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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rulean blue Aug 07. 2021

사랑에도 비용이 든다.

대략 20년 전, 한 친구가 연애를 할 때 남자의 경제력을 따지는 모습을 보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당시의 나는 못 말리는 이상주의자였고 "사랑이 전부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가까운 친구였고 그 친구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었어서 그 친구를 흉보거나 욕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저렇게 솔직하게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그 친구의 당당함이 부러운 면도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나의 마음이 더 순수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그 친구도 나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 그 친구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확실히 알았던 것만큼 그 모습에 가까운 가정을 꾸리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서 마흔이 된 나는, 스무 살의 나에게 돌아가서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주고 싶은 마음이다. 사랑이 전부가 아니야. 사랑을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그것에도 비용이 든단다. 조금 더 길게, 멀리 봐야 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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