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해지는 에세이를 읽고 싶은 분들에게.
일본은 간사이 지역에 속하는 오사카와 교토에만 방문해 봤다. 교통이 편리하고 직장인들이 많았던 우메다에 숙소 예약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오사카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식과 디저트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우메다 역 근처에 여행자 및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 아닌, 현지 직장인들이 많이 방문하던 장소들을 방문하여 한국어가 들리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했다.
여행을 마친 뒤 "얼마 뒤에 도쿄도 가야지."라고 했지만 매년 이런저런 일이 생겼고 도쿄 여행은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도쿄를 방문하지 못했다.
올해 추석 연휴에 유독 도쿄에 방문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도쿄의 사진을 보며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
일본 문화를 좋아하면서도 아직도 가본적 없는 도시.
"아. 꼭 가봐야지." 사실 거리도 가깝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곳도 아닌데 계속 미루게 된다. 올해 역시 방문하지 못할 것 같다. "내년에는 꼭 가야지!"라며 중얼거려본다.
연휴 마지막 날. 방문했던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단순한 디자인의 책. <도쿄와 생각>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보는 작가 그리고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었지만 도쿄라는 도시가 반가워 결제했다.
걱정이 많아 계획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을 가게 되면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다. 하지만 여행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조금 받을 때가 있지만 이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경험하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우가 많다.
인생도 마찬가지 않을까? 9월 중순이 지나가는 지금도 내 계획대로 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불안하지만 갤러리의 지난 여행 사진들을 보며 마음을 진정시킬 때도 있다.
"그때도 불안했지만 잘 헤쳐나갔지. 일상도 그렇겠지. 생각해 보면 최악인 날은 없었어. 물론 망신도 당하고 괴로운 시간도 많았지만."
작년 말에 세웠던 내 데드라인이 다가오지만 그때까지는 최대한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 볼 생각이다.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으니까 변화에 대한 부정과 줏대의 강박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말이다.
"변화에 대한 부정과 줏대의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번 도쿄 여행만 해도 그렇다. 충동적인 내가 아니었다면 미림은 도쿄에 갈 결심을 했을까. 계획적인 미림이 아니었다면 나는 무사히 도쿄에 갈 수 있을까. (중략) 나와 반대편에 서 있는 미림이 내 삶의 균형을 잡고 있어서. 종종 내가 삶에 소홀한 날에도. 누군가 한 명에서 한 명을 맡고 있는 미림이 삶을 꽉 잡고 있어서."(p.34)
책을 읽으며 서로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동반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이며 메꿔 주는 관계.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나와 다른 사람과 잘 지내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꼼꼼하고 약간의 강박이 있는 사람보단 여유롭고 느긋하면서도 약간 허술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가 행복했다. 오히려 나와 성향이 같은 사람과 지내다 보면 마찰이 더 심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상대방의 여유로움과 느긋함 그리고 허술함이 내 숨구멍이었던 것이다. 상대방이 부족한 부분은 내가 채우면 되니까 말이다.
추운 겨울. 친한 친구와 온기가 느껴지는 작은 식당에 앉아 편하게 식사를 하며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글이었다.
날씨가 추워지면 조용한 카페 구석에 앉아 홀로 읽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