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아름다운 책
정말 아름다워서, 아껴읽는 책.#한정원시와산책
‘우리는 구석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구석의 목소리는 곧 꺼질 불씨처럼 위태로워서, 구석끼리 자꾸 말을 시켜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우월함을 드러내는 연민이 아니라,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있어 바치는 아부가 아니라, 나에게도 있고 타인에게도 있는 외로움의 가능성을 보살피려는 마음이 있어 우리는 작은 원을 그렸다.’
시댁에서 잔뜩 받아온 명절음식, 그간 얼려두고 우리를 기다렸던 음식들까지 차 트렁크에 하나 찰 만큼 음식보따리를 가져왔다. 동네에는 털에 윤기자르르 흐르는 대형견 ‘장금이’를 키우시는 부모님 연배의 어르신이 계신다. 마침, 둘리에 도착해서 짐을 정리하고 있을때 산책다녀가시는 모습이 보여 잽싸게 명절음식에 과일에 떡국떡을 챙겨드렸다. 곁에 있으면 굶어죽진 않겠다며 농을 하시곤 가셨다. 그때 잠깐 마음의 기쁨과 즐거움이 느껴졌다. 우리는 각자의 외로움을 갖고 구석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는 작가의 말에 깊은 울림이 있다. 번듯해 보여도 저 범주에서 벗어나는 존재는 없을 것 같다. 일상에서 작은 원을 계속 그리며 사는 건 결국 나 자신을 보살피는 일일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