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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r 15. 2021

[말하기 습관]원하는 걸 이루어지게 만드는 말

초능력 같은 염력은 믿어도 말이 가진 힘은 믿지 않는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한 길’은 보통 사람의 키 정도의 길이다. 보통 사람의 키보다 열 배 깊은 물속은 알 수 있지만 그보다 훨씬 짧은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대양의 평균 수심은 3000~4000미터에 달한다. 큰 배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바닷속까지 지도를 제작하는 걸 보면 열 길 보다 훨씬 깊은 물속까지 들여다보는 게 확실하다. 기술의 발달로 몇 킬로미터 물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사람 속은 정말 알 수 없는 걸까?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는 방법이 있다. 

그 사람이 쓰는 말을 잘 들으면 생각을 알 수 있다. 모든 말에는 신념이 들어있다. 신념을 가진 말이 가진 힘을 염력(念力)이라고 한다. 염력은 생각이 가진 힘이다. 고도로 정신을 집중해서 초능력으로 물건을 옮기는 것도 염력이라고 한다. 


<염력>이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다. 염력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사물을 옮기고 악당과 싸우는 등 염력을 가진 사람을 초능력자처럼 묘사한다. 많은 사람이 상상하는 염력에 영화적 상상력을 보태서 주인공이 초능력을 발휘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줄거리다. 염력은 전 세계에서 단지 몇 명만 발휘하는 초능력이지만 많은 사람이 믿는다. 


반면,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반신반의하며 믿지 않는다. 

정말 말하는 대로 된다면 안 되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초능력 같은 염력은 믿어도 말이 가진 힘은 믿지 않는다.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신념을 현실로 만드는 힘을 ‘자성 예언’이라고 했다. 영어로는 ‘Self-fulfilling prophecy’라고 쓴다. 자기 자신에게 예언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의 장점을 격려하고 칭찬하면 가까운 미래에 좋은 결과를 얻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긍정, 격려, 칭찬보다 실수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산다. 

긍정적인 기분은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끌어들인다. 부정적인 기분은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끌어들인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면 긍정적인 말을 하게 된다. 결과도 좋다.



긍정적인 기분은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끌어들인다. 부정적인 기분은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끌어들인다. 

기분 나쁜 상태로 일하면 결과도 좋지 않다. 실제로 결과가 좋아도 기분이 나쁜 상태로 일해서 뭔가 개운하지 않다. 언어심리학 분야의 연구가 알프레드 코르치프스키는 <<과학과 건전성>>에서 ‘일반 의미론’을 제시했다. 일반 의미론은 언어구조가 어떻게 인간의 사상을 형성하는지, 특정 언어 습관이 어떤 방식으로 갈등과 오해, 부정적인 생각을 만드는지에 관해서 설명했다. 


사람이 사용하는 말에 따라 행동이 바뀐다는 사실을 일반 의미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19세기에는 경제 상황이 나쁘면 불경기(Depression)라고 했다. 지금은 불경기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경기가 나빠서 매출이 하락하면 ‘역성장’이라고 표현한다. 성장을 넣어서 나쁜 경제 상황을 어떻게든 좋게 표현하려고 애쓴다. 1930년대에는 경기 후퇴라고 표현했다. 불경기에서 경기 후퇴로, 다시 역성장으로 바뀌 부른다. 이런 식으로 바꿔 부르자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성장 곡선이 내리막을 그리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덜 우울하게 전달하려는 의도에서 어떻게든 성장을 넣어서 표현한다. 


억지로라도 긍정적으로 말하면 긍정적인 상황이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악조건에서도 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렇듯 말은 살아가는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준다. 

체코의 문학이론가 루보미르 돌레첼은 생각에 영향을 주는 언어 패턴을 양식의 연산자라고 했다. 그는 사람이 말하는 언어를 조사해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냈다. 그 패턴은 가능성, 불가능성, 필요, 확실성, 욕구를 의미하는 동사와 부사다. 해야 한다, 해야만 한다, 하는 게 좋다, 하는 것은 당연하다 등은 성취, 의무, 의지의 상황을 만든다. 할 수 있다, 할 것이다, 하고 싶다 등은 자신의 선택을 허락하는 상황을 만든다. 불가능의 패턴도 있다. 안 된다, 할 수 없다, 불가능하다 등은 절망의 세계를 만든다.


단어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건 그 사람 마음이다. 단, 자기가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서 세계관이 바뀐다. 주변 사람에게 전달하는 의미도 달라진다. 

“이렇게 해보세요. 틀림없이 잘 될 겁니다. 나도 몇 번 실패한 끝에 성공했어요.”

이런 말을 들으면,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렇게 해보세요. 해보다 안 되면 포기해야죠. 나는 계속 안 됐거든요.”      

이런 말을 들으면, 저 사람도 못했다는데 난 될까? 의구심이 든다.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말은 ‘주술’적으로 사용된다. 

긍정적인 표현은 언제나 바람직한 상황을 만든다. 

가능성, 확실성의 패턴을 만드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기 바란다. 말하는 데 돈이 들거나 어려운 일, 힘든 일이 아니므로 바람직한 상황을 만드는 말을 남발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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