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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Jan 15. 2019

[소다일기12] 빼앗긴 데이트 시간

2019년 1월 15일(화요일) / 이틀째 초미세먼지(PM2.5)가 심각함      

   

 우리집 쓰레기 분리수거 담당은 나와 딸이다. 내가 종류별로 정리하고 분류하면, 딸은 100여 미터 떨어진 분리수거장에 가져다 버리는 담당이다. 하지만 어린아이 혼자 들기엔 무거운 경우가 많아 주로 내가 함께 따라간다. 분리수거하러 가는 길은 짧게나마 딸과 데이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다.  


 이런 데이트를 방해하는 녀석이 바로 소다다. 얼마 전부터 딸과 함께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러 가는 길에 소다가 졸졸 따라나선다. 물론 내가 혼자 갈 때는 고개들어 쳐다보지도 않는다. 소다는 가는 길에 옆집 앞에 깔린 고운 모래에 응가를 하기도 하고 이곳저곳에 자기의 냄새도 묻히기도 한다. 때론 어딘가를 바라보며 고개를 세우고 “꺄아아오옹~”이라고 단전 깊은 곳에서 나는 날 선 소리를 낸다. 채희는 소다를 따라다니느라 나와 데이트할 시간이 없다. 아빠는 이 짧은 시간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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