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두 가지 이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을 성찰했다. 유명한 과학자, 경영자, 종교인의 일대기에는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어려움을 이겨낼 해법을 발견한 에피소드가 빠지지 않는다.
일과 중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일·공부에 집중하느라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을 돌아보기가 쉽지 않다. 잠시 혼자만의 시간이 생겨도 스스로를 돌아보기보다 SNS에 접속해서 지인들의 근황을 살피며 ‘좋아요’를 누른다.
우리가 리더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보다 바쁜 일과를 보낸다. 회의와 미팅, 결재 등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다. 여러 가지 일정을 소화하느라 혼자서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어떻게든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시간을 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게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것만큼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인간은 군중 속에서도 고독을 느낀다. 많은 사람 속에 섞여 있어도 고독을 느낀다는 의미는 SNS에서 잘 나타난다. 지인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공허함을 느낀다. 때로는 패배감이 들기도 한다. 다른 사람은 모두 잘 해내는 것 같은데 내가 하는 일만 잘 안 되는 것 같다. 이런 감정이 함정이다.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고독해져야 한다. 군중 속에서도 고독을 느껴야 비로소 정신적으로 편안해진다.
둘째, 혼자만의 시간은 자기 자신을 각성하게 해 준다. 여러 사람이 만나서 의견을 나누는 시간, SNS로 소통하는 시간도 그 나름대로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내느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사고력이 떨어진다. 토론하는 동안 소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혼자만의 시간에 자기 생각을 들여다보는 게 먼저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메슬로우는 심리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도 실제로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소통과 공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혼자 있으면 왠지 고립되는 느낌을 받고 나만 뒤처진다는 생각을 한다.
몇 해 전에 쓴 《혼자의 기술》에서 시간을 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자발적 고독’이라고 했다. 자발적 고독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는 혼밥, 혼술이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자발적 고독이 아니다. 스스로 원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자발적 고독이다.
혼자만의 시간에 자신을 성찰하면 얻는 게 많다.
두 가지만 예로 들면,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얻는다. 여러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소모된 에너지를 충전하기는 어렵다. 물론 소통하면서 에너지도 얻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대게 에너지가 소진된다. 에너지를 충전하려면 그냥 혼자서 가만히 있는 편이 낫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 자기를 성찰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등산, 낚시, 산책, 요가 등 다양한 방법 가운데 일기를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생각이나 느낌을 적지 않는 일지도 괜찮다. 목표 지향적인 사람은 할 일 목록, 한 일 목록, 하지 않을 일 목록, 하지 않아야 하는데 했던 일 목록 등을 적으며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본다.
일기, 일지, 목록 등을 적을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신문에서 봤던 기사를 베껴 적으면서 세상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해도 좋다. 무언가를 쓰면 생각이 정리된다.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 외에도 책의 한 구절을 베껴 쓰는 것도 의미 있다. 그림을 그려도 좋다. 종이에 무언가를 적으면 어떤 형태로든 자기 머릿속에 생각이 정리된다. 때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종이에 결론을 적혀있을 수도 있다.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종이에 쓰면 생각이 깊어진다. 조용한 곳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무엇이든 종이에 적는다. 그러면 생각이 정리되면서 동시에 에너지가 생긴다.
지도자와 기업가는 일정한 기간 동안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복잡한 관계 속에서 해결하려면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아서 그릇된 결정을 한다. 혼자만의 시간은 기억력과 창의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든다. 때문에 복잡한 관계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다면, 조급하게 정답을 찾지 말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 고독한 시간이 밑거름이 되어 기막힌 해답을 찾게 된다.
여럿이 모여 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기막힌 해답이 분명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