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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Oct 20. 2024

20.상견례

집 앞에 차를 정차하고 지영에게 전화를 건다. 지영은 한참 통화음이 울린 뒤 전화를 받는다.

-뭐해?

-집에서 텔레비전 보지, 요 근래 남편 회사가 바쁜가봐 야근이 잦네, 요즘 결혼은 잘 진행되고 있어? 건축가랑 어머니는 결혼할 것 같아?

-아니, 대신 아버지를 찾았어. 

-그렇구나, 그럼 내가 너희 아버지 명의로 건축사무소 만들어 주면 되겠네.

-자격증이 없는데 괜찮아?

-원래 교육도 듣고 자격증도 있어야 하지,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면 그 사람이 아는 공무원이 있거든. 임시로 사업자 등록증 만들고 자격미달로 폐지하면 돼. 명함 나오면 우편으로 송부할 거야. 아버지 문제는 걱정 마, 그리고 나 기쁜 소식 있는데 임신했어. 4주차래

-축하해~

-내가 엄마가 된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 난 반드시 좋은 부모가 될 거야. 자식에게 나와 같은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그래, 우린 절대 그러지 말자.

지영과의 전화 통화가 끝나고 자동차 전면 유리로 비치는 달은 휘영청하게 밝다. 나는 모든 퍼즐을 맞춘 뒤, 전체 그림을 찬찬히 훑어보는 기분으로 앞으로 결혼식의 여정을 살펴본다. 이젠 내게 행복할 일만 남았다.

토요일 아침에 달달한 참기름 냄새가 집안에 진동한다. 어머니는 아침부터 부엌에 서서 요리 삼매경이다. 가스레인지 왼쪽 불 위에 갈비가 익어가고, 다른 쪽에는 잡채를 할 당면을 데친다. 식탁에는 싸다 만 김밥이 널브러져 있고, 싱크대 안에는 손질 하다만 닭이 발가 벗겨진 채 그릇에 담겨 있다.

-오빠가 그냥 식당 빌려서 간단하게 식사하자고 했는데, 하여간 고집이셔.

어머니는 데친 당면 냄비를 싱크대 안에 옮기면서 뜨거운 김에 인상을 찌그리며 말한다.

-사위가 왔으면 씨암탉이라도 잡아야지, 어떻게 남이 만든 음식을 먹게 해

-그래도 아침부터 힘들잖아. 

-괜찮아, 엄마나 도와.

어머니는 냄비에 닭과 각종 한약재를 넣고, 나는 식탁 위에서 김밥을 한 줄씩 말고 있다. 거실 테이블 위로 맛있는 음식이 하나씩 올라간다.

한 시간 후면, 여자들만 살던 집에 낯선 남자 두 명이 온다. 하나는 내 남자친구와 아버지, 어머니를 향한 나의 거짓말이 마음에 걸린다. 

-엄마, 혹시 말이야, 아버지가 재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다면 엄마는 다시 잘해 볼 의향이 있어?

어머니는 맛있는 냄새가 모락모락 나는 갈비찜을 그릇에 담는다.

-글쎄, 삼년은 그립고, 삼년은 원망하고, 삼년은 보고 싶었는데, 지금 되니깐 같은 추억을 공유했던 옛사람 같아. 재혼 소식을 들었을 땐 그 사람하고 다시 만날 수 없어서 힘들었다 긴 보단, 다시 추억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려서 슬펐지, 십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잖아, 이젠 아무렇지 않게 남처럼 지낼 수 있어, 괜찮아. 

평온해 보이는 어머니의 얼굴, 어머니의 콧노래를 들으니 마음속에 응어리진 우울증이 치유된 듯 보인다.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나는 현관문을 열며 밖으로 나간다. 대문 앞에 꽃다발로 얼굴을 숨긴 준호가 서있다. 나는 고장 나서 잠기지 않는 대문을 평소 습관대로 열었으나 문이 열리지 않는다. 나는 의아하게 고쳐진 대문의 자물쇠를 연다. 문이 열리자 준호가 꽃을 등 뒤로 숨긴다.

-네 것 아니야.

-그럼 누구 건데요?

-어머님 것

나는 삐진 척 그에게 입술을 내밀자, 그가 귀엽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그를 안내한다. 그는 신발을 벗자마자 어머니에게 달려가 꽃을 준다.

-어머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 꽃 예쁘다.

어머니가 좋아하시자 준호는 싱글벙글 웃는다. 어머니 등 뒤에서 요란하게 울리는 닭백숙탕 때문에 어머니는 꽃을 식탁에 두고 황급히 가스레인지 불을 끈다. 나는 준호를 거실로 안내한다.

-아직 요리가 다 안됐어, 잠깐 앉아 있어~

-아버님은?

-곧 오실 거야.

나는 둘러대고 부엌으로 향한다. 어머니는 닭 백숙을 커다란 뚝배기에 나누어 담고 계신다.

-이거 거실 테이블에 가져다 놔

나는 쟁반에 그릇을 담으면서 묻는다.

-엄마, 혹시 대문 누가 고쳤어?

-아, 사위 온다고 얘기했더니, 어제 진석씨가 와서 고쳐 줬어. 건축가라 그런지 솜씨가 좋더라~

어머니는 어제의 기억을 상기하며 웃는다. 나는 거실로 쟁반을 가져가는 내내, 어머니의 안정이 단지 아버지의 이별만은 아니었다는 걸 직감한다. 어머니의 마음의 빈 공간에 다른 이가 침입하고 있다. 

거실 테이블 위에 푸짐하게 차려진 한상, 그 앞에 앉은 어머니와 준호는 시계만 본다. 시간은 12시 20분, 아버지가 오지 않으신다. 어머니는 아침부터 음식을 만드느라 배고프신지 군침을 삼키신다.

-오신다고 했는데 내가 전화해볼게~

아버지 번호로 전화하자 집 밖에서 울리는 벨소리가 베란다를 타고 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벨소리가 나는 데로 걸어간다. 아버지가 대문 옆 담벼락에 서서 전화를 받으신다.

-못 갈 거 같아.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내가 대문을 열자 양복을 차려 입은 아버지가 놀라신다.

-안 들어오시고 뭐하세요? 빨리 들어오세요. 음식 식겠어요.

아버지는 나의 말에 대문 안으로 들어오신다. 10년 전 그대로인 그곳을 마치 처음 본 듯하게 둘러보시는 아버지는 현관문 안으로 들어와 테이블 가장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아버님 인사드리겠습니다. 김준호입니다.

아버지는 사위 인사마저 어색한지 같이 고개를 숙이다 말고 나의 눈치를 보고 멈춘다.

-반갑습니다.

-아버님 말 낮추세요. 이제 사위 될 사람인데요.

아버지는 나의 난감한 표정을 읽고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니는 뚝배기에 담긴 닭 한 마리를 준호 앞으로 내민다.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만 테이블 위에 채워지자, 부담을 느꼈는지 준호가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버님, 건축일은 오랫동안 하셨어요?

-예~ 그렇습니다.

아버지의 존댓말에 모두 당황하며 아버지를 쳐다본다. 아버지가 더듬거리며 말을 내려놓는다.

-그랬지.

-지방 생활은 힘들지 않으세요? 

-지방 생활 힘들지~ 

아버지는 말끝을 늘려 긴 여운을 만든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나는 애써 외면한다.

-아버님 낚시 좋아하신다면서요?

깜박했다. 아버지에게 미리 언지를 넣지 않은 탓에 당황한 아버지가 나를 쳐다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응 좋아하지.

-제가 요즘 낚시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데요, 7월에 동해에서 가자미 철이라네요. 언제 시간 되시면 같이 가시죠.

-그럴~세

준호가 한마디씩 질문할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거짓말이 들통 날까 싶어서 노심초사한다.

-그리고 보니 아버님이랑 연주랑 많이 닮았네요.

나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아버지는 나의 얼굴을 본다. 자식이니깐 닮긴 닮았을 테지만 아버지와 닮았다는 얘기에 기분이 좋아해야 하는 건지 망설인다. 둘 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깐 어머니가 옆에서 거든다.

-자식이니깐 닮았겠지, 첫딸은 아버지 닮는다잖아.

수많은 고비를 넘어서, 무사히 식사를 마칠 때쯤 남자친구가 마지막 질문을 한다.

-아버님, 저에 대해 궁금한 거 없으세요?

아버지는 나를 바라본다.

-이 마음 변치 말고, 연주와 행복하게 살면 되네.

나의 행복을 바라는 아버지의 말이 내가 바란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어렸을 때, 나를 위해 노래를 들러주던 아버지, 아버지의 삶의 방식 속에 나와 어머니가 배제 된 적은 없다는 생각,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의 가장의 책임을 지려 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준호는 씩씩하게 대답한다.

-예! 당연하죠. 다음 주에 시간 되시면 상견례를 하고자 하는데 두 분은 어떠세요?

아버지는 여전히 내 눈치를 본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버지가 입을 연다.

-다음주에 보세~

-감사합니다, 

준호의 가정방문이 무사히 막을 내린다.

준호가 떠나고, 아버지는 거실을 둘러보더니 마치 자신의 집이 아닌 것처럼 서둘러 신발을 챙긴다. 어머니는 현관에서 나는 소리를 따라 주방에서 나오더니 아버지를 배웅한다.

-집에 와줘서 고마워.

-연주를 이렇게 예쁘게 키워줘서 내가 더 고맙지. 

10년 만에 만난 전남편과 전아내 사이는 정적이 흐르고, 어머니는 생각난 듯 베란다에서 아버지의 기타를 가져와 아버지에게 건네준다.

-이거 가져가~

-이 기타 어디서 났어? 이거 안산에 두고 왔는데.

나는 에둘러 변명한다.

-핫센이라는 사람이 한국 떠난다고 주고 갔어~

-아, 그 친구, 가져가라더니 기어코 두고 갔구나. 

-이 기타 당신 친구잖아. 가져가.

아버지는 의도적으로 왼손을 숨기고 오른손으로 기타를 든다. 서로를 쳐다보던 둘은 머쓱한지 아버지는 코끝을 스치고 어머니는 머리카락을 만진다. 아버지가 문을 연다.

-나 갈게. 

-다음주에 봐~

아버지는 현관문을 열며 나가시고 어머니 아버지가 떠나가는 모습을 현관문에 서서 바라보신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배웅하던 어머니의 모습, 아버지가 춥다며 집에 들어가라고 하면 어머니는 ‘잠깐만 당신 가는 모습만 볼게요.’라고 말하면서 항상 서계셨다. 그렇게 서로에게 각별했고 애틋했었다. 

상견례 전날, 마스크 팩을 붙인 어머니는 소파에 기대어 텔레비전 연속극을 보고 있다. 어머니는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는지 마스크 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한참을 웃다가 흐트러진 마스크 팩을 정비한다. 나는 어머니 옆에 앉는다.

-아버지가 엄마랑 다시 잘해보고 싶다면 어떻게 할 거야?

-애는 며칠 전부터 아버지타령이야. 막상 얼굴보고는 아버지라고 안 부르면서......,

-그냥, 엄마 마음이 궁금해서.

-이미 다른 여자랑 결혼한 남자가 뭐가 좋아. 잘 사시오~ 하고 돌려보내야지. 너의 아버지가 나랑 잘해 보고 싶다고 쓰잘머리 없는 애기 하니? 

-아니 그게 아니라......,

-지난주까지는 연주아빠랑 사는 그 여자 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너 익산 내려갔을 때, 몰래 따라 갔었어. 택시 타는 너를 뒤쫓았는데 중간에 놓쳤지 뭐야~ 홀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문뜩 든 생각은 잘살고 있는 사람 찾아가는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더라. 그날 네 아빠의 기타를 들고 들어오는 너를 보며 무슨 일인가 싶었어, 아빠랑 사는 여자를 본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너가 요즘 부쩍 내게 신경 쓰는 게, 내가 상처 받았을까봐 걱정하는 거 같아서 하는 말인데, 미련 없어. 남남으로 연락 끊고 산지도 십년이라 추억도 가물거려. 너 결혼하고 나면 기타 동아리 활동하면서 적적하면 진석씨랑 여행 다니기로 했으니깐 내 걱정 말고 결혼해. 결혼식 전까지는 네 아빠랑 부부인척해 줄 테니

-그게 아니라, 엄마.

말을 꺼내려는 찰나 주방에서 물이 넘치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는 서둘러 주방으로 뛰어간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미련의 끈을 끊어버리자, 어머니는 10년 동안 걸음마조차 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삶의 길을 달음박질한다. 내가 바란 모습은 아니어도 조금씩 뒤틀리던 관계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다만, 나는 아버지가 우릴 버린 건지, 우리가 아버지를 버린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여름의 토요일 날씨는 화창하다 못해 무덥다. 지영이가 미리 섭외해준 리스한 고급 외제차가 골목길로 들어선다. 나는 오늘 일일 운전기사 역을 해주실 분과 간단한 대화를 시작으로 아버지를 모시려 다세대 빌라로 간다. 양복을 빼 입은 아버지와 합승한 뒤 호텔로 출발한다.

호텔에 도착하자 고급 외제차를 보고 놀란 호텔 직원이 입구로 나와서 자동차 문을 열어준다. 아버지는 평상시와 다른 환대에 당황했고 어머니는 불안한 듯 내 팔을 잡고 호텔 안으로 걸어간다. 샹들리제가 반짝이고 대리석이 반짝이는 빛을 내는 호텔 로비 엘리베이터 앞, 문이 열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 우리 가족이 엘리베이터 안에 오른다. 아버지는 긴장했는지 연신 넥타이를 만지작거리자, 나는 가방 속에서 향수를 꺼내 아버지 옷에 뿌린다. 침을 삼킨 아버지는 비장한 태도로 상견례 장소인 식당 안으로 입성하신다. 이미 도착한 준호와 부모님은 자리에 앉아 계신다. 우리 가족이 도착하자 준호가 몸을 일으킨다. 준호의 안내에 따라 아버님끼리 손을 내밀며 인사하신 후 명함을 교환하신다.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의 풍채에 위축된 아버지는 약간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신다. 코스 요리의 첫 단계인 샐러드가 자리에 배분된다.

-요즘 건설 현장 어렵죠?

-예 그렇습니다. 일자리도 줄고 임금은 낮아 졌죠.

나는 당황해서 아버지를 보자, 아버님이 웃는다.

-건축사라고 하시더니 같이 일하는 직원부터 생각 하시는 군요. 어디어디 설계해 보셨습니까?

아버지는 한참 생각하더니 말을 내뱉는다.

-집 근처 재건축 아파트 단지와 전라도 영암에 개발단지에 근무했습니다.

그곳은 아버지의 일용직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당황하는 나는 아버지에게 읊조리기엔 거리가 멀다. 

-아~ 규모가 생각 보다 크네요. 단독주택이나 빌라정도 규모라고 생각 했는데요. 대기업 다니실 때 하셨나 보네요.

-예~ 대기업 업체에서 일을 하죠. 아침 일찍 움직이다 보니 운이 잘 맞았던 거 같습니다.

아버지가 아는 범위인 일용직 관련 얘기만 늘어놓자 거짓말이 걸릴까봐 심장이 쫄깃거려서 음식이 안 넘어 간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여사님이 나를 보고 운을 띄운다.

-애야 왜 이리 식사를 못하니~

-속이 조금 안 좋아서요.

남자친구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기에 괜찮다고 입모양으로 답해준다. 사장님이 아버지에게 묻는다.

-연주는 어떤 딸이었나요? 

-제가 세상에서 받은 귀한 보물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아이죠. 늘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고 가족을 살피며 정이 많은 아이입니다. 전 연주를 만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사장님과 여사님이 아버지의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한다. 그 후, 사장님의 취미 생활인 골프를 다음에 같이 가자고 권하자 아버지가 지방에 근무가 많아서 힘들지만 서울에 올라오는 일자가 맞으면 골프를 치겠다며 에둘렀다. 몇 번의 괄약근이 조여지고 풀어지길 반복하다가 순조롭게 상견례의 관문을 통과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길 기다리는 동안 준호가 낚시에 관한 사소한 잡담을 하자, 아버지는 웃으며 대응하신다. 사장님이 아버지와 준호의 관계를 응시하신다.

호텔 로비로 나오자, 직원들의 경호를 받는 사장님 내외분 차량이 입구에 나온다. 사장님과 여사님은 고급 세단을 탄 후 출발하시고, 리스한 외제차가 나오자 아버지와 어머니가 뒷좌석에 타신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집에서 봐~

두 분을 태운 차가 호텔 밖으로 사라지자 준호가 나를 껴안는다.

-이제 우리 진짜 결혼하는 거야.

빙그르르 돌더니 내려 준 뒤, 신이 나서 말을 잇는다.

-아버님이 나를 좋아해 주셔서 진짜 다행이다.

-내가 뭐랬어, 걱정 말랬잖아.

-장인어른 참 좋으신 분 같아. 일에 대한 열정도 있으시고 가족에게도 자상하시고 취미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나도 장인어른처럼 살래.

준호에게 내 아버지처럼 살지 말라고 설명해 줄 수 없는 그 말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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