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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니 Apr 04. 2020

마지막, 회고에 대하여

글을 몰아서 올리다가, 한동안 손도 대지 못했다 (회사가 너무 바쁘다 ...) 앞으로는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혹은 글감이 방대하면 두 번의 토요일에 걸쳐서 글을 하나씩 써야겠다.


인스파이어드 세션을 통해 기준을 가지고 조직을 진단하고, 그 중 몇가지는 해결을 하고, 무엇보다 회고가 쌓이는 구조를 기대했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회고인 것 같다.


회고는 조직 변화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침 사내 전직원이 모이는 bi-weekly행사에서 회고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 이유는 개개인에 회고의 중요성을 리마인드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경영진에 앞으로 의사결정을 지속 회고함으로써 조직적 의사결정 실력을 키워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글은 발표자료와 대본을 가지고 날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5분 정도의 간단한 내용이었다. (회사를 알 수 있는 사람 이름, 사업 내용은 부득이하게 블럭처리 했음)


p1.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할 주제는 회고에 대한 내용인데, 사실 많은 분들이 관심있는 주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제 불건전한 생각이 아닌 권위있는 분들의 말로 채웠으니, 5분정도 사용하는 것이 아깝지 않게 회고의 중요성에 대해 리마인드 드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p2.

회사다니면서 “이 회사는 내 성장에 전혀 관심이 없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스타트업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대기업이면 사수도 붙여주고, 3개월 연수도 시켜주고 할텐데 여기는 조직도 자주 바뀌고 외부 환경도 자주 바뀌고 바로 성과를 내야하고 .. 맘 놓고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이런 환경에서도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신 분께는 회고가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여기 써있는 말은 제가 한 것은 아니고, 피터 드러커라는 세계적인 CEO들이 존경하는 경영학의 구루가 하신 말씀입니다. 강력하게 ‘유일한 성장 방법은 회고’라고 하시는데, 실제로 이 분은 초등학교 때 부터 회고를 하셨다고 합니다.






p3.

회고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잘한 것, 잘못한 것, 그래서 앞으로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는 것인데, 사실 하는게 어렵지 이것만 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간단한 몇 가지만 더 챙기면 훨씬 효과적인 회고를 할 수 있어서 오늘 3가지 팁을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p4.

아까 나오셨던 피터 드러커 선생님은 항상 회고는 ‘의도했던 것과 결과의 차이를 측정해서, 그 갭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회고 전에는 ‘우리가 의도했던게 무엇이었나’를 상기하면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p5.

예를 몇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이유없이 회고하지는 않고 보통 분기, 릴리즈, 스프린트 등 뭔가 끝나고 회고를 합니다. 그렇다면 먼저 다 같이 그 기간에 우리가 의도했던 것과 결과를 보고 시작해야합니다. 화면에 있는 스프린트 예시를 가지고 보면, 먼저 해당 스프린트에 추정했던 일감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같이 확인합니다. 그 뒤에 회고하면 자연스레 초점은 발생한 갭에 대한 원인 분석으로 모아집니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으면, 훈훈하긴 하나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다소 산만한 회고가 될 수 있습니다.


p6.

다른 예시인데, 저희 PM 그룹이 만든 PM의 역할과 책임에 관한 체크리스트 입니다. 회사에 PM직무가 생긴지 1년이 안되어서 작년에 저희가 ‘인스파이어드’라는 책을 읽으며 머리를 맞대고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저희는 매 월 이 체크리스트, 즉 저희가 의도한 PM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이대로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기준이 없다면 사람마다 잘하는 피엠의 기준이 달라 명확히 갭을 측정할 수 없습니다.






p7.

마지막으로 사실 경영진도 의사결정에 대해 회고하실 수 있습니다. 대표님이 가끔 발령 메일을 보내시는데, 맨 위 상단에는 항상 ‘목적, 문제의식’이 써있습니다. 이게 바로 의사결정의 의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의도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고 다음 개편 전에 정말 잘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 생각같지 않았던 것은 무엇인가 같이 회고해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은 당연히 성공하기도하고 실패하기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 것을 회고하고 누적하면 ‘조직적 의사결정 실력’이 쌓인다는 것입니다. 제가 굳이 ‘조직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반대로 이것을 하지 않으면 회사는 영원히 ‘그 때 당시에 재직 중인 가장 뛰어난 직원의 의사결정 수준’에 머물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직원은 언젠가 이직할텐데, 그렇다면 그 회사는 몇 년이 지나도 비슷한 수준의 결정밖에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조직적 의사결정을 굉장히 잘하는 회사가 ‘브릿지워터’라는 미국의 헤지펀드 회사이고 CEO이신 레이달리오라는 분이 쓰신 ‘원칙’이라는 책이 좋아서 추천하려고 넣어두었습니다.


p8.

나머지 2개의 팁은 아주 짧습니다. 당연히 기록하고, 꾸준히 회고하면 더 좋습니다.






p9.

왜냐면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 시간이 지난 후 들춰보는 것이 좋고, 팀이라면 더더욱 회고의 기록을 쌓아두면 일감 추정 - 협업 방식 맞추는 과정이 눈에 보여 ‘합이 맞는 느낌’을 느끼며 재미있게 일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새로 들어오신 분도 녹아들기가 편하구요.


p10.

여기까지 들으신 분 중에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 팁은 ‘나는, 우리 조직은 이미 굉장히 잘하는데 굳이 회고해야하나?’에 관한 것입니다.






p11.

나는 더 성장하면 곧 스티브 잡스가 될 것 같은데 ... 내가 회고 해야하나? 저는 안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재능만으로 훌륭하게 일하시는 분들이 많고, 부럽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다만, 모두가 착각하기 쉬운 것은 회고가 ‘잘못한 것을 끄집어내는’ 기능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회고는 ‘잘한 것’을 남기고, 조직에 복제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하신 분은 자랑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회고해주시면 동료와 조직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p12.

한 편, 잘하고 계시다면 ‘의도한 것에 맞게’ 잘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합니다. 아까 등장하셨던 피터 드러커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잘못된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 만큼 쓸모없는 것도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쓸모없다라고 하면 너무 가슴아프긴 한데, 우리는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이니까 50억 매출을 만들기 위해 제품 A를 만든다면 성과를 내야지 제품 A만 잘 만드는 것은 전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잘 세우는 OKR에도 ‘제품 런칭’을 key result로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제품 런칭을 통해 00%달성’과 같이 측정될 수 있는 성과가 목표가 되어야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의도한 것에 맞게’ 잘 하고 있는지는 한 번 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p13.

벌써 끝입니다. 요약하자면 회고는 무조건 하시면 좋고, 의도를 가지고 꾸준히 하시면 더 좋습니다. 잘하시고 뛰어나신 분이 해주시면 감사할 일입니다. 제가 권위자가 아니라 질의 응답을 할 수는 없고 더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개인을 위해서는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조직을 위해서는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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