면 450만 톤 (우즈베크 정부 목표)
1장. '백금'의 역사: 소비에트 유산과 면화 모노컬처
1.1 식민지 시대부터 소비에트 체제까지
우즈베키스탄의 면화 재배 역사는 19세기 러시아 제국의 중앙아시아 팽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60년대 러시아는 미국산 면화 수입을 줄이기 위해 새로 편입한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면화 재배를 유도하였고, 우즈베키스탄의 온화한 기후와 비옥한 토양은 이 지역을 순식간에 면화 생산 허브로 변모시켰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소련은 원자재 확보라는 산업적 목표 아래 우즈베키스탄의 면화 단작(單作) 체계를 더욱 강화하였다. 1950년대에 이르러 '백금'이라 불리던 면화는 소련 경제의 핵심 기둥으로 자리 잡았으며, 과도한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우즈베크 관료들은 생산 실적을 위조하거나 강제노동과 아동노동을 동원하는 관행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생산량은 1988년 최고치인 연간 8,000바리(약 200만 톤)까지 치솟았다.
1.2 독립 이후의 면화 경제
1991년 소련 붕괴 이후에도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국가 주도의 할당량 제도를 유지하였다. 농민들은 자신의 토지에서 무엇을 심을지 결정할 권한을 갖지 못한 채, 정해진 면화 생산 목표를 채워야 했다. 정부는 면화 수출을 통해 높은 외화 수입을 보장받으면서도, 농민들에게는 시장 가격보다 낮은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를 유지하였다. 2006년 기준으로 면화는 우즈베키스탄 전체 수출의 17%를 차지하였고, 연간 생산량은 약 100만 톤 수준이었다.
면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경제적 취약성을 낳았다. 단작 경제 구조와 식량 안보 문제를 인식한 정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면화 재배 면적을 1990년의 180만 헥타르에서 140만 헥타르로 점차 축소하는 한편, 곡물 재배 면적을 확대하는 농업 다각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2장. 아랄해 재앙: 면화가 지운 바다
2.1 물줄기를 바꾼 결정
아랄해 비극의 씨앗은 1960년대에 뿌려졌다. 소련 정부는 면화 대량 재배를 위한 관개용수 확보를 명목으로 아랄해의 두 주요 수원인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에 수십 개의 댐과 거대한 관개 수로를 건설하였다. 1,445km에 달하는 카라쿰 운하를 비롯한 이 인공수로들은 두 강의 수량을 대폭 줄였고, 그 결과 아랄해로 유입되는 물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아무다리야강의 경우 수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하였으며, 이는 연안 토양의 급격한 염류화를 초래하였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토양 오염은 원래 목표였던 면화 재배량조차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았다.
2.2 수치로 보는 아랄해 소멸
1960년대 초 세계 4위 규모의 내해(內海)였던 아랄해의 면적은 약 68,900㎢, 총저수량은 약 100만 톤에 달하였다. 이후 반세기 만에 원래 면적의 10% 미만으로 쪼그라들었고, 수위는 26m 이상 낮아졌으며 저수 면적은 7분의 1로 감소하였다.
호수가 말라붙으면서 비료와 농약으로 오염된 호수 바닥이 그대로 드러났다. 말라버린 아랄해에서는 매년 약 1억 톤 규모의 유독성 모래와 소금이 바람에 실려 중앙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반경 500km 이상의 농토와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무이나크의 선박 공동묘지와 소금 사막은 이 비극의 상징이 되었다.
2.3 회복 노력과 한계
중앙아시아 5개국은 1992년 수자원 이용·보호 관리 협정을 체결하고 아랄해 살리기 국제기금을 설립하였으나, 상류국(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과 하류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간의 이해충돌로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측 소해(小海)는 코크아랄 댐 건설 이후 일부 수위가 회복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우즈베키스탄 측 대해(大海)는 여전히 고갈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함께 2021년부터 아랄해 지역 친환경 재건 사업을 추진하여 2025년 6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였다. 스프링클러 관개 시스템 도입으로 물 사용량을 40~50%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아랄해 자체의 회복은 현 상태에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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