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 주자
힘들게 올라 간 산 위에서 발견하는 건,
발 아래 세상이 아니라,
올라 오는 과정 중에 사라져 간 일상의 찌꺼기다.
구름마저 저리 그늘을 드리우는데,
세상 한 가운데를 헤치며 걸어가는
내 그림자는 얼마나 짙을 지
쓰는 사람의 마음보다,
읽는 사람의 마음으로 가치가 매겨지는 시처럼,
여행도
갔다 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마음 속 버튼이 울리면, 재생되어 나오는
담궈 놓았던 풍경으로 가치가 매겨진다.
그리하여,
집을 떠나는 자, 늘 복이 있도다.
다시 집으로 돌아 오는 자, 더욱 용기 있도다.
#섀넌도어국립공원
#어느늦가을
#늦바람처럼
#자꾸떠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