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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won Kim Jun 18. 2020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방법 (2-6)

내 삶의 목적과 이유

커버 이미지 :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 내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목차

이 글은 미션을 찾는 네 가지 방법과 글쓴이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이번 글은 글쓴이 본인의 이야기이다.   


Introduction : 미션, 삶의 목적을 찾는 방법
1. 좋아하는 일 찾기
2. 일의 목적 발견하기
3. 긍정적 자기 확신 키우기
4. 끊임없이 시도하기
5. 내 삶의 목적과 이유
Conclusion : 미션, 혹은 꿈 : 인간의 유일한 무기





내 삶의 목적과 이유


앞서 미션을 찾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1. Interest : 관심사 개발 - 문제 발견

2. Purpose : 목적의식 - 영향력 목격

3. Hope : 긍정적 사고방식 - 자기 확신

4. Practice : 의식적 연습 - 끊임없는 시도


이번 글에서는 앞선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의 미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직 미완성의 이야기지만, 글쓴이 본인이 어떻게 미션을 찾고 있는지 나눔으로써 미션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혹은 아이들이 미션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은 이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1. 좋아하는 일 찾기


나는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미션의 힘을 경험했다. 당시 나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어느 날, 친한 친구가 자신의 어머니께서 방글라데시의 한 마을을 위한 자선 이벤트를 진행할 거라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영미권 학교에서는 종종 ‘Bake Sale’이라고 부르는 조그마한 자선 이벤트를 하는데, 친구들끼리 컵케이크, 쿠키, 브라우니 등을 만들어 쉬는 시간에 판매한 수입을 기부하는 취지의 행사다. 그렇게 맡게 된 내 첫 번째 임무는 초콜릿 쿠키를 만드는 것이었다. 스페인에서는 방과 후 다닐 학원이 없다 보니 집 부엌에서 이것저것 베이킹을 했었는데, 그 덕분인지 친구들과 함께한 첫 베이크 세일은 대성공이었다. 우리는 첫 행사의 수익금으로 제대로 된 집 없이 겨울을 나야 하는 방글라데시 시골 마을의 가족들에게 따뜻한 옷과 담요를 선물할 수 있었다.


베이크세일이 열리면 카페테리아는 인산인해가 된다. 이 날 모인 수익금은 200유로 (32만원)!


이후 나와 친구들은 두 달에 한 번씩 베이크 세일 행사를 열었고, 점차 참여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행사의 규모와 수익금도 나날이 늘어갔다. 한 번은 수익금으로 방글라데시의 큰 명절을 기념해 마을 사람들에게 소고기를 비롯한 식재료를 나눠줬는데, 친구의 어머니께서 ‘아마 마을 사람들이 태어나서 처음 먹는 소고기일 거야!’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나는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맛있는 음식도, 깨끗한 물도, 따뜻한 집도, 학교도 없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니! 처음으로 지구 반대편의 빈곤을 목격하는 순간, 나는 이에 대해 내가 무언가 해야 할 게 있다고 느꼈다. 재미로 시작한 특별 활동 속에서,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어떻게 마을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친구 어머니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 자선 프로젝트는 점점 커져서 2년 뒤 secondary school 전교생들을 위한 프로젝트가 되었고, 나와 친구는 프로젝트 리더가 되어 20명이 넘는 팀을 이끌게 되었다. 우리는 학교 강당에서 학부모, 선생님,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에 관한 발표를 하고, 쉬는 시간에는 빵을 팔며 팀원을 모으고, 학교 행사날에는 부스를 돌아다니며 모금을 했다. 내가 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프로젝트는 공식적인 NGO가 되었고, 1만 유로(당시 한화 약 1천6백만 원)가 모여 방글라데시 현지에 학교 건축을 시작했다. 쉬는 시간 열심히 빵을 판 돈이 방글라데시의 한 마을을 위한 음식, 우물, 학교가 된 것이다.


우리가 돕던 방글라데시 시골 마을의 아이들. 옷을 받고 기뻐 뛰는 모습.


2. 일의 목적 발견하기


나는 방글라데시 아이들이 보내온 사진과 감사 편지를 통해 내가 한 작은 행동이 이들에게 큰 도움과 기쁨이 되었음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한 일은 그저 서툰 솜씨로 컵케이크와 쿠키를 만들어 1유로, 2유로에 파는 것이었지만, 이 돈들이 모여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굉장히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고등학생 시절의 이런 경험은 나에게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나에게도 다른 사람을 유익하게 할 수 있는 힘과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내가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목격하고, 내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이 경험은 이후 내 삶을 추진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나는 고등학교에서 경제 수업을 정말 재미있게 들었고, 또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경제 시간에 배우는 국제 개발과 경제 정책에 관한 수업이 내가 목격한 방글라데시의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2년이 넘는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기부의 형태로는 개발도상국의 빈곤층에 근본적인 도움을 줄 수 없음을 깨닫고, 지속적인 사업 수익과 고용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에 나는 대학교 전공으로 경제, 경영 복수 과정을 선택해 국가적 경제 정책과 함께 회사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공부했다. 공부가 어렵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내가 하는 공부를 통해 다른 이들을 돕고 싶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대학교에 와서도 나는 사회적 기업 동아리에서 2년 간 활동하며 프로젝트 부회장으로서 페루, 영국, 케냐에서의 프로젝트 운영을 맡았다.



3. 긍정적 자기 확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처음 겪는 종류의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다. 대학교 동아리를 운영하며 리더십의 부족을 뼈저리게 느끼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부진한 성과를 보면서 ‘세상에는 정말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있나 봐’라고 생각하던 순간도 있었다. 나는 한국과 해외에서 인턴으로, 취준생으로 일을 구하면서, 그리고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며 괴로워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내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봤다는 기억은 내가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나에게 다시금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 작은 성공의 경험은 나에게 ‘하면 된다’, ‘열심히 하면 결국 바뀐다’는 확신과 믿음을 줬다. 그리고 결국 모든 건 그 믿음대로 됐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운영하던 3개의 프로젝트는 1년간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1개의 프로젝트는 Ford의 지원을 받아 사업화의 기회를 얻었다. 한국에서는 사회적 기업 박람회에서 만난 두 대표님과 일할 기회가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 나는 대학생활 내내, 학기 중에는 동아리에서, 방학과 휴학 중에는 회사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탄자니아에서 코딩, 창업 교육을 함께 하던 팀원들, 맨 왼쪽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의 멘토님.


나에게는 많은 롤모델이 있다. 나는 일상적으로 롤모델을 찾고, 그들의 이야기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새로운 아이디어, 그리고 배울 점을 발견한다. 내가 사회적 기업과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네이버 메인에서 본 개발도상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한 사업가의 이야기를 통해서다. 박람회에서 만난 두 대표님도 내가 우러러보는 롤모델이자, 나의 멘토님들 이시다. 나는 이 분들을 통해 사업은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냄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이자,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수단임을 배울 수 있었다. 다양한 롤모델을 관찰면서 나는 나 또한 언젠가 전세계 사람들을 위한 사업을 운영하는 날을 그려본다.  




여기까지 정리


이렇게 글쓴이 본인이 미션을 찾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돌아보면 나는 고등학교 특별활동을 통해 관심사를 발견하고, 내 일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목격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내 삶 - 공부와 일 - 의 목적과 목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사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에 변화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은 나에게 더욱 배우고, 경험하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고, 나를 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도록 했다. 나는 경제. 경영 공부와, 대학교 동아리 활동, 그리고 다양한 일을 통해 사업에 대한 흥미를 점점 더 키워갔다. 이 과정에서 나는 작은 성공들을 경험하며 긍정적 자기 확신을 키워나갔고, 다양한 롤모델로부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진로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내가 해외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고 해서, 내 경험이 특별히 예외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에서도 개발도상국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며, 내가 활동하던 대학 창업 동아리는 한국 대학교에서도 운영되는, 국제적인 단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청소년 시절, 특별활동에 꾸준히 참여함으로써 나의 미션을 발견하고, 탐색하고, 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더욱 많은 청소년들이 특별활동을 통해 삶의 미션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릿의 저자 안젤라 더크워쓰도, 하버드 대학 입학처도 청소년들이 특별활동에 2년 이상 참여함으로써 삶에 전환점이 되는 강력한 경험을 한다고 말한다. 어떤 활동이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작은 성공을 만들기까지 집중하는 경험은 청소년들에게 삶의 목표, 이유, 동기를 일찍이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작은 성공을 만들기까지 집중하는 경험은 나이에 상관없이 미션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미션을 찾고 싶다면 지금, 관심이 가는 분야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노력과 시간을 들여 상상을 실현하는 경험을 통해 관심사는 성숙해지고, 어려움은 능숙함이 되어,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4. 끊임없는 노력, 앞으로의 미션


나는 책 그릿을 읽으면서 내 삶의 미션을 구체화할 필요를 느꼈다. 나는 사업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지만,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해 갈팡질팡 하고 있었다. 꿈과 환상은 컸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중단기 목표들이 확실하지 않아 환상은 자주 환상으로만 끝났다. 그러다 보니 안젤라 더크워쓰가 말하는 ‘이것저것 관심 있는 게 많으며, 분명한 커리어 방향성이 없는 20대’가 바로 나의 이야기 같았다.

이렇게 생각하던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멋진 삶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을 시작하라고.


실제로 나는 그릿을 읽기 전에도 교육 사업을 구상하면서 ‘내가 이걸 정말 할 수 있을까?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까?’ 고민하고 있었다. 처음 상상할 때의 설렘과 달리 이것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건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릿을 읽고 난 후, 미션을 찾고 이루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션,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다. 미션은 꾸준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션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끊임없이 시도하고, 배우고, 개선을 거듭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노력을 지속하는 사람이 목표를 이룬다는 것이 그릿을 통해 증명된 성공의 법칙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끝까지 해보기로 마음을 정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지 않기로 했다. 너무 먼 목표보다는 지금 내가 계획한 것을 실행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먼 미래보다 오늘의 실행에 집중하니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사라지고 그 대신 창조의 기쁨이 차오른다. 오늘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니 5년 뒤는 아직 몰라도 내일은, 그리고 다음 주는 무엇을 해야 할지 한 발치 앞이 보이기 시작한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워 흡수하고, 이를 정리해 글로 표현하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어렵지만, 힘겨운 연습 끝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있다. 그리고 이 기쁨은 나를 계속해서 움직인다.  


나는 내가 지금 교육에 갖고 있는 관심을 계속 키워, 교육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되도록 할 것이다. 끈질긴 공부와 노력으로 교육이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이 되도록 할 것이다. 내가 잘하는 것으로 많은 이들을 유익하게 할 수 있도록, 매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할것이다.


나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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