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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쏭작가 Jul 25. 2022

통역사도 통역이 무섭다.

아무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나는 여기 혼자다. 

고백하고 싶지 않지만, 통역사도 통역이 무섭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첫 번째 직장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장, 차관 통역을 맡은 나는 통역 일정만 잡히면 나에게 얼마나 며칠이 주어졌나를 셌다. 3일 5일... 일주일 그러면 그동안 퇴근 후 관련 자료를 공부했다.  


한 번은 공부가 부족한 것 같은 마음에 자신감이 바닥이 되어 통역하는 내내 손이 떨렸던 적이 있다. (아마도 나를 본 일부는 젊은 여자가 수전증이 심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연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부처님, 하느님, 조상님,, 온갖 아는 님께 기도를 했었던 적 도 있고, 통역하는 길에 이 버스가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적도 있다. 나의 새내기 통역사 시절은 스트레스와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가장 나를 떨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재미교포, 연예인으로 치면 한국어 잘하는 다이엘 헤니 또는 전 주한 미대 대사 성킴.이다. 미 대사를 통역해 야했을 때 정말, 과장 조금 하면 죽고 싶었다. 한 번의 통역실수로 나의 통역 커리어가 막히는 건 아닌가. 내가 실수했을 때 그 뜻이 아니었다는 핀잔이라도 받을까. 나는 통역 내내 전전긍긍했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전혀 뭐라고 하지 않는다. 매우 젠틀하게 그들은 그들의 역할을 하고 난 나의 역할을 해냈다. 그런데 나는 바보같이 손을 떨고 있었는가? 


바로 내 영어를 한국어를 알아듣고 판단할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우리를 위축시키고 목소리는 기어가게 만든다. 남을 의식하는 것!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통역할 때마다 누구든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로지 여기에는 나와 나의 클라이언트만 있다고 생각하고 하고, 될 대로 돼라..라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다시 강조하면, 의식하지 마라! 너를 보는 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팅에 참석했다고 하자. 한국어로 너는 사람들에게 브리핑을 했고, 그것을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국인이 듣는다.. 그들은 너의 말을 몇 % 알아들었을까? 물론 내가 직접 실험 하진 못했지만 난 50% 이하라고 생각한다. 정말, 실제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꼭 들어야 하는 목적이 없이는 더더군다나 그렇다.


즉! 영어 할 때는 주변 사람들은 영어를 못 듣는다고 생각하라. 모두 다 이해 못 한다.  


마지막 팁! 영어 프레젠테이션에서 떨지 않으려면?  

아무리 그래도 회사에서 영어 프레젠테이션이 너무 떨린다면? 집에서 연습을 해라. 곰돌이 인형과 함께...

곰돌 인형이나, 심지어 아무것도 없다면 용지에 사람 눈코 입을 그리고 벽에 약 10장 정도 붙여라 그러고 나서 그들이 청자라고 생각을 하면서 연습을 해라.(아이컨택도 해라!)  바보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험자로써 정말 효과 있는 방법이다. 앞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시뮬레이션하는 것! 나의 영어 프레젠테이션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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