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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뚜루 Oct 27. 2023

혼자를 견디는 법

창의력이 솟구치려면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 라우라 비스뵈크 <내 안의 차별주의자>


혼자를 견디는 법을

이제 좀 알 것 같다. 촘촘하고 빽빽하게 채운 시간들이 헐거워지면 그 틈새로 밀려드는 아쉬움과 불안감 때문에 어떻게든 공백을 메우려 했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이렇게 가만 있어도 되나.

이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흘려보내도 되나.

아까워, 뭐라도 해야지.

성장, 성장.

자기계발, 자기계발.


2021년 7월에 복직한 이후로 2년을 그렇게 살았다. 브런치에 글도 쓰고 자습시간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유튜브도 올리고 강연도 하면서 삶의 구간들을 꽉꽉 채웠던 시간들. 혹자는 그것을 '탐색'이라 불렀다.


지금은 탐색 구간을 지나 '집중'의 구간에 들어서는 중이다. 하나를 확실하게 잘하자는 생각이 점점 짙어진다. 이것저것에 마음을 흩뿌리기보다는 강력한 한방에 마음을 쏟고 싶다. 나에게는 그 한방이 만화 <꽈따와 구갈이>다. 매주 한 편씩,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에 콘티를 짠다. 요즘은 특히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다. 나는 이걸 왜 하고 싶어하는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혼자 있는 시간이 더는 두렵지 않았으면 한다. 고 이어령 선생의 어록 하나를 꺼내자면, 인간은 혼밥을 할 때조차 콘텐츠를 보거나 SNS를 하는 등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가진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를 견디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밤이다.  (이런 생각을 SNS에 풀어놓는 게 좀 아이러니하지만ㅎ) 아래는 비스뵈크의 문장들.


우리가 알아서 카메라를 살 것이고, 아무도 우리를 봐주지 않을까 봐 벌벌 떨게 되리라는 것을 오웰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키스 로웰 젠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말했다. “나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2인용 자전거나 팀 활동에는 쓸모가 없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건축, 수학, 과학, 기술, 시, 문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업적을 쌓은 사람들을 같은 분야에서 그러지 못한 사람들과 비교해보았다. 이 대규모 인성 테스트의 결과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내성적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혼자 있어야 창의력과 생산력이 샘솟는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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